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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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탄티에서 타다파니까지 가는 길은 꽤 재미나면서도 즐겁다.
일단 가볍게 개울을 건넌 뒤 자욱한 안개길 사이로 터벅터벅 걷는다.


그러다 보면 가파른 산능성이 사이에 난 자그마한 오솔길을 걷는다.
이 길은 참 재밌는게.... 왼쪽은 가파른 산비탈인데.... 오른쪽은 깎아지른 절벽이다.


절벽능선을 따라가다 가파른 계곡 까지 쭈욱 내려간 후 다시한번 쭈욱 가파르게 올라온다.
내려가는 길은 가파른 만큼 축축한 길에서 미끄러움을 조심하여 내려가야 한다.
올라가는 길은 가파른 만큼 좁고도 위험한 계단을 꾸역꾸역 올라가야 한다.
지나가는 다른 트레커들에게 '나마스떼'라고 인사하면서 서로 지나쳐가는데....
오르막길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내려온다.
그 중 서너살 되어보이는 유럽쪽(독일어인가를 썼던 걸로 기억) 아이가 포터의 짐에 실려 내려온다.
대단하다.




그렇게 가파른 길을 올라오고 잠시 쉰 다음 10여분을 더 가니 드디어 타다파니가 나온다.
타다파니 도착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세시.
한시간 반만에 반탄티에서 타다파니까지 올라온 것이다.
타다파니의 고도는 2,721미터.


푼힐 아래에 있는 고레파니와는 다르게 굉장히 작으면서도 조용한 마을이다.
대부분의 안나푸르나 남벽 트레킹(ABC 트레킹) 코스에서는
비레탄티에서 샤울리, 간드룽, 촘롬을 거쳐 올라가기 때문에 이곳을 거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까....


여기서 약간의 문제가 발생한다.
마을도 작아서 얼마 되지 않는 롯지들이 거의 아슬아슬하게 다 찼던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가 쉴 롯지는 있었지만 다른 '푼힐전망대 - 8박 9일 팀'은 숙소를 잡지 못하여
다른 곳으로 갔단다.
미안하지만.... 우리로서는 다행이지....
왔음을 기념하며 한 컷.


일행 중 한 형님의 취미는 이런 해외 여행 도중 다양한 코끼리 관련 물건 사기...
이건 형님이 사신 코끼리들....


Super View Top 이라고 되어 있다.
알고 보니 이곳 안나푸르나 남쪽에서는 5개의 유명한 뷰 포인트가 있는데
이날 새벽에 올랐던 푼힐도 그렇지만 이곳도 좋은 전망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오늘 밤이나.... 내일 아침을 기대해 봐야지....


바로 눈앞에 마차푸차레가 있다고 하지만 구름이 많이 끼어 볼 수 가 없다.
저렇게 파랗던 하늘도 금새 구름에 가려버린다.


쌀쌀한 날씨 속에 그저 저녁식사까지 기다림은 잠시.
춥기도 했고.... 쉬는 것도 그래서 라면국물과 양주와 소주와 간단한 안주들을 준비하여
네시부터 일행들 파티를 시작한다.
게다가 오늘은 추석 당일.
그렇게 이국에서의 추석을 맛보는 사람들...
이 전에는 술한잔도 드시지 않았던 형님들이나 누님들도 같이 술을 한잔씩 하시고....






우리를 도와준 쿡이면서 셀파였던 '펨바'도 같이 술 한잔 하면서 그들의 노래를 들려준다.
렉삼 삐리리~~ 렉삼 삐리리~~~~
우리나라의 '아리랑'같은 이곳 민요....






더이상 술을 드시지 않는 형님과 다른 분들은 기념품을 사시기도 하고....


장사수완 좋은 한 가게 주인에게 50불의 물건을 20불로 깎아서 사기도 하고.....


게다가 저녁은 전날 잡은 돼지로 수육을 만들어서 소주랑 같이 한잔씩 한다.


추워지기도 하고 시끄럽기도 해서 자리를 옮겨 파티는 계속된다.

그리고 이제 밤이 되고....
8시~9시가 되니 어느정도 자리도 파해지고....
나는 예전 너무 마셨던 술때문에 필름을 잃어버린 기억으로 인하여 중간에 살짝 빠져나와 바람을 쐰다.
구름 사이로 달빛이 은은하게 내리쬐다가....


어느 순간에는 구름이 걷히고 한밤중의 훤한 달빛을 맡게 된다.




한쪽에서 다시금 구름이 피어오르더니 무언가 번쩍인다.
마른번개다.
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는 마른 번개가 하늘에 두어번 짜릿한 선율을 남기고....


잠깐 드러난 달의 모습을 다시한번 담아본다.
한국은 보름달일텐데.... 이곳도... 지금은 보름달이겠지.....




대충 정리하는 파티장의 불빛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그러나 저곳이 꺼지면 오늘의 모든 일과도 끝나는 것이고....
내일의 일정을 위하여 또다시 롯지의 침대에 침낭을 끼고 잠을 자야겠지....


아홉시 반, 열시가 되어서야 드디어 잠자리에 든다.
롯지의 시설이나 상태는 그리 좋진 않지만....
그리고 다소 춥긴 하지만.... 그래도 푸욱 잘 수 있기를.....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