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제주 올레길 10코스(1)







삼십분 이상을 쉬었나?
더위를 먹긴 많이 먹었고...
아직 길은 많이 남았고...

모슬포항에서 만나기로 한 사람과의 약속시간은 다가오고 있고...
어쩔 수 없다. 
가자...





날씨는 빌어먹게 좋구나.... 
저 멀리 보이는 섬이 문섬인가?





송악산, 형제섬, 박수기정, 그 멀리 뒤에 한라산...

하늘도 바다도 죽인다. 





송악산 끄트머리 해안절벽...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가파도... 


 




마라도는 그 왼쪽에 아른거린다. 

얼마 전 아는 사람이 가파도의 청보리밭이 아주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하던데....

가볼 수 있을까....







해안절벽을 따라가는데... 흑염소무리가 따악... 노려보고 있다.

무서워...






예전에는 몰랐는데... 올레길 만들면서 송악산 둘레를 돌아볼 수 있도록 길을 내었구나.

예전에는 전망대가 길 끝이었는데...


이렇게 만드니 좋긴 좋다.

송악산을 한바퀴 쭈욱 둘러볼 수 있으니...


예전에 오른 적 있으니 이번에는 오르지 않고 그냥 패스...



 



저긴 어딜까...




하늘은 맑고...





송악산의 반대편쪽에 이런 비경이 있는 줄은 몰랐네...






말들이 길가에 있구나... 저 앙증맞은 망아지 봐라...





어느 곳에서나 날씨만 좋으면 잘 보이는 한라산...





말똥이 가득한 내리막길을 지나고.....







송악산 입구쪽에서 도로를 건너 멋진 풍경이 있는 곳으로 왔는데...

저 언덕에 있는 커플들은 뭐냐.... 좀 비키지... ㅡㅡ;;






말들을 방목해놓은 곳이라 어떤 놈들은 가까이 가도 그냥 있는데...

성질이 있는 녀석들은 나를 굉장히 민감해한다.

뭐... 그냥 못본척 지나가는 거지... 무서워서가 아니다.






10코스도 마무리 되어 가는 듯....





추모정이란 곳에서 잠시 햇살을 피하면서 숨을 돌리고....

얼음물도 거의 녹아간다.

근데 무슨 추모정이 있는거지?????






알고보니 섯알오름의 학살터가 있고... 그 옆에 추모비를 세워놓은 곳이다.

추모정도 거기서 이름을 따온 것이고...


추모비에 있는 글을 읽고 가슴이 섬찟해졌다. 

이 올레길을 통해 이런 일들이 많이 일어났었다는 것을 알면 좋겠다.













추모비를 지나 길을 나오면 곳곳에 비행장 격납고로 쓰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건축물들이 있다.

이곳이 알뜨르 비행장이 있던 곳이구나...








제주도는 아름다운 섬이기도 하지만...

그 아름다움 속에 많은 희생과 슬픔이 숨어있는 섬이기도 하다.








이제 모슬포까지 길을 가면 되는데... 푸른 초원과 같은 길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벼이삭도 눈에 보이고...

벼이삭????


제주도에서 유일하게 벼농사를 하는 곳이 '하논 분화구'라고 했던거 같은데.... 이거 벼이삭 맞나????

(올레길 7-1코스의 하논분화구)








그렇게 녹초가 된 상태에서 드디어 모슬포항 하모체육공원까지 도달했다. 

총 거리가 18km정도 되는데....

예전같았으면 하루에 2개 코스를 뛰는데.... 이젠 안되겠구나...

아침 8시에 시작된 올레길행은.... 오후 2시가 되어서야 하모체육공원에 도착해서 끝이 난다.




전날 잠을 못자서 피곤한 것도 있고... 더위에 지친 것도 있고 해서...
캔맥주 하나 사서 그늘에서 시원하게 마시고 잠시 눈을 붙인다. 
그리고 이곳에서 만날 사람을 기다린다. 



그렇게 올레길 10코스는 끝이 났다. 
다음날은 어디로 갈까??? 11코스? 12코스? 아니면 그 유명하다는 14-1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