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스토리(2) - 소백산 산행(1)
色+樂+狂2005. 2. 13. 12:51
지난 소백산 이야기 : 다섯 번째 주말 - 소백산(2)
작년 설날 소백산 이야기 : 설 연휴... 어떻게 보내셨나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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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계획한 일이었기에.... 전날 열심히 짐을 꾸리고 잠을 잤다.
그리고 2월 10일 .... 눈을 뜨니 또 새벽 5시 반.
어떻게 된게 명절이니만큼 아침 늦게까지 푸욱 자야 정상인데...
삼일동안 매일 5~6시에 일어나냔 말이다...
것도... 밤새 잠을 설치고... ㅡㅡ;;
하여튼 씻고... 이것 저것 준비하고 집을 나섰다.
택시를 타고 버스정류장에 갔더니... 이런 첫차를 4분 차이로 놓쳤다.
으윽...
바로 다음에 오는 버스를 타고 풍기까지 갔더니...
이런... 또 4분 차이로 희방사 가는 버스를 놓쳤다.
이거.... 별로 운이 좋지 않다.
집을 나올 땐 깜깜한 새벽이었는데.... 벌써 동녘이 터온다.
어쩔 수 없이 풍기에서 편의점에 들어가 간단한 아침 요기를 하고 풍기역으로 와서 바람을 피한다.
오늘부터 추워진다더니... 바람도 많이 불고... 어제보다 확실히 춥긴 춥다.
대신 하늘은 맑을 것 같다.
아침 일출을 산에서 보긴 그른 것 같고...
어느새 7시 20분이 되자 희방사 가는 버스가 도착을 했다.
버스를 타고 희방사쪽으로 가는데 동쪽에 열심히 해가 떠오르고 있다.
소백산 꼭대기는 햇살이 벌써 절반을 비추고 있고...
구름 위로 떠오르는 태양은.... 버스 안에서 봐도 멋있다.
이래서 일출을 많은 사람들이 보려고 하는 것일까?
지난 1월 1일에 봤던 일출과는 많이 틀리다.
버스에서 봐야 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조금만 더 일찍 집에서 나올껄.... ㅡㅡ;;
희방사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7시 35분.
산행 시작이다.
버스에서 내린 사람은 나와 어느 부부.
그 중년 부부는 나보다 성큼성큼 앞서서 열심히 올라갔다.
나야 뭐 느긋하게 계획했으니... 꾸준히 체력을 안배하고 오르려 다짐했다.
매표소에 돈을 낼 준비를 하고 다가서는데...
얼래? 매표소가 문을 열지 않았다.
거... 참.... 횡재다. 1600원...
탐방로 쪽을 통하여 희방사로 올라가기로 했다. 희방폭포 있는 쪽이다.
이미 폭포는 꽁꽁 얼어붙어있었다.
그리 큰 폭포는 아니지만 그래도 여름엔 꽤나 시원한 폭포수다.
폭포 옆의 철계단을 삐걱거리며 올라가니 바로 주차장이 나온다.
원래 여기까지 차를 끌고 올라올 수 있다. 비록 차량 입장료를 따로 받긴 하지만...
차가 없는 경우 입구에서 올라오면 약 40분 가량 걸린다.
다시 희방사까지 올라가다보니... 어느새 희방사가 보인다.
솔직히 희방사의 신축건물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2년전 여름에 올라올 땐 막 짓고 있었는데...
내가 기억하는 희방사의 옛 모습이 더 정겹다.
종교가지고 뭐라고 할 만한 입장은 아니지만....
절의 옛 모습이 바뀌고 변해간다는 것은.... 왠지 거부감이 든다.
희방사에 거의 다 도달해서 올라가는 길 너머로 산꼭대기에 금빛이 비춘다.
아침 햇살이 산 정상을 비추는 모습일텐데...
이쪽 길은 아직 나무에 눈이 없는데... 산꼭대기에는 눈이 쌓인걸까?
그런것 같다.
저 산 정상의 눈꽃들이 과연 남아 있을까?
마음이 설레인다.
희방사의 오른쪽에 있는 범종을 끼고 돌아서면 본격적인 등산로가 나온다.
여태 올라왔던 길과는 다른...
능선에 가려 아직 녹지 않은 눈들 사이로 사람들의 발자국이 길을 내고 있다.
오랜만에 온 길이어서 그런지 반갑다.
열심히 길을 오르다보니 나무 하나가 눈에 띈다.
Y자 모양으로 되어 있는 나무인데... 처음에는 뒷 가지들 보고 나무 두 그루가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조금 더 옆에서 살펴보니 참 기하학적으로 생겼다.
쇠꼬챙이같은 갈라진 가지 뒷편으로 하나의 뿌리에서 또다른 기하학적 나무가지가 뻗어있다.
자세히 보니.... 좌표를 보여주는 것 같다.
X축, Y축, Z축...
녀석의 이름을 모른 채 신기한 모습만 카메라에 담고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4~5분을 더 올라가니 드디어 나왔다.
드디어...
희방 깔딱고개...
정확히 말하면 희방 깔딱재.
그렇지 않아도 여기까지 꽤나 가파른 산길을 올라왔지만 여기 깔딱재도 만만찮은 길이다.
희방사에서 오르는 길 중 가장 힘든 길이기도 하다.
희방사 입구에서 여기까지 한시간.
이 깔딱재를 열심히 오르면 몇분이나 걸릴까?
계단을 싫어하긴 하지만 이러한 돌계단은 괜찮다.
열심히 오르니... 10여분만에 깔딱재 정상에 도착했다.(ㅡㅡ)
눈부신 햇살이 깔딱재를 비추고 있다.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셀푸 안찍을 수 없지... 흐흐흐
여기 깔딱재부터 연화봉까지는 그리 가파르지 않다.
능선을 따라 쭈욱쭈욱 오르기만 하면 된다.
물론 중간에 약간의 계단이 나오긴 하지만비로사에서 비로봉 올라가는 것만큼은 아니다.
천천히 발을 디디면서 나가는데... 갑자기 주변이 하얗게 변한다.
눈이 많이 쌓여있다.
아니... 녹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이곳에만 눈이 내린 것일까?
아까 희방사에서 봤던 하얀 산 정상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저 멀리 통신대의 모습도 보인다. 멋진 광경이다.
그리고 한 20여분을 더 올랐을까?
갑자기 나는 말을 잃어버린다.
내 눈앞에 드러나는 환상의 세계...
산을 오르는 것도 깜빡하고...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가 연신 카메라를 들이댔다.
찍고... 몇 걸음 더 가다가 또 찍고...
찍고...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이걸 보기 위해 산에 오른 건 아니지만...
지난번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소백산이 나를 이렇게나 반겨주다니...
말이 필요 없이... 사진으로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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