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ABC 트레킹 - 2일차(2)
色+樂+狂2006. 10. 2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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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는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니지만 이정도라도 어디더냐...
보통 시내버스는 더 작고 복잡하고 그런데....
이런것이 돈 내고 여행하는 맛이겠지......
물론 돈 적게 내고 고생스럽게 여행하는 맛도 어디 비할 곳이 있으랴.....
포카라 시내를 거쳐 달리는 버스 안에서 바람을 마주친다.
등산용품이 많은 시장...
거리에는 개도... 소도... 아무런 상관없이 걸어다니고....
사람들도 아무런 상관 없이 걸어다닌다.
요건 버스가 잠시 쉬다가 기름 넣은 주유소....
그렇게 얼마를 달려가다 도착한 곳....
잠시 쉬는 곳인가 했더니... 여기가 Trekking Agents Association of Nepal 이다.
즉... 트레킹을 하기 위해서는 여기서 돈을 내고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잠시 시간이 있는 동안 버스에서 내려 동네를 살펴본다.
거리.... 그리 낯설지 않은 곳..... 이지만 낯선 곳.....
그렇게 모든 수속을 끝내고 버스를 타고 나야풀로 이동한다.
꽤 꼬불꼬불한 언덕길을 수없이 비틀거리며 올라간 버스는 순식간에 아주 높은 고개까지 올라왔다.
저 아래의 조금 전 지나친 마을이 까마득 하게 보인다.
그러길 한시간 반 남짓?
어느새 버스는 나야풀에 도착을 하고 미리 기다리던 포터들이 짐을 내리고 정리하기 시작한다.
우리는 가벼운 등산가방에 필요한 짐만 넣고 대부분을 저런 카고백에 담아놓았다.
저것들을 남아서 포터들끼리 나누어 짊어지고 우리와 같이... 올라가는 것이다.
2~30분동안 시끌벅적하면서 포터들이 짐을 옮기는 준비를 하는 동안 우리도 마음이 두근거린다.
신발끈도 제대로 메고... 복장도 다시한번 점검하고....
곧.... 시작인 것이다.
나야풀에서 비레탄티로 가는 쪽의 산.... 저기로 올라가는 것일까?
아니면 저 뒤로 넘어가는 것일까????
나야풀에서 비레탄티까지의 길은 평범한 길이긴 하지만 길거리에 동물 배설물들이 잔뜩이다.
노새, 말, 소....
그들의 짐 이동수단인 것들이라 어쩔 수 없는 것...
그러한 약간은 지저분하고 험한 시장을 거쳐 비레탄티 입구까지 흘러간다.
하지만 지저분하더라도 이곳이 이들의 삶인걸...
밟고 미끄러지지만 않으면 다행인거지....
입구에서, 아까 포카라에서 받은 허가증을 검사하면서 이름을 적는다.
이곳이 이들이 하는 일....
그리고 이 다리만 넘으면 바로 비레탄티...
점심을 먹는 곳이다.
LODGE...
히말라야를 여행하는 여행객들에게는 그야말로 여인숙이자 식당....
흔히... 우리 옛날의 '주막'을 생각하면 될까?
이곳에서 처음으로 먹는 현지식을 시킨다.
그리고 우리보다 먼저 출발했던 8박 9일의 푼힐전망대 팀을 만난다.
당연히 아까 그 아주머니도 계시고.... 약속했던 와인을 한병 선물로 받는다.
점심 먹기 전에 간단히 와인 한잔이 우리 일행들에게 돌아간다.
한두잔씩 따르니 금새 떨어지고.....
점심을 시켰는데.... 토마토랑... 이건 이쪽 쌀로 만든 볶음밥이란다.
인디카 쌀이라고 하던가?
날아갈 듯 가벼운 쌀을 볶아... 그 위에 케챱을 뿌리니 모양새는 난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은 듯 몇몇 분들은 고추장을 비벼 드시기도 하는데....
난 이것이 오히려 입맛에 맞는 듯 하다.
다만 조금 느끼해서.... 김치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점심을 먹고 잠시 쉬는 도중.... 시원한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한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5시 반.
이곳 시간으로는 2시.... 조금 넘어서.....
첫번째 목표는 팅게퉁가..... 해발 1,540 미터.
비레탄티가 1,070 미터이니...높이 올라가는 셈....
시원한 물줄기가 폭포를 이루어 떨어져 내린다.
멀리서 바라본 것이라... 사진으로 봐서는 참 작다 여겨질 듯 하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물줄기다.
한참을 3~40여분을 올라가다 만난 폭포라 잠시 구경하면서 휴식....
옆에만 있어도 시원할 듯 하다.
이곳의 온도는 약 25도.....
한여름은 아니나 산행을 하기에는 더운 날씨....
폭포를 지나 가다보니 산사태가 난 듯한 길이 나온다.
사람 두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길이라 조심스럽게 서로를 비껴가는데....
가이드가 한마디 한다.
사람들끼리는 괜찮지만 짐을 싫은 말이나 소가 지나갈땐... 꼭 산 바깥쪽이 아닌 안쪽으로 비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짐에 부딪혀 아래로 떨어질 수가 있단다.
소나 당나귀 녀석들은 사람과는 부딫히지는 않지만 뒤에 싫은 짐은 눈이 없다.
조심해야 할 일이다.
지금은 이정도 비탈밖에 안되지만.... 조금 더 올라가니... 절벽을 걸을 때도 있었으니....
앞으로는 저것보다 더 험한 가파른 길도 나타날 것이니 조심해야겠지....
어느정도 평범하지만 거친 길을 쭈욱 걸어오다 잠시 휴식...
더운지 몇몇 분들은 거침없이 냇가에서 세수를 하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은 더욱 더 까마득하다.
저 첩첩산중을 넘어야겠지.....
확실히 공기가 좋아서 그런지 하늘색도... 구름색도 멋있고.....
한숨 자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만.... 일단은 이대로 가자.....
이곳 롯지에서는 Nepal을 아래와 같이 표현하는구나.....
평화와 사랑은 끝이 없어라......
산을 지나갈때마다 무서웠던 노새들........
그 험하고 거친 계단을 어떻게 올라가고 내려갈까.....
그러다보니 괄약근이 조절이 잘 안되어 여기저기 지뢰의 흔적을 남기는거겠지...
그렇게 비레탄티를 출발한지 3시간 반 정도 지났을까???
중간에 평범한 길이 끝나고 계단이 시작될 무렵 다들 한국에서의 산행을 생각했는지
처음부터 빡세게 올라간 듯 하다.
쉬는 시간을 포함하여 약 1시간 반동안만 계단을 올라왔다.
그리고 우리를 맞이한 팅게퉁가에서의 롯지...
우리가 잘 곳이다.
어느새 해는 서산머리에 기울어 사위도 어둑어둑해지고....
일단 다들 시원한 맥주 한잔씩 하면서 여행 둘째날, 트레킹 첫날의 피로를 푼다.
손등에 달라붙어 쉬고 있는 나비...
빨아먹을게 뭐가 있다고??? 알콜과 땀냄새밖에 안날텐데.....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우리의 포터들도 무사히 올라와 각 방에 짐을 푼다.
씻고 옷을 갈아입고 밖에 나오니 어느새 보름달이 떴는지 주위가 훤하다.
쿡들이 식사준비를 다 했다고 오란다.
가야지.... 배고프니깐.....
와... 놀랬다.
쿡들이 전문적으로 따라와서 한국식으로 식사를 해준다는 말을 듣긴 했는데....
밥이고 반찬이고.... 요리고.... 다 대단하다.
뭐, 어차피 김치나 다른 것들은 한국에서 가져온 것이긴 하지만....
네팔의 닭으로 닭볶음탕을 만들어주다니.....
맛있는 밥과 안주가 있으므로 가져온 술을 한잔 안할 수 없고.....
그렇게 모인 자리에서 서로의 통성명과 이야기가 시작된다.
가장 큰 어른이 연세가 일흔이 넘으시고....
가장 어린 사람이 내가 되었다.
일단..... 이날은 되었고.... 다음날부터 막내로 생활하기로 하고.....
네팔 산속에서의 첫날밤이 그렇게 지나간다.
왠지 잠이 푸욱 올 듯......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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