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1 소백산 국망봉
色+樂+狂2006. 5. 25. 02:03
관련글 : 소백산 철쭉 맛보기 산행(5/21) 공지
2005년 여름의 초암사~국망봉 산행기 : http://blog.empas.com/samma0/1050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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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때르릉~
"접선장소 변경~! 접선장소 변경~! 4호선 마지막 고잔역 6시 30분~!"
띵동~ 문자가 왔습니다.
"라져~!"
1.
월화수목금토일월화수목금토...
모든걸 끝내고 드디어 21일 일요일.
눈을 뜨니 5시. 다시 감고 알람에 또 눈을 뜨니 5시 반이다.
다행히 4시간 전에 차려놓은 준비물때문에 약간은 느긋하다만
5시 4분에 온 짝퉁창렬님의 문자에 다소 긴박감이 흐른다.
[고잔역이라고 하셨죵??]
허겁지겁 준비하고 출발
고속도로를 진입하여 버스정류장님과 접선.
그리고 고잔역으로 향한다.
고잔역에서 6시 45분경 짝퉁창렬님과 접선 완료.
운전대를 꽉 잡고 드디어 작전 개시.
2,
몇날 며칠을 피곤하게 살아온 터라 운전이 쉽지 않다.
일단 '문막'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다같이 간단히 하고 정신을 차리니
이 휴게소에만 버스가 수십대 정차하여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설마 이들이 모두 소백산 철쭉제를 가는 사람들은 아니겠지????
그런듯 하다.
다시금 출발하여 풍기IC를 나와 풍기역으로 향한다.
유명한 풍기의 김밥집은 아직 밥이 준비되지 않았고 우여곡절끝에 김밥집을 찾아 김밥까지 준비 완료.
원래 목표는 풍기역에서 버스를 타고 삼가리까지 가서 비로봉으로 오르는게 계획이었으나
역시나 서울에서 출발하는 터라 아침에 늦게 도착했고, 이로 인해 비로봉으로 올라
국망봉을 거쳐 초암사로 내려오는 코스는 실천 불가능.
다소 대원들의 양해를 구하고 차를 돌려 배점으로 향한다.
배점 입구 휴게소에는 이미 관광버스 두대가 서 있다.
어쩌랴. 그들과 엎치락 뒷치락 산을 올라야 한다는 말이렸다.
산행준비를 마무리 하고 본격적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매표소를 지나 대원들에게 일정을 간략하게 이야기 한다.
"배점-초암사-국망봉-초암사-배점, 원점회귀산행"
그렇게 산행은 시작되었다.
10시 20분부터 오르기 시작한 산행이 무려 7시간이 되리라고는 나조차도 생각하지 못했었다.
3.
미리 말씀을 드렸건만 소용이 없다.
역시 산에서 날라다니시는 분들이라 초장부터 꽤 긴코스이니 체력분배를 잘 해야 한다고 말씀드린게 소용이 없다.
나만 혼자 느긋하게 들꽃사진과 계곡사진을 찍고 올라가느라 한참 뒤처졌다가 따라붙었다 한다.
죽계구곡의 제9곡을 지난 후 계곡이 나올 때마다 말씀을 드리지만 별 관심 없으신 듯
두분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면서 산을 오른다.
후후훗.... 그 대화가 언제까지 갈지 두고보자구요... ㅎㅎㅎ
산이 가장 푸르른 계절이 언제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당당하게 오월이라고 하겠어요~!!!
죽계구곡의 계곡물이 줄기차게 흘러내린다.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내려올 때 저 계곡에 발을 담글 상상을 하니 즐겁다.
배점 주차장에서 10시 20분경 산을 오른지 50여분만에 초암사에 도착했다.
일요일이라 절에 볼일 있어 오신 분들도 계시나 초암사까지 차를 주차해놓고 초암사에서 산을 타는 분들도 많다.
초암사의 주차장이 가득 차 있다.
분명 소백산은 초암사, 희방사, 비로사에서 오르기 시작하면 30분에서 1시간 가까이 시간이 절약된다.
그러나 비로사는 그렇다고 해도(삼가리에서 비로사까지 오르는 길은 지루하다.) 희방사나 초암사는 입구부터 올라야 한다.
초암사는 더욱 그러하다.
배점에서 초암사까지는 죽계구곡의 제9곡에서 제2곡까지 8개의 계곡이 있어 그 모습을 놓치면 안된다.
초암사를 지나자마자 시멘트길이 아닌 본격적인 등산로가 나온다.
그리고 바로 왼쪽에 죽계구곡의 제1곡 금당반석이 나오는데.........
죽계구곡의 사진은 예전글(http://blog.empas.com/samma0/10505095)을 참고하시라...
우거진 수풀 사이길을 앞서거니 뒷서거니....
(사실은 첨부터 끝까지 맨 뒤에서.....)
11시 55분경 자그마한 동굴에 도착.
지난 해에는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혼자 들어가기 무서웠는데....
이번엔 들어갈 수 있을까??? 아니다.... 그래도 겁이 난다.
하지만 버스정류장님과 짝퉁창렬님은 용감하게 '동굴탐험'을 시도하신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어디까지 가세요~~~~
그만 가세요~~~~
뻐스님~!!! 짝퉁창렬님~!!!!!
우웽~~~~ 돌아오삼~!!!!
무사히 동굴탐험을 마치고 복귀하였습니다.
산을 오르기 시작한지 어느덧 두시간 가까이 되어간다.
확실히 두달간 산을 타지 못했고....
퇴직을 앞두고 2~3주간 음주가무에 찌들어 있었던 터라 몸이 버텨내질 못한다.
헥헥헥...
쉬는 동안 잠깐 누워서.....
이대로 자고 싶다....
하지만 아직최종관문이 남았다.
갑자기 가파른 길이 나오면서 계곡이 시작되는 물줄기 옆에 계단이 나온다.
이른바 절망의 계곡, 아니 계단....
지금부터가 약 40분동안 마지막 피치를 올려야 하는 곳이다.
어느새 짝퉁창렬님이 먼저 휙휙 올라가시고
버스정류장님이 척척 올라가시고
나는 맨 뒤에서 꾸역꾸역 올라간다.
계단을 지나 한참의 오르막을 다 오르면 봉두암이 있는 곳이 나온다.
도저히 힘들어서 안되겠다.
일행들을 꼬셔서 여기서 밥을 먹자고 했다.
이번엔 준비를 제대로 못해서 빈약하다.
캔막걸리도 가져왔으나 미지근해서 두어모금만 마시고 gg.
밥을 다 먹고 다시금 기운을 내고 산행 시작!!
그리고 오르다 만난 돼지바위...
예전엔 못보던 바위인데... 오호~
1000미터를 넘어야 이제서야 철쭉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국망봉을 오르기 위한 마지막 계단.
(내려올 때 세어 봤는데.... 250개가 넘는다.)
초암사에서 오르는 길 중, 첫번째 철계단과 두번째 나무계단, 그리고 이게 마지막 철계단이다.
이 계단을 다 오르고 나면 400미터정도 가파른 오르막길을 계속 오르게 된다.
그러다 보니 내가 이모양 이꼴이 된다.
빨리 체력을 키워놓아야 계획했던 전국산행일주를 제대로 할 수 있을텐데....
멀리 봄나물을 따가시는 아주머니.
왠지 기분이 나쁘다.
서울이나 대구에서 내려오거나 올라온 단체산행객들 중 절반 이상이 소백산의 나물과 야생화를 따가신다.
산길을 오르다보면 코를 탁 쏘는 더덕 향이 나오면 아주머니던 아저씨던 코를 킁킁 거리면서 더덕캐기에 여념이 없으시다.
한두분이 아니라 어떤 분들은 베낭 한가득 나물을 채우고도 모자라 웃도리에 또 한가득 안고 내려간다.
이런 산에서 자연산 나물을 캐어 자연산으로 먹는게 좋은 것임은 나도 안다만....
그래도 국립공원인데....
국립공원이 아닌 다른 산에서는 안되겠니?
드디어 2시 30분이 되어서 국망봉에 도착한다.
10시 20분부터 산행 시작한지 4시간만이다.
물론 중간에 식사를 한 시간도 있지만 올해는 많이 늦었다.
일부는 피었지만 아직 철쭉은 봉우리만 막 피어 오르는 중이다.
다음주나 다다음주가 아주 만개할 것 같다.
6월 4일 다시 와 보아야지.... ㅎㅎㅎ
국망봉에서 비로봉 가는 능선길에 울긋불긋 철쭉이 부문부문 피어있다.
국망봉의 한 바위에서 설정샷(1)~!!
설정샷(2)
설정샷(3)
국망봉 인증샷(1)
인증샷(2)
그리고 조금 쉰 다음 3시 10분부터 본격적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뻐스정류장님 다리 아프다면서 내려가는건 축지법이다.
산을 오를 때 날라다니셨던 짝퉁창렬님이 오히려 하산길에는 뒤로 처진다.
처음에는 후들거렸던 다리가 뻐스님 따라 뛰어내려오면서 많이 풀린다.
결국 하산길에 걸린 시간은 1시간 40분 정도.
세상에... 남들 두시간 반에서 세시간 걸리는 하산길을 1시간 40분만에 내려오다니....
중간에 내가 스톱~!! 을 외치고 죽계구곡의 제7곡으로 데리고 들어가지 않았으면
배점 주차장까지 2시간대를 끊었으리라...
계곡이 있는데 하산길에 탁족을 빼놓을 순 없으리라~!!!
닐리리야~ 니나노~~~~~
4.
그렇게 하산을 마치고 풍기 읍내로 내려가 진짜진짜 시골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어떻게 할 까 하다가 풍기인삼갈비집을 갔다.
풍기인삼갈비집에 대한 평은 짝퉁창렬님의 블로그(http://blog.empas.com/coutal/14005888)에서 확인을....
나 역시 풍기인삼갈비는 처음 먹어보는 거라 자신 없었다.
한 번 쯤 먹어 봤다는 인상밖에 가지질 못하겠다.
식사를 하면서 경상도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버스정류장님은 경상도 음식을 무척 싫어하시고, 짝퉁창렬님도 별로 좋아하시진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경상도 음식은 이렇다.
경상도 사람들은 음식을 맛으로 먹지 않는 듯 하다.
있는 것 자체로 국물, 밥풀 튀겨가면서 재밌게 먹는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히 맛을 찾지는 않는다.
경상도 사람들은 그렇게 음식에 대해 다른 지역의 사람들만큼 맛을 중요시하게 여기진 않는다.
있는 거 그대로 맛있게 먹는 방법, 재밌게 먹는 방법을 알 뿐이다.
그래서인지 타지역 사람들은 경상도 맛집이란 곳에 갔다가 실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전라도 음식이나 서울 음식에 비하면 반찬이나 음식의 맛 자체가 비교되지 않는다.
경상도 사람들은 타지방 음식을 먹으면서 감탄한다.(다만 싱거울 뿐이다.)
하지만 타지방 사람들은 경상도 음식에 다소 실망을 한다.
좋은 비교꺼리가 있다.
국밥을 예로 들어보자.
경상도에서는 국밥이란 뚝배기에다가 국과 밥을 같이 넣어서 김치 하나만 나와도 잘 먹는다.
따로국밥은 국과 밥이 따로 나오는거고 거기에 김치 하나 추가다.
전라도에서의 국밥을 보자. 국밥에 반찬이 매우 많다.
서울이나 다른 곳도 기본적으로 반찬이 많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나중에 다시한번 곰곰히 생각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조만간 전국을 돌아볼 예정인 나로서는...
하여튼, 입맛을 버린 두분을 위해서 이대로 경상도 음식의 진수라기 보담 입맛을 찾아주고 싶었다.
그냥 전화만 드리고 가려고 했는데 다시 전화해서 어머니께 김치찌게를 부탁드렸다.
우리 집 자랑하는 것 같아서 이곳에서는 글을 쓰지 않겠다.
짝퉁창렬님의 블로그에서 그냥 확인하시길.... http://blog.empas.com/coutal/14006263
참고로, 지치고 힘들고 입맛 버린 상태라 더욱 더 맛있게 느껴지셨을 수도....
(어머니는 경상도 분이시고 아버지는 전라도 분이시고 두분 결혼 하셔서 충청도에서 10여년을 사셨다.)
5.
맛있게 먹고 난 후, 이제 본격적으로 귀경길에 오른다.
버스정류장님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귀경길을 책임져주셨다.
짝퉁창렬님 먼저 내려드리고 다시 안산으로 궈궈해서 내 차를 끌고 무사히 집까지 들어오니
시간이 무려 1시가 넘었다.
꽤나 힘들고 고생스런 산행이었는데... 두분 괜찮으셨을지... 걱정이다.
나야 항상 고생을 사서 하는 걸 좋아하는지라.... 이런 경우도 좋고 저런 경우도 좋은데....
다만 철쭉이 만개하지 않아서 보는 이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지 못한게 아쉽다.
아마도 이번주 27~28일은 철쭉이 많이 필 것으로 예상되며
6월 4일까지는 좋은 볼거리를 볼 수 있을 듯 하다.
앞으로 몸을 다스리는 일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4개월간 계획했던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지 않겠나....
6월 초부터의 전국 산행일주...
아주아주 기대가 된다.
Special Thanks .... 버스정류장님, 짝퉁창렬님....
- 짝퉁창렬님의 후기 보러가기 : http://blog.empas.com/coutal/1400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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