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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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를 막 내려가기 전에 벽돌로 쌓아올린 집터 비슷한 곳이 나온다.
집은 아닌 듯 한데.... 무언가를 피하기 위한 것인가?
모르겠다.


저 모습을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본격적으로 베이스캠프를 떠난다.


한 베이스캠프의 빨래줄에 널려있는 빨래들...
모르겠다.... 언젠가는 저러한 삶을 살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앞으로 그럴 기회가 있을까?


이제 베이스캠프가 보이지 않는 곳까지 와서 잠시 쉰다.
날씨가 좋다.
이런 날이 계속 되리라 생각치는 않지만.... 그래도 이순간....
바람을 피해 계곡 시작점에 따뜻한 햇살을 받고 있는 이 순간.... 그냥 누워 자고싶어진다.


저 머얼리 산꼭대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
저 위에 아침에 보았던 히운출리의 꼭대기가 있겠지....
거기도 서서히구름이 끼기 시작한다.


모두들 아쉬워하는 마음을 뒤로 하고 다시 내리막길로 발걸음을 돌린다.
이곳을 올라올 때는... 쌀쌀한 늦가을 날씨였는데...
지금은 날이 좋아서 그런지 초봄의 날씨처럼 느껴진다.


거대한 협곡사이로 환한 햇살 아래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구름이 더욱 아름답다.


또 한없이 내려가야겠지...




내려오다 만난 바위...라기 보담 길 위의 돌....
조금만 더 했으면... 완벽한 S자가 되었을 텐데... ㅎ


내려온 길을 뒤돌아보니... 이젠 하얀 설산은 구름 사이에서 잠깐 얼굴을 드러낼 뿐....
아쉽지만.... 아쉽지만....




갑자기 협곡 아래쪽에서 짙은 구름이 몰려온다.
또다시 날씨는 쌀쌀해지고 하늘은 잠시 어두워진다.
바람도 거세게 불기 시작하고....


그런 구름은 짙어졌다 옅어졌다를 반복한다.
올라올 때랑 비슷한 날씨.....
이러다 저녁 늦게 비가 올 수 있겠는데....


거대한 협곡을 지나 원래 점심식사 목적지인 히말라야까지 가질 못하고 데우랄리에 도착한다.
그리고.... 간단한 점심식사를 하고....


식사 후 온통 주변이 안개인지 구름인지 모를 운무속에 쌓인 롯지에서 잠시 커피를 마시며 휴식...


막내누님의 백화점 선글라스를 써보기도 하고....
역시 내 썬글라스가 더 나아보이지만....


점점 짙어지는 운무를 향해.... 또다시 하산을 시작한다.
우리의 목적지는 히말라야 롯지 - 도반을 지나 밤부까지다.


운무 속을 걷는 느낌은 또다른 색다름을 가져다준다.


빨리 걷지 않으면... 앞사람도 구분을 못하겠다...


점심식사 후 내려오길 한시간 반쯤....
히말라야 롯지에서 다들 휴식을 취한다.


매번... 휴식시간마다 롯지에서 즐기는 맥주한잔의 여유~!!!


그러나.... 그 여유는 이내 쏟아지기 시작한 폭우로 금새 긴장감이 돌기 시작한다.
처음엔 그냥 한두방울 떨어지는 빗방울이니 싶다가... 가랑비로 바뀌더니....
금새 폭우로 돌변한다.
여기서 밤부까지는 두시간 가량의 거리...
본격적으로 우중산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곳에서의 우중산행은 좀 위험하다.
고산이어서 체온을 빼앗길 위험이 있고(다행히 우리는 하산중이다만....)
남은 일정동안... 젖은 신발로 산을 타다간 또 위험할 수도 있고....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다른 일행과는 틀리게... 나는 제대로 된 방수복이 없었거니와.. 하필.. 우비도 카고백에 넣어
포터들이 들고 가고 있다....
어쩌랴.... 다행인것은... 그나마.... 스패츠를 가져왔다는 것....
위아래 젖은 옷이야 갈아입을 것이 있으니... 일단은 신발이 가장 중요하다.
게다가 난 등산화도 하나밖에 가져오질 않았으니....
스패츠를 꺼내어 신고 신발을 비에 보호한다.
이정도면 두시간은 버틸 수 있을 터....
출발하자.... 얍~!!!
빗속에서 카메라를 꺼내기도 힘들어.... 사오십분을 내려와 도반에 도착한다.
오를 때 하루를 묵었던 곳....
이곳에서 잠시 쉬면서 사람들이 뒤따라 내려오길 기다린다.


비가 오니 먼저 가는 사람 늦게 가는 사람 그렇게 일행들의 행렬이 무너진다.
그래도 난 좀 앞에 가는 사람 편.....
다섯번째인가로 목적지인 밤부에 도착하니 슬슬 빗줄기가 가늘어진다.
두시간동안 내린 빗줄기가 가늘어지나... 온 몸은 아직 물기에 젖어있다.
카고백이 오는 동안 젖은 옷을 벗고 쌀쌀한 공기 기운에 몸을 내놓는다.
미친 짓이지...
그러나 무사히... 사람들도 도착하고....
롯지에서 방도 마련하고...
씻고.... 몸을 녹이고.... 저녁식사를 한다.
제대로 된 저녁식사를 하기 전에 배고픈 사람들이 잠시 먹을 것을 시킨다.
그러다 달밧이라는 이쪽 전통 음식을 시켜본다.
뭐 다양하다만 쌀 자체가 이쪽 쌀이고.... 향신료같은게 있어서 몇몇 사람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다.


하지만.... 은근히 맛있기도 하다...'
역시.... 체질인가??


저녁식사를 하면서 이번 트레킹을 나섰던 우리 일행들의 모임이 다시 시작된다.
2~3일동안 참았던 술도 다시 마시고... 그러다보니 분위기도 다시 좋아진다.
이참에 이번 여행의 일행들을 모아모아 '순다리'라는 모임을 결성하고....
난 막내이자 총무가 된다.
한 형님이 웃으면서 말씀한다...
"와이프가 어디 가서 모임 만들지 말라고 했는데..... "
푸하핫....
아침일찍 개인적으로 고생해서 산을 탄 터라.... 피곤해서 들어가 자는 동안
다른 분들은 오랜만에 마신 술기운으로 밤 늦게까지 즐기신다.
게다가 이번 롯지에서는 남미, 유럽, 아시아, 이쪽 현지인까지 같이 어울려 노래부르며
놀았다고 하니.. 여간 부러운게 아니다.
하지만 피곤이 우선이라.... 잠도 순식간에 들고....
오랜만에 좀 편한게 잠을 청할 수 있었다.
9일차의 여행도 끝나가고... 앞으로 4일 남았다.... 돌아가기전까지는....
돌아가고 싶은가? 돌아가고 싶지 않은가....
밤새도록.. 꿈속에서 고민해야 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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