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

오전 두번째 휴식장소에서의 롯지 기둥에 진짜 염소뿔이 걸려있다.
이들의 삶인가?


일단 선발대가 먼저 한팀 떠나고, 그다음 한팀이 떠나고... 그다음 내가 떠나고...
마지막 한팀이 뒤에 출발한다.
이제 충분히 낮은 지대로 내려오니 하늘도 흐리지 않고 길 가에는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이쪽에서도 수력발전소가 있는 듯...
이쪽의 수력발전소는 큰게 아니라 아주 소형... 작은거다.


느긋하게 느긋하게 걸어간다.
이젠 따듯하고 덥다.... 길도 어려워진게 아니라 점점 편해지고 있고...


지나가는 폭포 하나라도 마지막으로 뇌리에 집어넣으려 애를 쓴다.


길 하나하나의 모습을 남겨놓는다.


왠지.... 서글픔과 아쉬움이 가슴 깊이 묻어나온다.
어느새 앞팀과도 뒷팀과도 떨어져 나 혼자 길을 터벅터벅 걷는다.
조용한 산길을 따뜻한 햇살 아래 걷다보니 굉장히 아른한 느낌도 들고....
그 아른한 느낌을 따라 걸어가는 시간도 공중에 뜬 느낌이다.
저 멀리 걸어가는 사람들도 보이고....
뙤약볕에 쭈욱 걷는것도 슬슬 지쳐간다.


또 하나의 계곡과 다리가 나오고....


여길 지나가는 한 무리의 염소떼...
이젠 소떼나 말떼가 아니라 염소떼가 나오네....


다리를 건너자 농가가 나온다.
롯지가 아니라 농가다.
이상한 동물들이 있다.... 이녀석은 거위야? 칠면조야??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염소도 있다....


한가한 들판...




마지막 언덕을 앞두고.....
풍경을 바라본다.
이미..... 팔 다리는 시커매진 상태....
출발할때보다... 열흘이 넘은 지금을 보니..... 얼굴이 반쪽이 되었구나....


앞으로 갈 길이다.
저 언덕만 넘으면 샤울리란 곳이 나올텐데....
금방 나올까???
오전 8시에 출발해서... 어느새 12시가 다 되어간다.
꽤 오래 걷고 있는거다.


계단식 논이 끊임없이 이어져있다.


이쪽 샤울리도 마을이 꽤 큰 듯....
내려가다보니.... 학교가 있구나....
저기서 배구를 하다가.... 공이 저 아래로 굴러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누가 주워와야 할까???


이제 저기 보이는 계곡 옆의 롯지에만 내려가면.... 산기슭을 따라 가는 트레킹은 끝난다.
저 샤울리의 롯지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나면... 계곡 옆을 따라 거의 평지를 걷게 되고....
오른쪽 산 너머로 쭈욱 달려가면.... 최종 목적지인 비레탄티와 나야풀에 도착하게 될것이다....


저 아래쪽의 롯지까지 거의 뛰다시피 내려가다가 무릎에 이상이 와서 천천히 걸어간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하니 몇몇 일행이 먼저 도착해있다.
한 형님이 롯지의 뒤로 몰래 따라오다 하더니 한 나무에서 직접 오렌지를 딴다.
시퍼런 껍질을 까니 노오란 오렌지가 나타난다.
시원하고 시큼하고... 조오타~!!!


우리가 묵는 롯지의 맞은 편에 또다른 롯지나 레스토랑을 짓고 있는 듯 하다.


일단 도착했으니.... 지친 몸에 맥주로 약간 힘을 내고....


남은 일행들이 도착할때까지 잠시 쉬기로 한다.


얼굴... 팔.... 다리.... 어디 하나 시커멓게 그을리지 않은 곳이 없다.





이렇게 샤울리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는데....
오전에 출발하여 거의 다섯시간동안 걸어온 이곳.... 이곳 시간으로는 벌써 1시가 다 되어간다.
이번 트레킹에서 가장 오래 걸은 날이구나....
아까.... 나긋나긋하고 아른하게 따뜻한 길을 혼자 걸었던 느낌이 아직도 여운이 남아있다.
그리고...
배고프다...

To Be Continue...


(트랙백 : http://blog.empas.com/samma0/tb/16870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