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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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롱에서 시누아까지 가는 길은 일단 계곡을 향해 쭈욱 한참을 내려갔다가 다시 쭈욱 올라가서 능선을 따라 가는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나중에 여기를 다시 지나면서 일행중 한명이 계단을 세어봤단다.
2146개인지 2145개인지.....
그 돌계단을 한참을 내려가야 하는 것이다.


계곡을 거의 다 왔을 무렵 한 어르신을 만나게 된다.
벌써 5개월째 홀로 포터겸 가이드 한명과 같이 여행을 하고 계시는 분이다.
먼저 간 일행이 계곡 건너편 언덕 위에서 기다리고 있는 동안
몇몇 일행은 이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분이신데, 국내 일간지에 여행칼럼을 쓰고 계신다는데 성함은 끝내 말씀하지 않으신다.
여행을 꽤 많이 하신 터라 한 일행의 '추천 여행 코스'에 답을 해주신다.
첫째, 킬리만자로. 이곳은 거의 사라져 가는 마사이족, 눈, 오지의 모습을 곧 볼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가보는 게 좋을 것이라 한다.
둘째,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말고도 히말라야 - 인도 - 네팔을 거친 여행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사막같은 곳에서 낙석이 떨어지는 곳을 아슬아슬하게 걷는 것도 좋다고 하신다.
마지막으로 남미를 말씀하신다. 잉카 문명쪽.
이야기가 너무 길어져 기다리는 일행에게 가면서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에피소드 하나.
이 어르신의 옆에 포터겸 가이드인 네팔인이 있었다.
내 일행들이 어르신과 이야기 나누는 도중 나는 그저 옆에서 고개만 끄덕이며 있었는데...
이 네팔인이 나에게
^&^#%$$!#???"
라고 한다.
이런.... 네팔어를 모르는데.,... 차라리 영어로 하지..... 라고 하니깐.....
나보고 네팔사람 아니냐고 한다.
"No~!!! I'm Korean~~"
이라고 하자.... 그 가이드... 허탈한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내가 그렇게 현지인처럼 보이냐????
아직 시누아까지 더 가야 하지만 계곡을 따라 올라왔기 때문에 잠시 쉬면서 우리가 머물렀던 촘롱을 바라본다.
이렇게 가깝게 보이는데 저기서 여기까지 오는데 한시간 반이 넘게 걸리다니....
계곡에서 가파른 길을 올라오는데 동네 아이들인지 누군지 교복을 입고 떼거지로 우르르 뛰어내려온다.
학교 가나보다.


능선을 따라 다시 걷기 시작한다.
우리가 가는 곳의 하늘은 벌써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시누아에 도착한다.
해발 2,340미터...


언제부터인지.... 쉬는 곳에서는 항상 맥주가 나온다.
형님들도 대단하시지.....
그렇다고 거절할 나도 아니지.....
은근히 다행인게.....
전날 밤 그렇게 하고 잤더니.... 아침에 일어나니 다행히도 감기기운은 날아가버렸고....
대신.... 배탈기운은 아직도 있다.....


식사가 준비되는 가운데.... 경치를 구경한다.
긴 폭포가 멋있다.


점심은 라면.... 물론 나중엔 밥을 말아먹기도 하고....


이쪽 롯지의 아이가 이뻐서 서로 껴안아보기도 한다.


그렇게 중식 후.... 시누아를 거쳐 다시 트레킹을 시작한다.


쿨디가할을 가는 도중 아까와는 틀린 또다른 울창한 밀림이 나온다.





밀림을 벗어나오니 높고 가파른 산비탈길을 지나게 되는데.....
이제는 숲이 아니라 바위를 따라 흘러내리는 물줄기도 보인다.


저 가파른 비탈길을 보라...
오른쪽 아래쪽에 길이 살짝 나있다.
그리고 저 경사면을 따라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것도 보인다.


한참을 그렇게 구경하면서 계단을 내려오다가 밤부에 도착한다.
이곳 밤부는 Bamboo.... 말 그대로 대나무다.
아니... 보니까 주변에 대나무가 많긴 많다.


밤부 롯지의 담벼락...


일행들은 쉬는 동안 무엇이든지 꾸준히 먹어봐야 한다.
애플 파이....


그리고 빵...


밤부에서 쉬는 사이 잠깐 비가 내린다.
어쩐지 날씨가 꾸물꾸물해지더라.....




하지만 어느새 빗줄기는 가라앉고....
일행들은 다시 길을 떠난다.
트레킹에 있어서 편한 길은 없다....
이런 맛이 트레킹일수도.....


오르는 길에 다른 여행사를 통한한국인 ABC 등반팀을 만났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헤어진다.
이런 외국에서, 오지에서 한국인을 만나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혹시나 생김새를 몰라 일단 만나면 "나마스떼~"라고 하는데
상대방이 "안녕하세요~"라고 하면 얼마나 반갑겠는가.....
가늘어진 빗줄기를 뚫고 드디어 6일째의 목적지인 도반에 도착한다.


날이 흐리고 비도 오고 그러다보니 이제 슬슬 추워진다.
게다가 이곳은 계곡 사이가 아니던가.....
일단 몸살과 배탈에 한번 혼나본 적이 있는 터라 일단 옷부터 껴입고 추위를 달랜다.


도반에 롯지가 모자라 약간 방배정을 힘들게 한다.
우기가 끝난 터라 많은 여행객들이 몰려들고 있나보다.
이제 MBC 와 ABC만 남았는데... 괜찮을까.....
가이드 형님이 말씀하신다.
오늘부터는 왠만하면 술은 금지.
오늘 도반이 2,500미터 정도 되는데 내일 갈 곳 MBC(마차푸차레 베이스 캠프)는 3,700미터 정도 된다.
고산지역이라 몸을 항상 따스게 하고.... 뜨신 물을 자주 마시고... 술은 금지하는게 낫다고 한다.
고산병... 무섭지 않은가.....
추석이 지난 후의 일요일이라 성당에 다니시는 형님들끼리 저녁 미사를 드리고 있는 사이에
마차푸차레가 바로 눈 앞에 보인다.




다행히 내일 날씨가 좋을 수도 있겠다.
저녁도 꽤 쌀쌀한 날씨기에 간단한 세면과 발만 씻는다.
저녁식사를 맛있게 한 후 간단한 담소 후 나는 몸이 좋지 않아 바로 나온다.
오늘도 일찍 자야겠다.


바깥에서 식사 후 차 한잔 하고 있는데 네팔 대학생들이 와서 설문조사를 한다.
말이 되지도 않는 영어로 겨우겨우 하긴 했는데.... 제대로 했는지 다소 걱정.....


몇몇 분들 마당에 나와 간단한 담소를 마친 후 취침하기로 한다.
한 형님이 주신 배탈약으로 뱃속도 어느정고 괜찮아지고 있는 중이다.
내일도 무사하길.....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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