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평해를 지나 월송정 쪽으로 가다보니 논가에 무언가 꽥꽥거린다.
오리들이다.


얼마전에 TV에서 놔왔던 모습들
친유기농법으로 약을 쓰지 않고 논을 해충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겠지
그런데 그것과는 다른 또다른 이유도 있었던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기억이 안난다.
TV좀 제대로 볼 걸
월송정 입구를 지나 조금 더 가다보니 구산해수욕장이 나온다.
입구에 들어가는 차들로부터 주차비인지 입장료인지를 받고 있는 요원들을 지나쳐
해수욕장으로 들어섰다.
입구에서 약 20미터 들어가는 동안 양쪽으로 늘어선 솔밭에 많은 텐트가 쳐 있었다.
슬쩍 돌아보면서 생각하길 꽤나 크다라는 것과 굉장히 조용하다라는 것.
해수욕장은 조용했다.
이렇게 많은 텐트가 있고 야영장이 꽤 큰데도 해수욕장은 조용했다.
저녁시간이어서 그런가
하기사 벌써 7시 반이 넘었다.
여기에 도착했다는 증거로 사진한장 찍고 야영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주변을 살폈다.




일단 야영장은 식수대가 가까워야 한다.
그리고 화장실도 샤워장도 주변에 있으면 좋다.
이렇게 텐트가 많이 있으니 그럴만한 자리가 있을까 걱정했으나
샤워장 바로 옆에 식수대가 있고 그 안쪽에 약간의 공간이 보였다.
이곳 구산해수욕장엔 대부분 가족단위로 와서 그런지 텐트들이 크다.
덕분에 나의 1인용 텐트를 칠 공간은 의외로 몇군데 가까이 있었다.
먼저 자전거로 공간을 찜해놓고 배낭을 내려놓았다.
자리를 살피고 텐트를 치려고 하는데 옆 텐트에 계시던 분이 사투리를 쓰면서 말을 건넨다.
자전거타고 여행하냐고
어디서 왔냐고
경주서 출발해 여기까지 3일째라고 하니까 재밌는지 이것저것 물어보신다.
텐트를 다 치고 짐정리를 하고 저녁먹을 준비를 하는데 나를 부른다.
대게를 사왔으니 같이 먹자고




두 가족이 놀러왔다.
다 학생때 CC였던 가족이었고 두 아저씨(?)의 고향은 안동이다.
양쪽 다 아들이 하나씩 있다.
부인되시는 분들도 아름답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대게와 맥주를 실컷 먹었다.
여기 구산해수욕장은 조용하고 시끄럽지 않아서 벌써 3년째 온다고 했다.
확실히 그렇다.
해변에서 폭죽소리가 들리니까 아이들이 폭죽쏘러가자고 보챈다.
대충 자리를 정리하고 고맙다고 인사한 뒤 텐트로 돌아왔다.
샤워장에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어느새 폭죽을 다 쏘았는지 두 가족은 삽겹살을 구워 먹고 있었다.
삼겹살침만 꿀꺽 삼키면서 자리를 정리하고 있는데 나를 부른다.
야호~~
덕분에 삼겹살과 소주 실컷 먹었다.
비록 모래가 서걱서걱 씹히긴 했지만
모자라서 내가 소주를 두병 더 사왔다.
같이 사진을 찍고 메일로 보내주기로 했다.




저 가족들을 보니 참 부럽다. 이렇게 친한 친구들끼리 여행도 하고
무엇보다 CC끼리 결혼하여 재밌게 살아간다는 것이 가장 부럽다.
나는 대학시절 무엇을 했었나.
아무것도 한 것이 없었나
아니다. 나 역시 많은 것을 했으나 단지 여자만 사귀지 않았을 뿐이다. 흠흠..
p.s
여기 구산해수욕장의 화장실은 밖에서 보면 펜션처럼 생겼다.
참 깨끗하고 아담하다.
그러나 안에 들어가면 크고 잘되어 있다.
해수욕장의 바다 위에 달이 떠 있다.
출발할때는 완전한 보름달이었는데 지금 보니 약간 일그러져 있다.
벌써 31일 이후로 3일이 지난거니까




3일차 코스 : 월포해수욕장-삼사해상공원-강구항-해맞이공원
-축산- 대진해수욕장-고래불해수욕장-평해-백암온천-구산해수욕장
총 길이.... 108.7km
가장 힘들었던 곳 : 축산-대진, 평해-백암온천
총 시간 : 08:30 ~ 1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