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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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도 추웠던 12월의 둘째날.
산을 타고 내려와 추웠던 몸을 수육과 소주한잔으로 일단 풀고
저녁 약속을 꼬질꼬질한 모습과 취기상태로 갈 수 없어 사우나에서 한시간 넘게 몸을 풀고
새 단장을 하고 약속장소로 향한다.
약속장소는 신사동의 브라질 고기요리 전문점 세이아...
신사역 1번출구로 나와 쭈욱 걸어오다보면 피자헛 건물 골목 입구에 있다.
이 집의 자세한 설명에 대해서는 윗 '건다운'님의 블로그 글을 참고하시길...
무엇보다 브라질 풍의 고기요리를 마음껏 풍요롭게 먹어준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랄까?
그래서 수육도 조금만 먹고 소주도 조금만 먹고 사우나에서 몸과 마음을 정리하고 저녁에 참석.
이런 집은 원래 내 취향은 아니지만.... 이런 요리를 먹어줄 수 있다는 것도 다양한 음식문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무감 때문이랄까??
그리고 언제 고기를 마음껏 먹어준 적이 있던가.... 그것도 소고기를.... ㅎㅎ
그래서 부담감 반... 기대감 반으로 추운 날씨 속을 헤치며 찾아간다.
가게 앞에서 보는 모습.



순대풍의 소시지라고 표현을 할까?
다양한 내용물이 들어가 있어서 나이프로 자르다보니 마구마구 망가진다.


더 먹고 싶으면 파란색을
그만먹고 싶으면 빨간색을 펼쳐놓으라 했다.




브라질 식 칵테일이라는데...
같이 갔던 일행들 모두 물이라는데 한표씩~!!
그저 무슨 맛인가 보기 위해 시킨 것이므로.... ㅎㅎ

이런식으로 꼬치에 구운 고기를 와서 직접 잘라준다.



처음부터 소시지, 닭다리, 감자, 꽃등심, 안심, 마늘양념, 구운 파인애플 등이 계속 번갈아 나온다.








일단 계속 가져다 주는 것이 좋아서 잘라서 먹고 잘라서 먹고 했는데....
일단 배가 살짝 부르고 느끼함이 입에 머물러서 잠시 쉬자고 했다.
그리고 입가심을 하기 위해 맥주 하나를 시켰는데....
이때부터 크나큰 인내심을 가져야 했다.
다른 글을 읽어보니 이 집은 서비스가 빨라 음식물을 빨리 준다고 했는데...
맥주 한병을 시키니 5분이 넘도록 가져오질 않는다.
두어번을 다시 말했는데도 안준다.
나중에야 한병이 나왔는데 작은 병이라 추가를 하니...
그것도 5분이 넘도록 가져오질 않는다.
겨우겨우 가져온 상태에서 맥주로 입가심을 하며 입속과 뱃속의 느끼함을 가라앉힌 후
다시 고기를 달라고 녹색을 펴놓는데 보는체 마는체 한다.
종업원에게 두어번을 이야기 했는데도.... 안준다.
음식을 꼬치에 꿰어 가져온 종업원은 우리 테이블쪽의 녹색 표시는 거들떠 보지도 않은 채
다른 테이블의 손님들에게만 고기를 잘라주고 가져다주고 썰어주고...
뭐야...
아무리 날이 춥고... (추운건 상관없나?)
우리가 일단 한두판 끝냈다 하더라도...
그리고 새로 온 손님들이 먼저고 우선이라고 하더라도....
한 테이블도 아니고 대여섯 테이블을 다른 곳은 주면서 우리는 안주는거야?
바쁜건 이해하지만... 그리고 새로 온 손님이 우선이라는 것도 이해하지만...
이정도 되는 가게에서 이정도 되는 대접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건데...
시장통에서도 이정도로 기다리게 하지는 않는다.
이런 경우는 식당에 가서 가장 기분이 나쁜 경우중의 하나다.
결국.... 나중에 가져다 주긴 주는데...
이번엔 1분마다 가져와서 썰어주고 먹을거냐고 물어보고 잘라주고....
이거 뭐 병주고 약주는 것도 아니고....
물론 식당의 여러가지 면을 한번만 보고 함부로 판단하지 않긴 하지만
여러가지 특이한 점도 있고, 음식의 맛도 있고, 분위기도 좋고(음악은 별로지만) 한데...
이런 서비스라면 위의 여러가지 장점들이 한번에 상쇄되는거다.
게다가 2층의 두 종업원중 한명은 일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듯 서투르고...
뭐....
좋다.
한번으로 함부로 판단하지는 않으니까.
우리집도 식당을 할때 저런 경우가 없진 않았으니깐...
이번의 경우가 만에 하나 있을 그런 경우가 될 수도 있으니깐...
하지만 이정도 되는 음식점이라면 기본이 되는 서비스에서 다른 점수를 왕창 깎아먹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마지막으로 나온 커피 한잔을 마시고



다시 추운 길거리로 나온다.
분명한건 2시간에 걸쳐서 충분히 이야기하고 충분히 좋은 고기를 먹고 하기에는 좋은 집이다.
쏠로인 나로서는 나중에 옆구리를 따스하게 할 사람이 생기면 좋은 분위기에 이야기를 할만한 집이다.
비록 지인에게 융숭한 대접(내가 그럴 만한 사람도 아니지만)을 받아 기분이 좋긴 하지만...
기분이 좋은 건 좋은 사람들과 있어서다.
음... 내가 너무 먹어주기만 해서일까???
아니면 내가 너무 성질이 급해서일까???
아마도 성질이 급해졌다는 것도 인정하긴 해야겠다.
예전, 율촌 칡냉면(강서구청 옆)에 갔을때도 그랬는데... 좀 아쉽다.
그래도 음식은 맛있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더욱이.... 그 기다림만 빼면...
좋은 사람과 좋은 이야기를 하면서 보낸 시간이라 더더욱 좋았다.
분명 다음엔 내가 대접해드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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