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ABC 트레킹 - 10일차(1)
色+樂+狂2006. 11. 1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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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이 새벽에 나와 하늘을 본다.
그러나 오늘의 새벽은.... 구름이 많이 낀 날씨에.... 하늘도 잘 안보이고....
그러다보니 달도 별도 잘 안보인다.
계다가 계곡 깊숙한 곳이라.... 산도 안보이고...
다시 아침에 모닝콜을 받아 일어나 여러 사람들과 인사를 한다.
다른 분들 어제 술을 참 많이 드셨나보다.
나야 뭐 그냥 그렇게 쉬었으니.....
다른 분들의 얼굴이 굉장히 피곤하신 듯...
아침식사는 해장이 될 만한 무우국으로 시원하게 해결하고...
어제 비오던 날씨와는 틀리게 또 깨끗한 아침하늘이 우리를 반겨준다.
하지만...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것으로 보아....
오후에 날씨가 또 흐릴 듯..... 비가 또 올까?
이제는 세면을 할 수 있기에...
다소 차갑지만 오랜만에 머리도 감고 세수도 하고....
그리고 떠날 준비를 완료한다.
산 속에서 트레킹 하는 날은 오늘과 내일이면 끝....
남은 이틀동안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다들 발걸음이 여유롭다.
그리고 아쉬워하기도 하고....
그렇게 밤부를 출발하여 가파른 언덕길을 쭈욱 올라간다.
며칠 전 이 길을 쭈욱 내려왔었지....
왠만한 사진들은 오르면서 다 찍었기에.... 이번에는 주로 야생화들을 찍으면서 하산길을 내려간다.
가는 길에 우연하게 발견한 산딸기....
진짜 오랜만에 본다.
그런데 이걸 히말라야 산에서 보다니.... 운이 좋군.....
어느정도 능선 위로 올라오니... 저 멀리 구름 사이로 설산이 사라져간다.
강가푸르나인가? 어디인가.... 가이드도 잘 모른다.
저 산이... 저 설산이... 아마도 오늘 보는 마지막 설산이 될 듯하다.
그리고 다시 밀림 속으로 들어간다.
밀림을 어느정도 지나니.... 자욱한 구름 사이로.... 지난번 잠깐 쉬었던 시누아란 롯지가 보인다.
시누아에서 잠시 쉬다 다시 내려간다.
날이 흐리고 잔뜩 구름으로 뒤덮여 있어서.... 날이 춥다.
커피 한잔으로 시누아 롯지에서 잠시 쉬다가 쭈욱 내리막길을 내려간다.
촘롱으로 다시 향하는거다.
닭 모이를 주는 아이의 모습이 하나 보인다.
어느정도 쭈욱 내려왔을 때.... 언덕 너머로 우리가 가야할 촘롱의 롯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며칠 전 묵었던 그 롯지.... 저기서 점심을 먹는다.
여기서 저 아래쪽 계곡으로 간 후.... 계곡에서부터는 쭈욱 오르막길... 계단이다.
모든게 다 계단으로 되어 있다.
저 수천개의 계단을 따라 올라가야 촘롱에 도착하는건데....
밤부에서 출발하여.... 어느새 시간이 꽤 흘렀다.
시누아에서 촘롱으로 가기 위한 계곡에 있는 다리...
이 계곡 물 역시 설산에서 내려온 것이겠지...
석회석이 들어있는지 물 색깔이 탁하다.
점심식사를 하기 전이라 다들 지친 상태에서 몇몇 형님들이 땀한번 빼보자고 한다.
그러더니 쉬지 않고 계단을 오른다.
그것도 좀 빠르게....
나도 계단을 쉬지않고 오른다.
땀이 나기 시작한다.
가슴이 터질듯 하고 입 속에선 침이 마른다.
헉헉 하는 거친 숨소리가 점점 커간다.
오르다 잠시 만난 이곳의 학교.
학교를 도와주세요....
그렇게 거친 숨소리를 내며 꾸역꾸역 쉬지 않고 계단을 오르기를 40여분....
아니... 30여분인가?
드디어 촘롱의 롯지에 도착한다.
도착하니 예전에 봤던 아이가 나와있다.
선글라스를 씌워주니 즐거워한다.
촘롱으로 들어선 계곡에서부터 시작된 계단은 2146개다.
내가 직접 세어본 건 아니지만 두 형님이 세어보니 대충 그정도 된다.
물론 촘롱 꼭대기까지 오르면 약 3천개 정도 되겠지만.... 일단 2000개가 훨씬 넘는 계단을 쉬지 않고 올랐다.
힘들긴 하지만.... 이젠 계단이 무섭지 않다.
예전엔 산타다 계단만 나오면 인상이 찡그려졌는데...
촘롱에서 잠시 쉬고 있으니.... 흐린 안개 속에서 빗방울이 하나둘씩 주르륵 흘러내린다.
여기서 마저 올라오는 사람들을 기다리며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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