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니 사정없이 하늘이 맑다.
원래 아침 일찍부터 어느 산에 갈까 고민고민을 하던 중.
부득이하게 회사 일 때문에 앞으로 주말마다 고생고생해야 하기 때문에 10월 매주마다 산에 가려는 계획이 날아가고... 이날은 오전에 가까운 산을 그냥 다녀와야겠다는 생각만 앞선다.
오전 10시가 되어서야 부랴부랴 씻고 짐을 챙기고 집을 나선다. 오늘 가려는 산은 천안지역의 가장 높은 산인 '광덕산'
같은 천안지역이긴 해도 천안 지도를 쭈욱 늘어놓고 보면 내가 있는 성거에서 광덕까지는 극과 극이다.
(지도출처 : 천안시 홈페이지 : http://www.cheonan.go.kr/culture/help_1.asp)
천안의 지리 중, 내가 있는 천흥사지당간지주 근처에서 출발하여 아래로 아래로 쭈욱 내려오면 7시 방향에 광덕사와 광덕산이 있다. 언제 가나... 길을 대충 살펴 본 다음 11시 30분이 넘어서 출발하여 이리 돌고 저리 돌아 광덕사 근처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12시 조금 넘어서다. 길을 잘 몰라 천천히 다른 길로 빼앵 둘러 온 터라 더 늦었다.
이쪽으로 옛 시골길 같은 풍경을 따라 들어오다보니 몇몇 감나무가 자주 보이는데 벌써
주황색 감이 달려있고, 시원한 바람에 감이 아래로 툭툭 떨어지기까지 한다.
지금 있는 제 1주차장에서 광덕사를 오르는 코스를 살펴본다.
1주차장에서 출발하여 2주차장 앞으로, 그리고 광덕사쪽이 아닌 능선을 따라가는 샛길로 향하여
헬기장까지 이동 후 정상으로 오름.
다음에 정상에서 6번 장군바위를 거쳐.... 5번 박씨샘을 통해 안산을 거쳐 광덕사, 다시 원위치로...
오르기 전 대략적인 거리를 보니 쉬지않고 걸으면 3시간이면 충분할 듯...
벼들이 누렇게 익어가지만...
왜인지 이곳 벼들이 쓰러져있다.
이 근처에 비가 많이 왔나? 그럴리가 없을텐데...
길가의 코스모스는 새파란 하늘을 향해 하늘하늘거리고 있다.
제2주차장 앞에서 광덕사 입구보다 조금 왼쪽으로 20여미터 쯤 보면 얕은 언덕에 묘지가 있고
그 옆으로 샛길을 따라 오르는 길이 나있다.
다른 이들 말을 들어보니 광덕산은 계속해서 쭈욱 오르는 가파른 산이라고 한다.
그럼 이러한 길이 계속 이어진다는 얘기?
올라가봐야 알지.
가파르긴 가파르다.
이쪽 코스만 그런가?
이번에는 가파른 산비달에 통나무 계단이 나타났다.
일반적인 계단이라면 편하겠지만 저런 통나무 계단은 다소 오르기 힘들다.
12시 20분경에 시작한 산행은 1시 30분이 다 되어서야 정상을 보게 된다.
그렇다. 저기가 정상이다. 가볍게 한시간(사실은 헥헥대면서 한시간이다.)의 산행이다.
오늘처럼 좋은 날시에는 여러곳이 다 보이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광덕산 정상에서 볼 수 있는 조망은 한계가 있다. 한 절반은 정상의 나무때문에 멀리까지 볼 수 없다.
아래 보이는 쪽은 아마도... 남서쪽이지 싶은데... 아니면... 정확히 남쪽일까?
문득 머얼리 높은 산 하나가 보이는데... 저기가 어딜까?
아마도 지리상으로 칠갑산쪽이 아닐까?
광덕산의 높이는 해발 699미터이다.
생각보다 높다. 그러나 한시간이면 충분히 오른다.
국립공원도 아니기 때문에 역시나 기대했던 대로 정상에서는 막걸리를 팔고 있다.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입이 탔지만 그래도 막걸리 한사발을 들이키고 나니 어느정도 숨이 트인다.
위에서 봤던 정 반대편으로 또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다.
다른 아저씨의 말을 들어보니 저쪽이 온양쪽이란다. 그럼 오른쪽으로 가면 천안이고
왼쪽으로 가면 아산을 지나 예산으로 빠지는구나.
간만의 정상에서의 셀카.
오른쪽 아래가 송악 저수지라고 한다면... 저 끄트머리가 서해안일텐데...
아침일찍 올라왔더라면 서해안까지 좋은 풍경으로 볼 수 있었겠다.
그럼 왼쪽 저 머얼리 있는 쪽이 충남가야산쪽인가?
잘 모르겠다.
어느정도 쉬고 숨을 돌린 후 장군바위쪽으로 향한다.
이쪽 길은 쭈욱 능선으로 약 1km정도만 가면 된다.
30분도 안되 장군바위를 만났지만... 얼래? 이게 장군바위인가 할 정도로 그 모양이 약하다.
잠시 숨을 죽여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소리를 내는 하늘을 바라본다.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가면 머지 않아 박씨샘으로 내려가는 가파른 길을 만난다.
굉장히 가파른 듯한 길이기 때문에 겨울에 오면 위험할 듯 하다.
게다가 지금도 낙옆들이 살포시 쌓여있어 미끄러지기 쉽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군바위에서 바로 광덕사방향으로 하산하지만
나는 박씨샘 물을 맛보기 위해 이길로 향했다. (두 길은 다시 만난다)
한적한 곳에 있는 박씨샘.
물 맛은... 산 아래에서 500원 주고 산 생수보담 맛이 좋았다.
이제 이곳도 조만간 형형색색으로 바뀌리라...
박씨샘에서 다시 가파른 길을 내려오다보면 숲이 사라지면서 갑자기 환한 풍경을 만나게 된다.
이때부터는 산길이 아주 편안한 시골길로 나타난다.
저 산허리 아래에 광덕사가 있을 것이고... 그 뒤로 아름다운 풍경이 나타난다.
이날 바라본 풍경중 가장 편안하고 맘에드는 순간이다.
언제부터인가 산을 타면 그 산세를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특히나 서울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수많은 산세들...
그저 산에 둘러 쌓여 있구나... 라는 느낌...
이때처럼 포근한 마음이 들때가 없다.
시원한 바람소리가 귓가를 스친다.
위에서 조금 내려오다보면 안산이란 곳이 나오는데 여기서 장군바위에서 내려오는 길과 마주친다.
이 길에서부터 광덕사까지는 그냥 산책로이다.
터벅터벅 내려오는데 오른쪽 길로 시원한 물줄기 소리가 들린다.
광덕사 계곡이란 곳이기도 한데...
이 계곡이 이동네, 아니 천안 사람들에게는 이름이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여름에 이곳에 와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탁족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려오는 길에 광덕사를 잠깐 들린다.
광덕사 입구에는 천연기념물인 호도나무 한그루가 크게 걸려있다.
시원한 하늘과 하얀 구름과 뜨거운 태양 아래...
원래 간단하게 컵라면을 먹고자 가져갔으나 이른 산행때문에 먹지 않고 내려왔다.
허기진 배를 맛깔스런 비빔밥으로 마무리한다.
산행은 가벼웁게 12시 반에 시작하여 2시 반에 끝나고...
간단히 식사를 하니 어느덧 3시 10분.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이제 길을 알았으니.... 가벼운 산행을 하고 싶을 땐 충분히 즐길만한 곳이니.... 또 와야겠다고 마음만 먹는다.
하지만... 아마도 다시 올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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