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자전거여행 첫날(8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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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은 뚜벅이나, 오토바이나, 차량은 잘 느끼지 못할 것이다.
아니,
오르막길의 힘든 것에 비해 내리막길의 쉬움을 느끼더라도 그 차이는 미미할 것이다.
그러나,
자전거는 오르막과 내리막의 차이는 아주 확연하다.
그리고 그 차이는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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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 - 금악휴게소 도착.
가장 따가운 태양을 피하는 시간에 적당히 시원한 곳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이시돌 목장, 새별오름 근처는 오름들이 많이 있다만 힘들게 오느라 찍진 못했다.
1117번 도로와 만난 후 평지, 내리막, 오르막을 번갈아가며
이후는 쉽게 쉽게 올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몇몇 간판을 지나치고 휴게소 간판과 만났다.
아... 밥 먹어야지....
일단 가볍게 맥주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아... 한잔 가지고 안되겠다... 두잔으로 목을 축이고....


해물 뚝배기이다.
평소 밥 한그릇을 다 비우지 못하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어찌 한그릇 뚝딱 비우지 않을 쏘냐~!!!
여러 조개와 해물들을 발라먹고 뜯어먹고 국물 마시고... 크흐~~~

원래 한 여름의 태양은 1시 반에서 두시 반 사이가 가장 뜨겁다.
그리고 가장 강렬하다.
그래서 보통 이 시간은 태양을 피하는 것이 좋다.
식당만 제시간에 찾았어도... 이 시간을 피할 수 있었을 텐데....
그래도 여기서 30~40분가량 태양을 피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 휴게소에서 쉬면서 얼굴과 팔과 다리에 다시 선크림을 바른다.
그 사이, 고지가 높아서인지 바로 머리 위에 구름이 바람과 함께 빠르게 지나간다.
머얼리 흰 구름은 천천히... 느긋하게 하늘을 품고 지나가고...
가까이 검은 구름은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을 시샘하듯
그들을 가리면서 지나간다.
그 사이사이 보이는 하늘이여....


그리고 그 사이사이로 내리쬐는 태양이여....
15:05 - 금악휴게소 출발.
경사가 낮은 오르막과 내리막과 평지를 번갈아 5분가량 달리니
이제 북제주군에서 남제주군 안덕면으로 진입한다.
그리고 본격적인 내리막길로 들어선다.
낑낑거리면서 30~40분을 올라온 거리만큼을
내리막길에서는 5분만에 도달한다.
내리막길은 뚜벅이나, 오토바이나, 차량은 잘 느끼지 못할 것이다.
아니,
오르막길의 힘든 것에 비해 내리막길의 쉬움을 느끼더라도 그 차이는 미미할 것이다.
그러나,
자전거는 오르막과 내리막의 차이는 아주 확연하다.
그리고 그 차이는 매우 크다.
낑낑대면서 억지로 억지로 팔과 다리와 엉덩이에 힘을 쓰며 올라간 오르막길 꼭대기에서
(흔히들... 자전거 잘 타는 사람들은 업힐이라고 하던가? 언덕 오르는 것을...
내려오는 것은 다운힐이라고 하던데.... 난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다.
전문가는 아니라서... ㅡㅡ;; )
언덕의 정점에 올라 두 발을 딱 떼고 자연스럽게 내려가는 순간
온몸을 흐르는 땀이 온몸을 감싸고 부딫히는 바람을 맞아 식어가면서
온몸이 시원해지는 그 느낌...
그리고 속도...
그 차이는 엄청 크다.
대신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다.
내리막길에서 길의 울퉁불퉁함이나 길 위의 장애물 때문에 잘못 삐긋하면 그대로 넘어지거나
뒤집어 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핸들을 잡는 손, 팔과 페달위에 얹어놓은 발과 다리에 힘을 주며 항상 대비해야 한다.
그래도,
자전거는 내리막길에서의 속도감과 짜릿함, 시원함의 유혹을 떨쳐버릴 순 없다.
눈앞에서 좌우로 빠르게 다가와 사라지는 풍경들,
얼굴을 가르는 바람과 소리.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짜릿하게 넘어가는 시원함.
오로지 자전거만이 오르막의 고통의 댓가를 내리막에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내리막길에서 머얼리 산 두개가 보인다.

하나는 산방산이요,



더 멀리 보이는 것은 송악산일 것이다.
이 두 산은 모두 2년 전 여행때 들린 곳이다.
그때도 날씨가 저랬다.
날씨가 맑았더라면
송악산에서는 멀리 마라도를 바라볼 수 있었을 것이고
산방산에서는 산방산의 꼭대기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제주도 지도를 펴놓고 보면,
동쪽에는 성산 일출봉이, 서쪽(남쪽)에는 산방산이 높게 솟아있다.
거... 참 재밌다.
15:30 - 1116번 도로 분기점과 만남.



제주에서 중문까지 가는 도로는 95번 국도이다.
제주시에서 12번 일주도로를 타고 나오다 95번과 갈라지면서 12번은 저지대를 향한다.
95번은 서부산업도로, 혹은 서부관광도로라 불리며 한라산을 중심으로 서쪽으로 돌아 제주도 남쪽으로 내려오는 세개의 큰 도로 중 중간에 위치한 도로다.
차로 이동할 경우 최단시간에 최단거리로 갈 수 있는 도로는 1100도로라 불리우는 99번 도로이다.
95번과 99번의큰 도로를 중간중간에 1117, 1115번 도로, 즉 산록도로가 좌우로 이어준다.
이 산록도로는 동쪽을 가로지르는 11번 도로, 일명 5.16 도로와 이어진다.
1115번 산록도로를 지나 1116번 도로의 분기점과 만난다.
1116번 도로는 제주도의 북서쪽인 한림에서 시작하여 중문으로 비스듬히 내려오는 도로다.
즉 여기서 95번과 1116번이 만나고 갈라지는데...
95번을 계속 가면 제주도 서남쪽의 대정읍 방면으로 간다.
중문으로 가려면 1116번으로 갈아타야 한다.
지도를 찬찬히 살펴보고 결정을 해야했다.
이대로 95번을 타고 내려가 소인국 테마파크를 구경하고...
12번 일주도로보다 내륙쪽을 도는 16번 도로를 타고 다시 1116번과 만나는거다.
좋아쓰... 결정해쓰....
순식간에 내리막길을 내려온 터라...
5~10분정도를 쉬고 숨을 고르고 난 후 다시 출발준비를 했다.
소인국 테마파크로...
아마도..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돈내고 관광해야 할 곳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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