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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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세번일때...
그걸 잡아야 하느냐... 놓아야 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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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이상한 생각을 다한다...
이번 여행은 정해진 일정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나만의 여행이기에...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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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5에 식사를 끝내고 성산항을 출발하여 다시 성산일출봉 입구로 돌아온다.
저기다.... 벽이 참 멋있구나...
그리고 입구 아래에서 선크림을 다시 바르고...
골고루 바르고....
일출봉으로 진입.
자전거를 묶어놓고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표받는 곳에다 베낭을 맡기고...
간단한 힙색과 물통만 챙기고....
15:20 - 성산일출봉 진입


천연기념물 제420호.
높이 182미터.
드디어 그토록 가보고 싶어했던 성산일출봉이다.
일단 계단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누누히 말하지만.... 계단 진짜 싫어한다.
그러나 일출봉이다.
해는 비록 중천에 떠서 슬슬 기울고 있으나...
성산일출봉이다.
왜 나는 성산일출봉을 언제부턴가 그리워하게 된걸까.
와본 적도 없는데...
길고 긴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계단 중턱, 그러니까 언덕 중턱에 있는 작은 샛길을 따라(또 샛길?)
조금 가보니... 저런 모양의 기괴한 암석이 있다.
설마...
역시나... ^^;;
처녀바위, 혹은 조개바위라고도 한다.
저런 모양의 바위들이 우리나라에도 얼마나 많은가.
그 옛날 많고 많은 어머니들이 저 바위 앞에서 얼마나 많은 치성을 드렸을지...
하지만 여근석이 있는 곳에는 남근석이 근처에 있기 마련일텐데...
그건 어디있을까나???
다시한번 제 길로 돌아와 계단을 다시 오른다.


자세히 보면 저 바위 능선에 무언가 하얀게 보인다.
안테나처럼...
오른쪽의 큰 돌덩이가 무슨 장군바위라고 한다.
일출봉에는 세개의 큰 바위가 있는데,각기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3개의 장군바위라고도 하긴 하는데...
오른쪽 것이 첫번째 바위이다.
등경돌바위 혹은 별장바위라고도 한다.
(사실 이 바위가 장군바위라는 건 내려오다 알았다. 다른 장군바위의 설명을 보고...
가운데 절벽에 있는 구멍을 찍다가 찍힌거다.)


이건 초관바위, 혹은 금마석이라고도 한다.
오르다 만나는 두번째 장군바위이다.


꼬불꼬불한 계단을 오르다가 헐떡거리며 고개를 드는 순간 두개의 바위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것이 세번째 바위인....
곰바위 혹은 중장군 바위이다.
왼쪽의 바위와 오른쪽의 절벽 사이에 약간의 홈이 있어 사람들 두셋이 들어가 태양을 피하고 있다.
부럽다.
(쉬고 있는 것이 부러운게 아니라... 커플이라서... ㅜㅜ)


그 근처에서 절벽선을 따라 내려오는 날카로운 바위의 모습...
멀리 우도가 보인다.
왼쪽의 바위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사람 얼굴 같기도 하고...
고릴라 같기도 하다.


거의 다 올라왔다.
헉헉...


마지막 몇몇 계단을 밟고 올라가 만난 성산 일출봉 분화구....
드디어 만나다.
히야.... 파아랗다.


분화구를 둘러싼 능성이에.... 작은 기암들이 촘촘히 박혀있다.
마치 이빨처럼....
혹은 수를 놓은 것 처럼....
그리고 두 그루의 나무가 보인다.


일출봉 정상에서 뒤로 돌앗!!
그리하여 바라본 성산포...
가운데 방파제 있는 곳이 성산포항구이다.
아래쪽에 일출봉 오르는 주차장과 입구가 보인다.


두개의 바위 틈 사이로 보이는 우도....




남쪽으로 보니.... 저긴 섭지코지다.
용왕의 막내아들도 보인다.








아마도...
내가 성산일출봉을 그토록 그리워 하게 된 이유는 이 나무때문일 것이다.
옛날 사진에는 저 나무를 배경으로 가까이서 찍은 사진들이 있던데...
지금은 내려가지 못하게 막아놓았다.
2000년인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막았나보다.
바람부는 언덕...
그것도 그냥 언덕이 아니라 분화구 언덕의 가운데 있는 나무 한그루...
그 모습에 난 무엇을 빼앗겼길래... 몇년동안이나 가슴에 담아두고 있었을까...
저 나무를 보기 위해 이곳을 오른건 아닐텐데
저 녀석을 보는 순간 몸 속으로, 아니 마음 속으로 무언가 비어있던 곳이 채워진 듯한 느낌이다.






이시간....
내 머리 위로는 구름한점 없다.
햇살을 온몸으로 받는다.
덥지만... 바람으로 인해 행복하다.


왼쪽에서 저 바다 사이를 가로질로 오른쪽으로 오는 길이
섭지코지에서 성산일출봉으로 오는길이다.
햇빛에 파도가 눈부신 포말을 품고 해안으로 향한다.
저기 해변도.... 검다.




코끼리 바위란다.
아까 올라오다 장군바위 뒷쪽으로 보이던 바위다.


거의 다 내려올 무렵....
해병대 군인들이 일렬종대로 계단을 오르고 있다.
연습인가?
훈련은 아닌 듯 하다.
하산을 다 할 무렵...
15시 50분.
내려오는 계단 중간에 또 만났다.
그 여성 동무(?)를....
일출봉 오르지 않는다면서....
더 놀란 것은 첫날 만나고 둘쨋날 또 만나고 헤어진... 50일째 여행하는 친구와 같이 올라오고 있었다.
하아... 이런 경우도 있구나...
물론 여자분에게 전날 만난 부자와 50일째 여행하는 친구 이야기를 하긴 했었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곳을 같이 오르고 있는건지... 후후...
잠시 서서 셋이서 이야기를 나눴다.
50일째 여행하던 친구는 날 따라오다가 힘들어 쉬다가... 근처 초등학교에서 잤단다.
그리고 오늘이 삼일째....
어떻게 여기까지 오긴 왔단다.
여자분은 섭지코지에서 쉬다가 바다 들어가지 않고 그냥 달렸단다.
저녁에 태풍올까봐.... 늦으면 안될까봐...
후후...
그런데 어찌 여기서 저 둘이 만나서 올라왔을까???
서로 혼자 여행하는 여행객들이라 쉽게 동지가 되었을 수도 있다.
이래서 여행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은 재미있지 않을 수가 없다.
하하하...
약 40분 정도 걸리는 왕복길이라고 알려주고 그들은 올라가고 난 내려갔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계단을 내려오다 오른쪽 길로 빠져 절벽길로 내려왔다.
그리고 다시 올려다 본 일출봉...
산에 오르다 찍은 모습과는 약간 틀리다.


뒤돌아 보니 이제서야 우도의 모습이 눈에 다 들어온다.


2년 전 우도에 들어갔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조금 더 내려가다 뒤돌아본 성산일출봉....
조금 전과는 또다른 모습이다.
워낙 절벽과 신기한 모습으로 되어 있어서...
방향만 조금 바꿔도 모습이 달라보인다.


북쪽인가...
수직으로 깎은 듯 한 절벽이다.
저기도 장관이다.






















조금 더 내려가 바라본 일출봉...
약간은 무섭게도... 약간은 우습게도 생겼다.





이제 다시 입구로 돌아가자.
벌써 4시가 넘었다.


16:15 - 일출봉 완전 하산
짐을 챙기고 자전거를 풀 때,
태극기를 꽂고 달리는 50일 여행자의 자전거와
빌려서 혼자 달리는 3일째 여성 여행자의 자전거가 보관소에 나란히 있다.
눈에 익구나....
내려와서 편의점에서 얼음물과 음료수를 산다.
그리고 태양을 너무 받아서 약간 달아오른 피부에 다시 선크림을 바른다.
그늘에서 잠시 쉬고 있는동안 약간 갈등했다.
저들이 20분만 있으면 내려올텐데...
음.. 저들과 같이 갈까?
저들의 속도를 보니 그리 빠르진 않은 것 같고....
그러다 보면... 내일의 일정과도 약간의 차이가 있을 것 같고...
하지만 같이 여행한다면 재밌기도 하겠는데.....
그리고
비록 제주도라는 섬 안에서 같은 방향으로 돌고 있지만
서로 따로따로 돌다가 만난 사람을 세번이나 만났는데.....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 아닐까??
삼 세번일때...
그걸 잡아야 하느냐... 놓아야 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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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이상한 생각을 다한다...
그러나,
이번 여행은 정해진 일정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나만의 여행이기에...
달린다.
혼자서 달리기로 결정한다.
만일.... 또다시 만난다면.... 그땐 같이 갈 용의가 있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을 듯 하다.
16:25 - 성산일출봉 출발
8월 5일... 네번째 코스 - 성산일출봉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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