色, 樂, 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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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를 가이드겸 쿡인 '펨바'가 만들고 있는 중에 따듯하고 약간은 더운 햇살을 받으며 휴식을 취한다.
곧 음식이 다 되었다는 소리를 듣는다.


이쪽의 전통음식이라고 하는데..... 약간은 틀리다.
일단 쌀이 틀리다. 한국 쌀로 밥을 했기 때문에 우리입맛에 맞다.
감자는 이쪽지방의 감자다.


약간의 국물과 같이 버무리고 비벼서 먹는데....
배가 고픈 탓도 있지만.... 나한테는 맛이 있어서 아래의 식사를 두접시나 비웠다.
난 맛있던데.... 다른 형님은 입맛에 맞지 않으신 듯..... 식사를 하지 않으신다.


식사를 하고 잠시 쉬는 도중 이야기를 나눈다.
이제부터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 가량 평지의 길을 쭈욱 가기만 하면 비레탄티 및 나야풀이 나온다.
한두시간만 걸으면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킹이 끝나게 되는 것이다.
여러 사람들의 얼굴에 아쉬움과 안도감이 동시에 펼쳐진다.
하기사... 오늘 지누단디에서 내려오는 내내 그러한 감정밖에 없다.
피곤하기 때문에 얼른 이 산행을 끝내고 호텔에서 푸욱 쉬고 싶기도 하고...
피곤하지만 오늘 저녁 어느 롯지에서 또 밤을 보내고 새벽에 설산을 보고 싶기도 하고....
모두의 마음이 동일하다.
드디어 마지막 트레킹을 하기 전....
한 형님이 가이드형님에게 물어본다.
그냥 가기만 하면 되냐고... 또 쉬는데 없냐고.... 그러면 한번 빨리 걸어도 되냐고...
이 형님은 백두대간을 하신 분이기 때문에.... 제대로 속도를 낼 것 같다.
단단히 준비하신 형님을 뒤로 하고 나 먼저 출발했지만...
아차차..
순식간에 형님은 금방 성큼성큼 앞서나가신다.
스틱 두개로 한발한발 가는 걸음에 나는 뛰어가야 할 것 같다.
마지막 코스라.... 나 역시 한번 제대로 걸어볼까.... 생각하고 형님 뒤를 급하게 뒤따른다.
그러나.... 그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고....
그 형님 뒤를 서너분의 다른 형님들이 줄줄이 뒤따르신다.
그 거리는 처음엔 10여미터였지만 20여분을 지나보니.... 100미터로 벌어진다.
평지의 거리를 스틱을 가지고 걸어가시니... 대단하다.
나는 물론 지팡이 하나로 그들을 헥헥 대면서 뒤따라간다.
참고로.... 다리 길이가 남자중에서는 내가 가장 짧으니.. 더욱 힘든 것은 당연....


물론 중간에 사진도 찍어주고.....


그렇게... 몇십분을 달렸을까???
형님들의 걸음이 나야풀에서 비레탄티로 넘어가는 다리에 가까워지자 느려진다.
저 다리는 둘째날.... 트레킹을 시작하던 첫날 건넜던 다리다.
왠지 반갑다.


잠시 숨을 고르다가 또다시 요이~~~ 땅~!!


다리를 건너 나야풀의 동네를 지나치면서 계곡이 아닌 강을 따라간다.
뒤돌아본 저곳이 비레탄이...



그리도 드디어 나야풀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렸던 곳...
다시 버스를 타야 하는 곳...
나야풀에 도착하여 흠뻑 흘린 땀을 씻는다.
흐르는 물에 머리를 시원하게 적시고....
맥주 한잔 하면서 나머지 일행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포터들도 속속 도착하여 짐을 정리하고 버스에서 출발준비를 한다.
가이드 형님은 포터 일행들에게 임금을 지불하고....
저들에게도 이 순간이 얼마나 기쁜 순간일까....
열흘 내내 짐을 들고 다니던 이들에게도..... 가장 기쁜 순간일 것이다.
이제 그들도 집으로 갈 수 있고.... 집에 돌아가서 가족들과 만날 수 있다.
저들이 번 열흘동안의 임금은.... 우리에 비해서는 턱도 없이 싸지만...
그들에게는 충분히 비싼 임금이다.
이렇게.... 저들의 노동력을 착취한다고 생각하니 약간은 미안하고 착잡한 마음도 든다.
그러나... 이것이 저들의 행복이고.... 이것이 우리의 행복이다.
그 기준은 틀리지만 지향하는 바는 같다....





그들과.... 마지막으로 사진 한장을 남기면서.....
이 여행의 끝을 정리한다.
다들 안녕......




저 산 옆을 넘어간 것이 열흘 전인데....
이젠 저 산을 뒤로 남겨두고.... 길을 떠난다.





버스를 타고 포카라까지 나와서 저녁을 먹는다.
저녁식사를 하기 위한... 뚝배기집.... 한국인 식당....



삼겹살과 소주로.... 마지막을 정리하며 서로 수고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이날은 나에게는 조금 가슴아픈.... 일이 일어난 날....
가슴아픈 저녁이었다....
no comment....


그리고 호텔로 돌아와.... 짐을 기다리고.... 숙소를 배정받는다.



기분도 우울한 상태에서 술도 많이 마셔서.... 정신이 헤롱헤롱....
어떻게 호텔의 길을 따라 숙소까지 들어갔는지도 가물가물하다.
미로같은 길을 따라 룸메이트 형님과 비틀비틀 걸어간다.



이젠 샤워하고 잠자는 것만 남았는데....
형님이 샤워하는 도중.... TV를 잠시 보면서 침대에 앉았다....
그리고 형님이 나오시기만 하면 되는데....
되는데....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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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울~~~~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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