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2/16, 청계산

色+樂+狂2008. 2. 21. 12:30
2월 6일. 룰루랄라~ 즐거운 토요일. 하지만 토요일이라고 늦잠을 자다간 큰일난다. 평일과 똑같은 5시 50분에 기상을 한다. 하품 두어번과 냉장고에 가서 시원한 물을 마시고 정신을 차린 후 주전자에 물을 받아 렌지 위에 올리고...그 동안 씻고 나오니 뽀글뽀글 물이 끓고 있다.역시 양은 주전자가 쵝오!
끓인 물을 1.5L 보온병에 담고 방으로 가져온다.그리고 배낭에 여러가지 준비물들을 넣어본다. 여분의 속옷, 카메라, PMP, 스틱, 아이젠, 스패츠, 방석, 보온병.... 귀마개, 마스크, 장갑 등등등... 아차차! 문득 책장에 넣어둔 보드카가 눈에 띈다.손바닥만한 간이 병에 보드카를 넣고는 가방에 꼭꼭 집어 넣는다.그리고 마지막으로 컵라면을 챙기고 배낭끈을 동여맨다.

이제는 옷을 입어야지.등산용 속옷과 새로 산 짚업 티, 겨울용 등산바지, 등산양말, 그리고 겨울용 등산점퍼를 입었다. 새 옷이 두개나 있다. 기분 괜찮은걸~ 모든 준비가 다 되고 난 후 시계를 보니 어잌후!~! 어느새 7시... 빨리 가야지.
내가사는 곳에서 15분 정도를 차로 달려가면 1호선 '직산'역에 도착하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1호선을 타고 금정역까지 와서 4호선으로 갈아탄다. 그리고 인덕원까지 와서 두리번두리번 거린 후 2번출구 바깥으로 걸어나간다. 출구 바깥으로 나가는 순간 바람과 함께 찬 공기가 폐속으로 몰아닥친다. 8시 40분. 다행히 일찍 도착했다. 9시 집합시간에 맞추어 왠일로 사람들이 이렇게 빨리 모이나? 10명의 인원 중 마지막으로 온 인원의 도착시간이 9시 5분.




인당 회비 5천원씩을 내고 물건들을 산다. 일단 개인에게 1인당 물 500ml와 컵라면이 제공되지만 나에게는 찬물도 있고 뜨거운 물도 있고 컵라면도 있다. 이럴줄 알았으면 물도 컵라면도 안가져올걸 그랬나? 지난번 북악산 산책때도 제 배낭에 막걸리 5병과 물 1.5L가 들어갔던 것을 생각하여 이번에는 배낭무게를 확 줄여서 왔다. 이번에는 막걸리 3병과 편육 2개만 들어가니 배낭이 너무나 가볍다. 그러한 배낭을 메고 다들 버스를 타다.
버스에서 내리고 청계사로 오르기 전에 다들 온몸을 비틀며 준비운동을 한다. 그래... 겨울 산 탈때는 준비운동을 하긴 해야 하지만..... ... .. .



그렇게 몸을 푼 다음 조용하고 아름다운 산행을 시작한다. 토요일인데 사람들이 생각보다 없다. 차가운 공기속에 몇몇분들의 뒤를 따라가다보니 알코올 냄새가 풍기기도 한다. 바람이 불지 않아 차가운 공기가 굉장히 깨끗하게 느껴진다.
단체사진을 뒤로 하고 본격적으로 산을 타기... 위한 곳으로 가는 중이다. 이 비탈길의 위에는 무엇이 있을까?






와불이 있다. 와불이 누워서 반겨준다. "아침해가 떳으니 이제 일어나시죠??? ^^;;'"
자~ 와불을 뒤로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나는혼자 산을 타다보면 샛길로 자주 빠진다. 이날도 샛길로 자주 빠졌는데 대부분 남들보다 더 빠른 지름길이다. 하지만 딱 한번! 잘못된 샛길로 빠져 남들보다 한참을 더 빼앵 돌아서 와야 했다.
일단 주 능선으로 오르자마자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영하 몇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람때문에 금새 얼굴과 귀가 얼어버리는 것 같다. 모두들의 얼굴이 다소 창백해지고 다시금 귀마개나 목도리를 통해 무장을 한다. 물론 안해도 되는 사람도 많다.
날이 춥네... 하지만 하늘은 맑은걸...
저 멀리 관악산이 보인다. H님과 나중에 관악산 새로운 코스를 타보기로 약속(?)한다. ㅎㅎ
육봉이닷!!! ㅋㅋ




반대쪽을 돌아보니 저기가 청계산 정상이로구나. 오른쪽의 봉우리가 아마도 석기봉이지 싶다. 저 석기봉으로 갔다가 정면의 정상 왼쪽편에 망경대가 있는데 오늘의 코스는 그쪽이라는군.
핫둘~핫둘~ 갑자기 가파른 길이 나오자 사람들의 눈빛이 긴장한다. 그리고 온몸에 힘이 들어간 것 같다. 잽싸게 다른쪽 샛길로 빠져 지름길로 올라가 헉헉대면서 올라오는 분들을 맞이해본다.
제2헬기장에 도착하니 오뎅과 막걸리를 팔고 있다.
"오뎅 얼마에요??"
"천원이요~"
"히엑~~??? 뭐이리 비싸"
저는 투덜투덜 거리면서 일행들에게 비싸다고 얘기를 한다.
지난번 소백산 국립공원 천동에서 올라가는 길에 파는 오뎅은 하나에 오백원인데....
궁시렁궁시렁 거리는데 갑자기 R님이 한말씀 하신다.
"하나 먹을까???"
그 소리에 잠시 숨을 돌리던 사람들의 눈빛이 틀려진다. 갑자기 오뎅 주위로 몰려들어서 꼬치 하나씩 집어들고... R님은 어느새 막걸리 몇잔을 따른다. 오뎅을 드시지 않는 사람들은 오뎅국물을 받으면서 차가운 공기에서 속을 달랜다. 나? 나는 알싸한 얼음막걸리(완전 차가움)를 들이킴으로써 속을 달랜다. 아하하하!!!
제2헬기장에서 잠시 쉬면서 석기봉을 바라본다. 저 바위가 눈에 아른아른거리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저 다른이야기에 깔깔 웃고 있는다.... 후훗.... ㅡ_-)+ 지금부터 고생길이라는 것을 아직 모르고 있나보다.
자~ 드디어 지금까지의 길은 북악산에서처럼의 빡센(?) 산책이었고 본격적인 산을 타기 시작한다. 석기봉 가기 전에 절벽의 바위로 오르려고 했지만 등산화가 릿지화가 아니어서 잠시 포기. 석기봉으로 올라 사람들은 샛길로 향하여 먼저 가고 두사람과나 이렇게 셋은 가벼운 밧줄을 붙잡고 석기봉으로 오른다.
남들을 찍어주고 나도 찍는다. 멋지다~~ 삼마~~~~ (!#$%@!#$@!#$!)
보드카를 한모금씩 마시고 다음 코스로 향한다.






다음코스는 저기 보이는 정상을 우회(실은 좌회)하여 가운데 보이는 망경대로 오르는건데...
그전에 잠깐 보니.... 서울랜드가 보이네. 왼쪽엔 과천, 오른쪽에는 경마장도....서울랜드를 93년인가 94년에 가보고 한번도 못가봤다..... 아니.. 97년에 가봤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자... 혼자 사진을 찍다가 일행들을 쫓아 가려는데... 어라??? 저기 빨간 점은 무얼까???
아하~~~ R님이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하고 계셨군~~~ 알~겠습니다! 후딱 달려가겠습니다!!!!




정상을 우회하는 길은 응달에 얼음도 있고 좁은 길이어서 몇몇 사람들은 조심조심 내려가야 했다.
망경대 바로 아래쪽 갈림길에서 어느쪽 길인지 몰라 두리번 거린다. 산은 여름에 올때랑 겨울에 올 때랑 많이 틀리다.(물론 자주 오르면 금방 알지만) 몇몇 분들이 여름에 올라왔던 길을 잘 몰라서 내가 먼저 망경대에 올라 주변을 살펴본다. 먼저 계신 분께 물어보니 저~~~쪽으로 내려가라 하시는군~!!!
후다닥 반대편으로 내려와 일행들을 부른다.
"이쪽으로 오세요~ 계속 내려가시구요~~~~"


자.... 그렇게 해서 무사히 얼음길을 빠져나와 본격적으로 매봉으로 향하는데... 그러다가 도중에 누군가 배고프신 듯 밥자리를 찾는다. R님이 찾아내신 길로 모두들 조심스럽게 내려가보는데......
그렇게 이제 맛있는 점심식사를 해야지????
자리를 깔고 준비를 하는데 다른 분이신문지를 준비해오셨는데... 허걱!!! 2006년 11월??? 폐지를 수집하시나?? 회사가 많이 어려우신가요?? ^^;;
좁은 길 옆에 자리를 깔고 펼치는데 옆에 널찍한 곳에 계시던 분들이 방을 빼신다고 하니~! 아이고 고마워라~~~~ ㅎㅎㅎ
각자의 먹을 것이 나오는데개인별 지급된 컵라면과 개인이 가져온 물과 귤, 기타 먹을 것들이 나오는거다. 물론내 가방에서는 일단 막걸리 세병과 1.5L 보온물통이 나온다. 많은 컵라면을 산에서 먹어봤지만 왕뚜껑이 가장 맘에 든다. 게다가 저건 볶음김치가 들어있어서 더 좋고... 하지만 가격이 1,500이나 한다는 거... ㅡㅡ;;




언제나 즐거운 서울 장수 막걸리~!!!!! (전직장에서아는 형님의 친구분의 아버님이 저기 사장님. 그래서 명절땐 캔막걸리를 받고 했는데... 그때가 좋았는데... ㅎㅎ ^^)
저 편육 옆에 새우젓을 쏟아놓으니... 이제 먹기만 하면 되는데.... 사방팔방에서 이거 뜯고 저거 뜯고 누가 칼 달라고 해서 칼로 저거 뜯고 물 달라고 해서 물 부어주고 하다보니 정작 남들은 다 입에 컵라면 한젓가락씩 집어넣는데 나만 못먹고 있다. 빨랑 먹어버려야지!
막걸리 따르느라 못먹고.... 억울할 것 까진 없지만 그래도 인사만사님이 가져와주신 복분자를 병나발(?) 할 수 있어서 좋다. ^^
그렇게 맛난 막걸리와 복분자와 식사를 맛있게 하고 보드카로 입을 행군 다음 마지막 커피로 입가심을 하고 슬슬 자리에서 일어난다. 솔직히 일어나고 싶진 않았지만.... 자꾸 일어나라는 눈치를 많이 주네~~ ㅎㅎㅎ
다시 길을 타고 드디어 매봉에 도착. 대부분 양재쪽에서 계단을 통해 이쪽으로 올라온다고 한다.
후와~~~ 저거 경부고속도로??? 그럼 한남대교와 한강 너머 한남동일 것이고... 저기가 한남역인가?


반대쪽 산 능선에는 하얀 연기가 피어 오르는데... 아주 건조한 날이라서 산불이 쉽게 나니 항상 불조심~!!!


자~~~ 이제는 하산만 남았다. 지겨운 계단을 터벅터벅....
하산하는 길은 더욱 더 조심스럽다. 일행 중 무릎이 좋지 않으신 바보이성님을 뒤로 하고 먼저 내려가는 매정한 사람들~~~(실은 다들 걱정해주시고... R님께서는 무릎보호대까지 주셨지)



하지만 아래 사진만 보면... 전혀 아닌 것 같다. 흘흘...
다소 가파르고 중간중간에 얼음이 많이 숨어있는 길을 조금씩 조심해서 내려간다.
그렇게 다 내려와서 잠시 쉬다가 버스타러 가는데... 얼래??? 카메라 가방이 없네? 조금전에 쉬다가 벗어놨나보다. 일행들을 잠시 뒤로 하고 허겁지겁 올라갔더니 다행히 근처에 아이젠 파시는 아저씨께서 남들이 가져갈까봐 잘 보관해주고 계셨다 ! 아주 다행!!!요즘에 왜이리 정신이 없는지 원~~~
(지난번에는 버스에다 두고 내리질 않나... 흑....)
남들 단체사진 찍어주고 내가 없어서 스스로 셀카! 나중에 합성해보기로 한다. (아차차.... 포토샵 없네... 어떻게 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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