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스토리(2) - 소백산 산행(6)
色+樂+狂2005. 2. 1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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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주목에 피어있는 하얀 눈들.
드디어 비로봉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비로봉 능선을 따라 왼쪽으로는 국망봉 가는 길...
중간쯤에 주목관리소이자 대피소가 보인다.
저기서 점심을 먹기로 다짐했다.
여기서 조금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이 사진을 찍은 곳... 이곳에서... 조금 더 내려갔는데...
갑자기... 주변이 조용해졌다.
조용해진 주변에서... 단지 들리는 소리는 새소리였다.
새 한마리가 울고 있고 바람소리도 주변의 사람소리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내 숨소리와... 코를 훌쩍거리는 소리 외에는 갑자기 적막에 휩싸인다.
이런 산꼭대기에서...
참 묘한 느낌이다. 저 앞에만 가도 바람소리가 시원하게 들릴텐데...
희방사에서 6km... 비로봉까지 600미터...
주목관리소이자 대피소 내부.
여기서 컵라면과 주먹밥으로 점심을 요기했다.
12시 20분.
사진을 찍지 않고 그냥 왔으면 아마도 1시간 반?만에 도착했겠지.
사진찍느라 시간을 많이 보냈다.
비로봉 올라갔다가.... 국망봉까지 가기는 힘들것 같다.
비로봉에 올랐다가 내려온 사람들이 한번씩은 여기 들리는 것 같다.
전부다 내려와서는 힘들어 죽겠다고 한다.
바람이 장난 아니라고 하면서 얼어붙은 손과 얼굴을 한참 문지르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점심 요기 후 몸을 녹이고 다시 완전무장을 점검하고 나머지 4~500미터를 출발했다.
주목군락지.
지금은 완전하게 풍경을 잡지 못한게 아쉽다.
드디어 비로봉 정상 도착!
13:09
멀리 보이는 천문대와 연화봉
올라온 길...
국망봉 가는 길...
이정표...
국망봉 가는 길과 하늘...
정상에서 다른 사람들 모두 바람에 못이겨 오래 있질 못한다.
그러나 지난번에 왔을 때 보담 바람이 약한 듯 하다.
완전무장을 해서인가?
다른 사람들이 나의 완전무장이 부러운지 눈길을 한번씩 보낸다.
1시 12분.
이대로 국망봉까지 가는데 1시간 반, 초암사까지 내려오는데 1시간 반...
힘들 것 같다.
지금부터 천천히 비로사쪽으로 내려가면....
두시간....가량이면 삼가매표소까지 가능하지 싶다.
이번엔 국망봉을 포기하자.
대신.... 올해 철쭉제때는.... 국망봉을 정복해보리라.
아쉬움을 뒤로하고 비로사쪽으로 하산길을 재촉했다.
완전히 삼가리까지 내려온 시간은 3시 반.
맥주 한잔을 걸치고 버스가 오기만 기다린 후 버스를 타고 영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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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했던 산행을 완전히 달성하진 못했다.
국망봉 능선과 초암사, 죽계구곡을 지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러나 산행이 어찌 한번 뿐이랴.
그 산을 한번 올랐다고 그 산을 정복한 건 아니거니와...
나 역시 산을 정복하기는 싫다.
산은 정복당하는 대상이 아니다.
인간에게 자연과 인생의 더불어 삶을 알려주는 여신이리라.
비록 이번에 눈이 오질 않았으나.... 연화봉에서 본 눈꽃들과 능선에서 만난 눈길들...
행복에 겨워 연신 셔터를 눌러대어 오히려 사진을 찍으러 산을 올랐던 것이 아닌지 반성해본다.
그러나...
이번 산행은... 정말로 행복했다.
소백산이여....
다음에 또 만나자....
다음에도 또 한번 반겨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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