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시원한 공기를 마시면서 매표소에 도착해 물어본다.
눈이 얼마나 왔냐고... 지난 3일동안 눈이 내렸단다.
흠... 좋아...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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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어느새 7시다.
이런~
전날 일 끝나고 피곤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고 내려와서 그런가.
그러고보니 금요일 밤 9시에 인천을 출발해서 영주에 도착하니 12시가 되었었다.
부랴부랴 일어나 씻고 짐을 챙기고 차를 끌고 풍기로 향했다.
풍기에서 김밥과 필요한 것들을 챙기고 풍기역 앞 인삼시장에 차를 세워놓는다.
버스 시간은 8시 20분. 10여분 남았다.
잠시 기다리면서 이날의 산행을 다시한번 계획을 해본다.
3월 1일 몇몇 사람들의 관악산 산행을 눈으로만, 그리고 글로만 바라보고 난 후 참 많은 속앓이를 했다.
1월 말에 산에 갔다 오고나서 한달을 쉬었더니 몸이 근질거리고 있는 상태에서 3월 1일의 당직때문에 같이 산행을 못했던 터라 속으로 꽤나 꿍시렁 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고등학교 동창의 결혼식이 3월 5일 영주에서 있다는 것을 생각해냈고, 원래대로라면 4일 서울 모임을 끝내고 5일 아침 일찍 내려가려고 했던 계획을 수정했다.
3월 3일 일 끝나자 마자 시골 내려가서 4일 아침 일찍 산에 오르고 5일 결혼식 참석하고 올라오는 것으로.
약간 힘들긴 하겠지만 그래도 생각만으로도 맘이 들뜨기 시작했다.
이후 소백산의 일기상태를 살펴보니 3월 1일부터 삼일동안 눈이 내렸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게 왠 떡이냐~!! 마지막 설경을 보기 위해서라도 꼭 가야겠다는 다짐을 다시한번 하게 될 수 밖에.
그러나 언제나 좋을 수만은 없는 법.
3월부터 약 한달 반동안 산불방지로 인하여 탐방로 제한구역이 설정되어 발표되고
내가 가고자 했던 '비로봉~국망봉' 코스가 그 제한구역에 들어가버렸다.
에효~
어쩔 수 없이 코스를 다시 수정하는 수 밖에 없다.
지난번 죽령에서 연화봉(천문대) ~ 희방사로 갔으니
이번엔 희방사에서 연화봉 ~ 비로봉 ~ 비로사 코스로 가는 걸로 하자.
그리고 다음에 비로사 ~ 비로봉 ~ 국망봉 ~ 초암사 코스를 밟아보자.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나 버스를 타고 희방사 입구로 향하면서 다소 다른 생각을 해봤다.
원점산행이 어떨까?
연화봉에서 비로봉 찍고 다시 돌아온다면???
이런 생각은 친절하신 매표소 직원분에게 8시간 걸린다는 얘길 듣고 바로 꼬랑지를 내렸다.
대신, 비로사 삼가리에서 풍기로 나오는 버스의 배차시간이 하나 새로 생겼단다.
예전엔 2시 쯤과 4시 쯤이어서 참 애매했는데 3시 20분에 또 하나 생겼단다.
오호... 괜찮은데??
그럼 이날의 산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
매표소 통과 시간 : 08:40
매표소에서 자연학습탐방로를 거쳐 희방사 초입 주차장까지 눈을 밟으며 올라간다.
꽤 많이 내린 것 같은데 나무에는 쌓이지 않았다.
희방사 초입 주차장에서 조금 오르다 보니 물소리가 장난 아니다.
날이 훠얼씬 많이 풀렸는지 얼음이 녹아 물이 졸졸졸 흐르는 소리가 계곡을 울린다.
희방폭포에서도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져내리고 사람들과 엎치락 뒷치락 하면서 희방사에 도착한다.
그리도 드디어나타난 깔딱고개~!
사진은 비록 찍진 못했지만 이 깔딱고개에도 눈이 참 많이 쌓였다.
안그래도 가파르고 힘든 깔딱고개가 눈이 내리니 더 오르기 힘들다.
게다가 밟고 올라가야 할 길을 몇몇 사람들이 비료포대로 미끄럼을 타고 내려온 흔적이 있는데
밟을 곳이 나오질 않는다. 에효~
억지로 억지로 끙끙대며 깔딱고개에 정상에 오른 시간 : 10:00
깔딱고개에서 여러 사람들과 잠시 쉬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와본지 쫌 되었는데 저기 있는게 뭐냐 - 그건 중계소다
오르는 길이 여기 깔따고개 말고 힘든 곳이 또 있냐 - 이젠 없다만... 철계단이 생겼다
댁은 어디까지 가느냐 - 비로봉 갔다가 비로사로 내려가련다
등등등...
그리고 숨을 돌리고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그러나 잠시 후, 세명의 남자들이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물어본다. 길이 끊겼다고.
얼래? 예전 길인데... 아마도 보호때문에 줄을 쳐놓고 입산금지라고 표시가 되어 있다.
흐음.... 사람들이 지나간 발자국이 보이지도 않고...
뒤따라 올라오던 사람들도 난처한 모습을 보인다.
나 역시 잠시 생각하다가... 스패츠를 꺼내 착용했다.
어찌되었든 다시 내려가서 길을 찾아도 되겠지만, 이 길은 예전 내가 아는 길인데...
그럼 뚫고 가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무릎까지 쌓이는 눈길을 어찌 그냥 갈 수 있겠는가.
스패츠를 장착하고 먼저 약간 코스를 돌아 올라가보니 다시 사람의 발자국이 보인다.
"올라오세요~"라고 소리치고 열심히 올라간다.
그리고 10시 40분쯤?
드디어 연화봉에 도착을 했다.
세상에~ 왜이리 따뜻한거지????
연화봉에서 중계소 쪽~!
중계소 왼쪽의 하얀 봉우리가 지난번 소백산행 때 길을 잃고 잘못 올라간 "옛 중계소 자리"이다.

연화봉에서 제1연화봉을 거쳐 비로봉 쪽.
저 길을 가야 한다. 야호~

일단 올랐으니 셀프 한 컷~!
(자체 심의에 걸림)

스패츠를 신은 채로도 무릎 아래까지 푸욱 푸욱 빠지는 눈.

자...
연화봉에서 비로봉으로 가는 능선은힘들지만 재미있다.
연화봉에서내려가는 길을 꽤 가파르다. 눈이 쌓여있다보니 아이젠을 하고서도 미끄러지면서 내려간다.
그리고 다시 제1연화봉으로 오르는 길을 만난다.
휘유~ 계단이다.

비로봉이 멀리 보인다.

눈꽃은 화려하진 않다.
그러나 아름답다.

이녀석은 올 때 마다 찍게 만드는군... ㅎㅎ


이건 참 재밌다.
능선 뒷쪽으로 빛이 잘 드는 곳에 눈이 녹아 내리다가 얼어붙은 것이다.
날이 점점 더 따듯해지고 있다.

이건 좀 특수효과좀 줬다.
그래봤자 Auto Contrast지만...

연화봉을 출발한지 약 1시간 40분만인 12시 40분경 주목관리소(대피소)에 도착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식사를 해야지.
김밥 한줄(원래 두줄 샀는데 한줄은 아침을 먹지 않은 터라 연화봉에서 꿀꺽)
그리고 컵라면
캔막걸리
김치... 으흐흐ㅡ흐

다 먹고 본격적으로 비로봉 오르기 위한 사전 준비.
귀마개, 안면마스크, 안경 등등 준비 완료~!
이제 올라보자~!!!

허어... 그러나 왠걸~
이날은 정말 따듯했다.
비로봉에서도 바람은 그리 크게 불진 않고.... 날도 따듯하고...
휴우....
비로봉에서 국망봉 가는 길쪽으로...

이번 산을 타면서 느낀건...
눈길을 쉽게 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비록 앞서 간 사람들이 길을 만들어줬지만
그 길을 따라가다보니 쉽게 지치고, 균형을 잡기 힘들어진다.
이 길을 왕복해서 원점으로 돌아갈 생각을 했다니 나도 참 겁도 없다.
비로봉에서 국망봉으로 향하는 길을 바라보고 4월이나 5월쯤 다시한번 오리라 생각했다.
저 길을 정복해야만~~!!! 소백산의 능선을 왠만큼 다 돌아본 것이라 생각이 든다.
왠지 사명감이 생기는데...
나중에 국망봉에서 마구령이나 고치령까지도 가볼만 할지도.
비로봉에서 비로사까지, 삼가리까지 내려와 시계를 보니 15:00다.
08:40분부터 15:00까지.
6시간하고도 20분을 탄거로군.
근래 들어서 꽤나 길게 산을 탔다. 하하하~!
한달만이어서 그런지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음을 새삼 실감한다.
몸보신이 아니라 체력관리를 다시 해야할 필요가 있다.
날도 풀리겠다.... 자전거와 등산을 다시금 병행할 때가 다가오고 있구나... ㅎㅎ
하여튼...
소백산에 오를 일은 몇 번 더 있을테니 너무 조급해 하지 말자.
목표 :
4월 : 가능하면 비로봉 ~ 국망봉 코스(거의 실현 불가능이지 싶다. 그때 무척 바쁠때이니....)
5월 : 철쭉코스(비로봉 ~ 연화봉)
7월 또는 8월: 초암사 ~ 국망봉 코스(들꽃을 보러 가야지)
아마도 가을 쯤... 국망봉에서 마구령까지 도전을 해 봐???
상상만으로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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