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29일 전날 일이 끝난 시간이 밤 10시 반.
일찍 들어가 다음날 산행을 위해 준비하고자 했는데 같이 퇴근하는 직원이 당구 한게임 치자고 해서 당구치고 집에 들어가 맥주한잔 마시고 잔 시간이 새벽 두시.
자... 이제 30일. 토요일.
아침에 피곤한 상태에서 눈을 뜨긴 했는데...
그렇지 않아도 작은 눈이 더욱 작아지고... 술도 안깨고...
산에는 가긴 가야겠는데... 에효....
결국... 집에서 밍기적밍기적 대다가 나온 시간은 9시 50분경.
날씨를 보니 많이 흐리다.
그런데 날이 흐린게 아니라 안개가 짙게 낀것같다.
하여튼 버스를 타고 전철역에서 인천지하철을 타고 부평에서 전철을 타고...
장장 두시간에 걸쳐 도봉산역까지 도착하니 어느덧 12시.
휘유.... 저녁에 약속도 있으니 오래 타진 못하겠다. 한 4시간 정도?
일단, 김밥을 사고 겉절이는 서비스로 달라구 하고 소주 200ml 짜리 하나를 가방에 넣고...
무척이나 더울 것 같아 맥주 한캔 마시고... 1리터짜리 생수를 하나 사서 가방에 넣고...
옷을 반팔로 갈아입고 산행을 시작했다. 12시 20분쯤...
어디어디로 갈까....
짧은 코스로 찍고 내려오는건 재미가 없을 것 같다.
좀 빙빙 돌아가볼까?
허... 도저히... 코스가 안나온다... 4시간 코스가...
흠..... 일단 올라가는건....
매표소 - 금강암 - 성도원 - 마당바위 - 신선봉
그리고 내려오는건... 어쩔까나... 포대능선 타자니 시간이 쫌 걸릴 것 같고...
지난번처럼 주능선 타고 우이동으로 가는 것도 시간이 걸릴 것 같고...
6시까지는 삼선교에 가야하니깐.... 어쩔 수 없지.
용어천계곡쪽이나 거북골 쪽으로 내려가자....
약간 발걸음을 빠르게 하고 걷기 시작.
2~30분쯤 걸었을까?
성도원 지나고 마당바위 올라가면서 지치기 시작.
왜 이럴까? 지난번에는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른 코스였는데...
몸이 너무 무뎌졌구나..
매일 늦고 술마시고 하다보니 몸이 정말 무뎌졌구나... 에효....
진짜 마당바위까지 올라가는데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무릎에 힘이 풀리고 헤롱헤롱 하면서 억지로 마당바위까지 올라 휴식.
날이 무척이나 덥다.
1시 5분경 마당바위 도착.
여기에도 들고양이가 있다.
생각보다 살 많이 쪘네.... ㅡㅡ;;


잠시 숨을 고르고... 시계를 보니 1시 10분정도..
이제 깔딱고개를 넘어 쉬는 곳까지는 가야 하는데...
마당바위에서 몸을 일으키니 다리가 후들거리네.
몸상태를 다시한번 점검하고 나서...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다시 부여잡고 일으켜서...
억지로 억지로 쉬는 곳까지 32분에 도착.
이제 정상 남았다.
10여분을 다시 쉬고...
준비...
출발!
1시 55분경 신선봉에 우뚝 서다.
그런데 왜이리 날파리가 많지???
어린 학생들이 바로 밑에서 사진을 찍느라 밀고 당기고 하는데...
위험하다.
장난칠게 따로 있지...
뒤따라 올라오시던 한 아주머니가 학생들을 나무랜다.
길 막지 말고 비키라고, 그리고 위험하니까 장난을 아래에 가서 하라고...
암.. 그렇고 말고...


정상에서 셀푸샷 하나 찍고 주변을 둘러본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는다.
절대 내가 비정상이 아닌데...
어째 울 회사 사람들은 다 나보고 비정상이라 그러는거지?




만장봉인가? 저길 올랐다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다.
보기만 해도 겁이 난다.
사진 찍을 땐 몰랐는데...
이렇게 땡겨서 화면으로 보니 ... 으아....
정상에서 내려와 포대능선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정표를 보고 주봉 옆으로 해서 내려가기로 결정하고....
적당한 자리를 잡아 점심상을 폈다.
그리고 회사로 전화 걸어 한사람 약올리고,
몇몇 사람들에게 전화 걸어 몇몇 사람 약올리고...
김밥에 겉절이를 얹어서 와삭 물어버리고 씹고...
그리고 간단하게 한잔 캬하~~~
따가운 햇살아래 시원한 바람과 함께....
캬하~~~






가볍게 식후 땡 한번 찰칵 하고...
하산 시작...
시간은.... 2시 40분... 어느새...
제시간에 내려가려면... 빨리 내려가는 것도 좋지만...
안가본 길로 가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 택한 코스...
주봉 옆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이 길이 용어천계곡쪽으로 내려가는 길 맞겠지?
앞서 내려가는 한 부부의 뒤를 살금살금.. 조심스레 따라 내려갔다.
중간에 길이 갈라지길래.... 갈림길에 쉬고 있던 다른 부부에게 길을 물어보고는 왼쪽길로 내려간다.
뒤 따라 가려다가... 길을 알려준 아저씨가 부인 되시는 분을 자꾸 부른다.
부인되시는 분은 힘들다고 중간에 쉬시는 모양인데...
그 아저씨는 여기 절경이 있다고 오라신다.
그 말에 흘깃하여 내가 먼저 그쪽으로 나가보니...
히야... 절경은 절경이다.
산행로에서는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던 절벽들이 저렇게 잘 보이다니...
여긴 진짜 절경이다.




이번 산행에서 가장 속 시원하게 마음속에 담은 장면...
비록 사진으로는 다 표현 못하지만 아직도 머리 속에는 그 장면들이 남이있다..
와우~


이건 내려오다가 희한하게 생긴 바위를 찍은건데...
뭐 같다만... 뭐가 뭔지 모르겠다.
분명한건... 눈 비스무리한 것도 보이고, 코도 보이고... 입도 보이는데...
개라고 하기엔... ㅡㅡ;;
그래도 재미있게 생겼다. 흘흘흘...


하산 후 1시간 가량을 내려오다보니... 어래? 왠 불상이???
깜짝 놀래 바라보다가...... 별로 맘에 들지 않아서 다시 뒤로뒤로... 밑으로 밑으로...


4월... 푸르른 4월....
어느새 산은 옷을 갈아입었다.
연두색이긴 하지만....
저 시원한 연두색을 또 언제 볼 수 있으랴...
4월... 5월....
봄이기에 가능한 것이겠지...
바람이 연두색 잎들 사이로 지나가는게 보인다....
(물론.... ㅡㅡ;; 농담)
3시 40분경...


아... 좋다...
이쪽 계곡쪽도 볼만한게 많구나....
흐음...
다음번에 올때는.... 포대능선이나 보문능선을 타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특히나 계곡쪽은...
내려올 때 발 담그고 싶은 욕망이 꿈틀꿈틀...
먼저 발 담그고 있는 사람들과 같이 그늘 밑에서 한숨 자보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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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의 온도가 29.5도였다고 한다.
산에 올라갈 때 힘들었던 이유가 더워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점심을 먹을 땐 괜찮았고... 내려올 때도 괜찮았다.
그러나 내려오고 난 후... 버스타고 삼선교로 와서
사우나 들어가서 씻고 사우나 하고 나오는 순간.... 더위먹었구나 라는 느낌이 팍 들었다.
찬 바람을 맞는데도.... 계속해서 땀이 나고 팔과 이마에 식은 땀이 계속 난다.
와우...
저녁 먹으면서 배탈난 듯... 화장실을 몇 번 들락날락 거렸다.
아무리 찬 바람을 맞아도 계속 땀이 나고 열이 난다.
저녁 회식자리에서 속이 거북한 듯....
그래도 마실 건 마셔주고 먹을 건 먹어줘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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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1, 2차를 끝내고 나머지 사람들과 전철을 타고 집으로 향했다.
다른 사람들은 동대문운동장에서 갈아타고... 난 서울역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조금 더 가야했다.
그리고...
잠깐 자리가 나서 앉은 후... 눈을 떠보니... 밤 12시... 안산역이다.
ㅡㅡ;;
인천까지는 가깝긴 하지만 대중교통은 없다.
택시타도 시외라 30000원 나온다.
바로 찜질방 들어갔다.
p.s 2
아침에 찜질방에서 나와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7시경... 일찍 버스를 타고 인천까지 가려고 했는데...
이런... 안산에서 인천가는 버스 첫차가 8시 50분인가... 55분이다.
결국.... 다시 전철을 타고 안산-금정-구리-부평-인천터미널로 약 1시간 반 가량 걸려서 다시 돌아와야 했다.
p.s 3
집에 들어간 시간은 9시 40분.
대충 땀 씻고 면도하고 옷갈아입고 집을 나간 시간은 10시 40분.
종로5가 까지 12시 반까지 가야 한다.
또 전철타고 서울로... 서울로....
그리고 결혼식 참석.
뒷풀이 하자는거 사양하고 집에 들어온 시간은 오후 4시...
빨래좀 하자... 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