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3/10, 소백산

色+樂+狂2013. 3. 14. 16:39




3/9... 더웠던 토요일날... 오후 늦게 출발하여 늦은 밤에 시골집에 도착.

나랑 비슷한 어머니표 김치찌개에 밥 한그릇 먹고 집에 들어가 자고...







다음날 아침, 새벽 첫차를 타고 구비구비 시골길을 달려 희방사입구에 도착한다.

전날과는 달리 아주 쌀쌀해지고 바람도 많이 부는 겨울 날씨를 뚫고 꾸역꾸역 올라가 오랜만에 희방폭포와 마주친다.


희방폭포 바로 옆으로 올라가는 저 계단은 낙석으로 인해 막아놓았고, 그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계단길을 만들어놨다. 





그 길을 따라가다보면, 높은 구름다리에서 희방폭포의 모습을 내려다 볼 수 있다.

그런데.. 폭포를 아래에서 맨날 보다가 위에서 보니 그 위용이 줄어든 느낌이 든다.






희방사를 지나 깔딱고개에 들어섰는데,

이건 완전히 빙판길이다.

눈이 아니라 눈이 녹고 얼고 녹고 얼고를 반복하여 가파른 빙판길이 된거다. 






조심조심 틈을 밟고 손잡이를 잡고 겨우겨우 올라가는데...





얼래?

벌써 다 올라온건가?

운동의 효과가 있는건지 그리 힘들게 오르진 않았다. 

빙판때문에 긴장해서 그런 것일 수도...


희방깔딱재로 오르는 순간 아주 차가운 바람이 무척 분다. 






이제 여기서는 꾸준히 능선을 따라 연화봉으로 오르기만 하면 되는데...

잘 올라가다가 중간 도처에 널려있는 좁은 빙판길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고

연화봉 가까이 다가 왔는데..


이 빌어먹을... 

연화봉 정상 30미터 아래에서 빙판길을 스틱 짚고 오르다가

스틱이 미끄러져서 안면을 그대로 얼음바닥에 박아버렸다. 


2년 반만에 온 소백산이 날 격하게 맞아주는구나... 키스라뉘...

결국 입술이 조금 찢어지고 입술 안쪽도 살점이 나가버렸다.


다행히 이도 안부러지고 찢어지기만 해서 다행히고... 피도 안나고...

(나중에 오른팔 어깨를 올리지 못했다는게 함정이지만...)



그럭저럭 연화봉에 올라 2년 반만의 소백산의 모습을 감상한다. 








연화봉에서 아이젠을 제대로 챙겨 신고 눈보다 얼음에 가까운 주능선길을 따라간다. 

제1연화봉도 넘고... 




어느정도 오니 어느새 비로봉이 눈 앞에 보인다. 





2년 반 전, 주목감시초소는 새공사를 한 듯 했는데.... 

11시밖에 되질 않아 아무도 없다. 







음식을 꺼내 준비하는데... 이런 ... 술이 없네...






혼자서 느긋하게 쉬면서 한 팀의 산행객이 들어와 식사하는 동안 이야기 하고

다른 한팀이 또 들어올 때 쯔음 자리에서 일어나 비로봉으로 향한다.


식사를 하는 1시간 동안 바람이 많이 줄어들었다. 









원래 목표는 일찍 저기 국망봉까지 가는 거였는데...

오늘 길과 오늘 상황을 보니 가긴 힘들다.. 또 포기... 몇번째야...





아쉽지만, 날이 좋을 때 다시한번 능선을 타기로 하고 비로봉에 안녕을 고한다.






삼가리로 내려오니 어느새 여긴 봄이네...

날도 위하고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따뜻하고....






마른 입술과 목을 축이는 맥주 한 캔을 하고...







2시 10분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한다. 






오랜만의 소백산행.... 언제나 기분 좋고.. 어떻게 보면... 힐링 한 느낌...


올해는 자주 가야지..





p.s. 아직 새 폰의 사진이 익숙하지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