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11월 27일 월요일... 새벽부터 많은 비가 내렸지요.
오후가 되니 차츰 빗줄기가 줄어듭니다.
짝퉁창렬님께서의 문자를 받고는 어떻게 할까 망설입니다.
음.... 그래....
비가 오는데... ㅇㅇ과 막걸리 한잔이란... 문자죠...
비가 오는 날은 왠만해서 지나치는 날이 없었죠...
비오는 날의 메뉴도 뻔 하구요...
그래서 좋다고 하니 몇 사람들을 더 섭외합니다.
광팔이 형님, 산족님....
하지만 소집한 사람은 갑자기 일이 생겨버리고...
광팔이 형님과 산족님과 산족님의 전 직장동료분과 저 이렇게 넷이서 먼저 만나 교대로 향합니다.
"교대요???"
아....
을지로가 아니라 교대라... 이렇게 멀리 갈진 몰랐습니다.
선두인 산족님을 따라 교대에 내려 이리저리 왔다갔다 추운 상태에서 방황하길 20여분...
겨우겨우 찾아간 곳에서도 자리가 없어 잠시 기다리랍니다.
짝퉁창렬님께서는 교대 와서 전화준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금새 자리가 나서 시킬 것은 시켰지요...
기본 반찬입니다. 새우젓... (그리고 뒤의 된장)


깍두기도 있네요...


부추입니다.


그리고 고추와 양파...


뭐... 따라나온 공기밥...


그리고 소주...


이만하면 무엇을 시켰는지 대충 감이 오시겠지요???
간 곳은 교대에 있다는 맛있는 순대집입니다.
백암순대라고 하는데.... 몇몇 분들이 이때까지 먹어본 순대중에 가장 맛있다고 하더군요...
저도 문득 기대가 됩니다만...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입맛이란 것은 굉장히 상대적이면서도 이기적입니다.
누구의 입맛에는 무척 맛있어도 누구의 입맛에는 아닐 수도 있고...
누구는 굉장히 즐겨먹는 것을 누구는 전혀 못먹을수도 있지요...
예전에 먹은 어떠한 음식도 각기 맛이 틀렸더랬습니다.
뭐... 그러니 누구 입맛이 정확하고 누구 입맛이 좋고를 떠나...
이런 분위기를 즐기자구요....
게다가... 전 에피큐어는 아닙니다.
그저... 먹을 것을 좋아하는 삼마일 뿐입니다.
먼저 순대국입니다.


순대국은 제 입맛에는 간이 싱거운 정도였습니다.
국물은 찌인 한 것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정도는 다소 아쉬움이 강합니다.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은 순대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기들이 들어있어서 그건 괜찮았습니다만
역시 건더기가 많다고 국물이 다 진하진 않습니다.
어느정도 진한 국물을 좋아하냐면.... "호남ㅇㅇㅇ"의 호남탕 같은 국물이 좋죠.... 흐흐흐
그리고 모듬순대가 나옵니다.
작은 순대, 큰 순대, 그리고 보쌈에 나오는 고기같은 편육....
이거 마음이 두근반 세근반 거리는데요???
개인적으로 순대를 아주아주 좋아하걸랑요....


고기의 육질도 훌륭해보입니다.


순대들은 더할 나위 없죠...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의 맛은 '부드러움'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순대를 하나 들고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버리는 그 달콤함이란...
보통 저런 순대는 저 안의 내용물과 피가 어우려지다가.... 약간의 씹힘을 즐긴다음...
약간의 질긴 순대피를 잘근잘근 씹어먹는 즐거움도 있었는데요...
이 순대는 완전히 피까지 흐물흐물 녹아버리더라니깐요...
아흐흐흐흐..
하지만... 고기는 좀 다릅니다.
보통 보쌈이나 수육이나 먹어주는 고기의 질감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고기마저 살점이든 비게든 순대와 마찬가지로 입안에서 그냥 녹아버립니다.
비게 특유의 쫄깃한 치감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아쉬운 느낌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저 접시는 '부드러움'의 극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체샷이구요....




초점이 또 안드로메다로 가버렸군요....


캬흐흐.... 또 먹고싶어지네...


메뉴판입니다.
싼 가격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 동네에선 꽤 유명한지 저희가 도착한 8시 경에는 거의 자리가 없었습니다.
국밥은 국과 밥이 따로 나옵니다.
(대구에서의 국밥은 국에다 밥이 말아나오고 따로국밥이 국과 밥이 따로 나오지요... ㅎㅎ)
오소리감투가 무언지 물어보질 못했군요.... 아쉽습니다.
우리가 먹어준 것은 순대모듬 특대입니다.
꽤 비싸지만... 네명의 남자가 먹어줄만 합니다.
약간은 모자르기 때문에 국밥 2개를 함께 포함하여.... ^^


진짜 찾아가기 힘들었습니다.
약간 애매해서... ^^
찾아가는 길은 단순합니다.
교대역 9번출구 나와서 길따라 올라가다 첫번째 왼쪽 골목으로 들어가다가
첫번째 오른쪽 골목(모퉁이에 편의점 있음)을 끼고 들어가면 바로 있습니다.
전화번호? 찍질 못했군요..


그리고 간단하게 '보고 또 보고'란 곳에 들어가 다섯명의 남자가 입가심으로 맥주를 한잔씩 합니다.


좋은 날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또 치킨 반마리에 맥주 한잔 하지만 않았더라면.... )
나중에 교대역 근처에 가면 맛있는 순대를 먹을 수 있게 되어 고맙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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