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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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에 기상나팔...
아니.... 쿡들이 방문을 두드리며 깨운다.
아침이다.
어젯 밤... 내가 묵은 롯지 방은.... 바로 식당 바로 옆....
그런데 현지 포터나 가이드들이 그 식당에서 잔다.
어젯 밤 11시까지 그네들이 떠들고 간 터에 정신이 없었고....
어떤 팀이 새벽 세시쯤 시끌벅적하게 ABC로 올라가는 소리에도 잠을 설쳤다.
그러나 그것 빼고는 추운 침낭 안에서 그나마 푸욱 잔 듯 아침에 일어나서도 정신은 말짱하다.
아마도 어젯밤에는 술을 덜 마셔서 그런거겠지....
물론.... 아침을 맞는 양떼들의 방울소리도 꽤 반갑다.
밀크티 한잔을 받고 마당으로 나와 전날 볼 수 없었던 마차푸차레의 모습을 구경한다.


아침에 보는 마차푸차레의 모습에 일행들 모두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최대한 당겨서 바라본 마차푸차레의 모습...
Fish Tail의 뜻 처럼 마차푸차레는 두개의 꼬리를 가지고 있는데 지금 보이는 것은 낮은 쪽의 꼬리이다.
저 건너편에 좀 더 높은 곳의 꼬리가 있을 터....
사진을 찍을 땐..... 경사면을 따라 바람에 날아오르는 눈보라를 찍으려 했으나...
찍고 나니 마차푸차레의 눈(Eye)이 무섭게 째려보고 있다.
저정도인줄은 몰랐다.
그래서 영산인가?


시간이 지날 수록... 슬슬 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아침이 되니 양떼들도 기지개를 펴면서 일어나 두리번두리번 거린다.



즐거운 아침식사 후... 항상 즐기는 누룽지....


아침 식사 후 다시한번 마차푸차레를 바라보니....
신기한 모습이 보인다.
떠오르는 태양때문인지.... 반사된 햇빛 때문인지....
산 능선의 그림자가 그대로 구름에 비치고 있다.
아름다운 광경이다.


오늘의 일정은 아침 식사 후 오전에 꿈같은 휴식을 취하고 오후에 ABC로 출발하는 것이다.
그래서 식사 후 다시 롯지로 들어가 한시간쯤 다시 잠을 청한다.
그리고 일어나 고양이 세수를 하고 양치도 하고 짐을 싸고 대충 출발준비를 완료한다.
지금 오전 11시인데 12시쯤 점심을 먹고 출발한단다.
그럴 예정이니 한동안은 달콤한 오전 휴식을 즐겨야 한다.
날을 춥지만 구름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에 나름대로 달콤한 휴식을 즐기고 있는 일행들.....


나 역시 달콤한 휴식이 필요하다.


으휴휴.... 볼살이 쭉 빠졌다.


오후에는 저 언덕을 넘어 계속 가야 ABC에 도착할 터....
구름때문에 그 너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올라온 쪽의 계곡인데....
저 사이를 건너왔다니.... 다시금 전율이 흐른다.


전날 올라갔던 능선 및 절벽의 끄트머리로 다시한번 올라가본다.
여전히.... 아찔한 절벽과 협곡의 모습을 바라본다.
발 잘못 디디면.,... 뼈도 못추릴 듯.......




그리고 점심식사 시간.....
식사는 남은 김치로 쿡이 김치만두국을 해왔다....
진짜 음식 잘한다.


푼힐 전망대에서 만났던 텐진(오스트레일리아 여인)과 여기서도 만나서...
서로 인연이 있는 터라 식사 후 같이 기념촬영을 한다.
우리 일행들도.... 텐진도 서로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
이런 인연이 또 어디 있으랴.......
계획했던 것도 아닌데.... 거의 며칠동안 같은 코스로 같은 곳에서 같이 지내다니.....


꿈같은 휴식을 취하는 시간동안.....
형님과 누님들이 서로 이곳에서 살려면 살수 있을거라 하신다.
하지만 나는 어떤가....
항상 일상의 탈출을 염두에 두고는 있지마 이렇게 자연이 되어 살아갈 수 있겠는가?
한국, 서울이란 곳에 그런 인연의 실타래를 만들어 두고 다 포기할 수 있겠는가?
여기는 천국이 아니다.
이곳의 사람들 역시 삶을 살아간다.
삶이 언제나 풍요롭고 즐겁고 행복할 수 있으랴.
그것이 몸이던 마음이던....
어찌보면 삶은 고통의 연속일 터.....
허나 이곳 사람들은 그것이 고통인지 아닌지를 상관하지 않는 듯 하다.
우리의 시선에서, 도시와 권력과 돈과 온갖 욕심에 길들여진 우리로서는 그들의 삶이 비참하다 할 수 있겠지....
그것이 싫다만 나 역시 세속에 찌들지 않았는가....
그래서 인간은 참으로 희한한 동물이 아닐 수 없다.
현재로부터 벗어나려 애를 쓰면서도 현재에 남겨진 혹은 남겨야 할 어떤 것을 계속 채우려 하니....
그것이 물건이던 사람이던... 무엇이든.....
결국은 하나일 것이다.
"樂"
이곳 사람들에게도 우리들에게도 필요한 것은 고통의 삶, 고통의 인생을 즐겨야 할 권리가 있지 않은가....
고통을 잊는 것도, 극복하는 것도 즐기는 것... .즐거워야만 하는 것...
어찌보면 슬프겠지만 그렇게라도 즐겨야 하겠지...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라 하지 않던가.....)
하지만 자신들의 삶을 기준으로 하여 남들의 삶을 함부로 판단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의 일들이 그 무엇 하나로 통일된다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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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째 저녁을 분기좀으로 모임 내의 무언가가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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