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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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여행하는 사람은 그 즐거움과 외로움을 안다.
자유와 고독을 느낀다.
그래서 단체로 여행하는 사람들보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더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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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0 - 제주민속촌 출발
오전의 가장 더운 시간인 11시경...
제주민속촌을 출발하여 다시 표선해수욕장 옆을 지나친다.
아침에 떠날 때 보다 사람이 조금 늘어난 듯...
그러나 이젠 안녕~
말발굽 길을 지나 뒤로 하고 가다보니 오른쪽으로 다시 샛길이 나온다.
이 길은 해안길이 아니다.
그저 시골 어촌길로 향하는 길이다.
어제보다 더 편한 마음으로 핸들을 돌린다.
길이 나오면 어떻고 안나오면 어떠하냐...
그저 오늘은 내 맘 가는 대로 가고 싶을 뿐...
날씨는 어제보다 훨씬 더 좋다.
바다 바로 옆의 아무도 없는 자그마한 포장길을 달리니
오른쪽에서는 따가운 햇살과 함께 해안에 부딪히는 파도의 물방울들이 흩날린다.
그렇게 꼬불꼬불...
햇살과 파도와 길을 달리다 문득 길이 끝났다.
해안을 따라 달릴 수 있는 길이 더이상 없다.
경고판과 함께 길은 바다로 향해있다.
포장길도 끊기고 바로 바위들이 나타난다.
이 해안은 여기까지만 나를 맞아주고 고생했다고 한다.
그렇게 20여분만에 신천리 샛길을 따라 해안 끝에 도착한다.

따가운 햇살과, 시원한 바다와, 하얀 파도와, 바람과...
그리고 경고판~!!

이 길은 더이상 나의 길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그대로 내려가면... 용궁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잔잔하지 않은 파도는 그 무시무시함과 동시에 위엄을 나타낸다.
역광을 받아 파도의 색깔은 파랗지도 하얗지도 않다.
그래서인지 더 묘한 감이 든다.




얼래?
하룻밤 사이에 얼굴이 더 길어진 듯.... ㅡㅡ;;
이제 셀프 찍는 솜씨도 많이 줄어들었구나..



신천리 해안 샛길 끝에서
몰아치는 파도소리를 뒤로하고...
이제 새롭게 나아가야 할 길을 맞이한다.
나의 애마는 이미 모든 준비가 다 되어있다.
11:20 - 신천히 해안 샛길 출발
샛길에서 빠져나와 다시 12번 국도와 만난다.
그리고 큰길을 가다 '해안도로' 이정표가 보인다.
이 길은 많은 하이커들이 애용하는 전용 해안도로다.
샛길과는 틀린, 아스팔트가 해안 방파제 따라 쭈욱 이어진 길이다.
몇몇 하이커들이 먼저 지나가고
나역시 그들을 따라 해안도로로 진입한다.
그리고... 물과 음료를 보충하기 위해
해안도로가에 있는 가게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가게 앞에 자전거 한대가 서있다.
음료와 물을 구입을 하고
가방을 벗어놓고 햇살을 피해 그늘이 진 마루에 앉아 숨을 고른다.
다행히 이렇게 더운데도 불구하고 바람이 시원하니...
오늘 참 행복하다.
가게 안에서 라면을 먹던 사람이 나온다.
여성분인데... 밖에 세워놓은 자전거 주인이다.
아니... 그 자전거로 여행하는 여행객이다.
여자분 혼자서 여행을... 그것도 자전거로....
혼자여행하는 사람은 그 즐거움과 외로움을 안다.
자유와 고독을 느낀다.
그래서 단체로 여행하는 사람들보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더 반갑다.
그래서 말을 건 것이지 여자라서 말을 건 것은 아니다.
절!대!
혼자서 삼일째 여행하신단다.
새벽 6시에 서귀포에서 출발하여 지금 여기까지 오셨단다.
화아... 대단하다.
직장 다니다가 휴가때 뭐할까 하다가 갑자기 결정하여 제주와서 자전거 타는 거란다.
그래서 준비가 별로 없어 약간은 고생이란다.
오늘 일기예보에는 태풍이 몰려온다고 한다.
그래서 아가씨는 걱정이란다.
오늘 일정 중에 해수욕을 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난 2년 전에 중문에서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갈 필요성을 못느꼈다.)
일단 가다가 신양해수욕장, 섭지코지 있는 곳에 해수욕장이 있으니 거기 가면 될꺼라고 했다.
그리고 오늘 오후 일정 보아하니... 하도해수욕장 근처에서 자면 될거라고 했다.
나야... 일정 봐서 하도는 너무 짧을 것 같고, 세화나 김녕으로 갈꺼라고 했다.
그 아가씨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슬슬 출발준비를 했다.
그러다 한 무리의 자전거 여행 일행들이 도착한다.
그들은 남자들이다.
네명의 남자들이 첫날 서귀포에서 출발하여 이곳에 도착했다.
그들은 결혼한 이도 있고 미혼인 이도 있다.
그런데 다 나보다 젊어보인다.
ㅡㅡ;;
그들이 나와 이 아가씨가 같이 여행다니는 걸로 오해를 한 모양이다.
웃으면서 아니라고 하고 아가씨와 그 일행들에게 인사를 하고 먼저 출발한다.
여행을 하다보면 또 만나게 될 것이고
만나지 못한다 하더라도 만났던 추억이 행복할 것이다.
그렇게 출발하다가...
이놈의 버릇....
방파제나 부두가 보이면 들어가려고 하다니.....
12:11 - 어느 해안 방파제 도착
작은 어촌의 한 방파제에 도착했다.
파도가 점점 더 세진다.
바람이 점점 더 세진다.
태풍의 영향이 있긴 있나보다.






작은 방파제 위의 반폭 남짓한 길을 따라 쭈욱 따라가본다.
파도가 위협을 하며 끝까지 오진 말란다.
그렇게 바다 끝에서 조금 뒤로 물러서 한동안 쳐다본다.
그리고 출발....
어느새 아까 그 아가씨가 저 앞에 있다.
내 속도가 빠른지 그 아가씨를 스쳐지나간다.
인사를 하고 달리다가 문득 묘한 곳을 발견한다.
현무암 돌덩이들인지... 처음에는 담처럼 보였다.
아니면 짧은 구간에 돌탑을 쌓아놓은 듯 했다.
아니다.
한참을 쭈욱 지나가면서 살펴보니 담도 아니오 돌탑도 아니라.
성벽같은 것이었다.
오호...
자전거를 세우고 그 벽을 따라 올라갔다.


이러한 길이 수 킬로미터나 이어져있다.
(물론 중간에 잠깐 끊긴 곳도 있긴 하다.)
오른쪽 멀리 뒤따라오던 아가씨도 자전거를 멈추는 것이 보인다.


나야 뭐 신기한거 있으면 사진기 들이대는 성격이 있는데...
이 아가씨도 그런가보다.

이렇게 쌓아올린 돌탑들이...
과연... 그렇게나 심한 제주의 바람에 굳게 견디어왔을까?




태풍에.... 견디어 왔을까?
아니면...
쓰러져도 무너져도...
지나는 사람들이 다시 올릴 만한 염원이 있었을까....
그렇게 동남쪽을 향해 이어진 성벽과 인사를 하고 다시 내려왔다.
아가씨는 먼저 출발한 모양이다.


조금 더 달리다 보니 연대가 나온다.
후훗.... 이제 연대가 뭔지 안다... 후훗....





연대 뒷편으로 멀리 무언가 보인다.
음.... 저기가 성산일출봉인가보다.
그럼 오른쪽에 있는 길다란건???

저기가 어디메뇨~~~~

너도 잠깐 쉬어라....


다시 출발하고 난지 몇 분 뒤 이상한 바위를 만났다.


뭐라고 씌여있는걸까?
연혼포
삼성혈관련유적지
연혼포라.....
제주의 시조에 관련된 삼성혈과 관련된 유적지인가보다.
(나중에 알고보니.... 괜찮은 곳이네.... : 연혼포란? -> 제주 개국신화 보기)
(아까 본 해안성벽도 왜구를 막기 위한 곳이라 한다.)



연혼포에서 바라본.... 저 곳이.... 섭지코지가 있는 곳이란 말이지???



그리고 뒤에 보이는 것이 확실히 성산일출봉이 맞구나...
삼일째의 두번째 목적지에 거의 다 와간다.








섭지코지를 배경으로 셀푸 찍으려고 했더니...
얼굴이 가린다....
어떻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은... ㅡㅡ;;
없겠지.....

12:50 - 연혼포 출발

8월 5일... 두번째 코스 - 신천리 해안샛길, 신산리 해안도로, 그리고 연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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