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8/4, 설악산(1)

色+樂+狂2010. 8. 8. 23:01

휴가의 첫날.
이미 계획한 설악산을 향해 금정에서 아침 7시 50분에 출발한다.
그리고 중간에 가다가 가스가 떨어진 상태에서 아슬아슬하게 충전한 인제 앞쪽 동네에서 아침을 먹고
목적지인 한계령에 도착한 시간이 11시.
해발 900미터의 한계령에서 왠지 웅장한 설악산의 위용에 눌려 마음이 급해진다.






계획했던 점심거리인 김밥도, 코펠도 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11시 20분에 산을 오른다.
일단 계단이 마중해준다.




설악산은, 이미 수없이 지도를 봐왔으나 항상 두려운 곳이다.
알고보니 내가 그동안 탄 산들이 적당하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설악산은 대여섯시간을 오르고 대여섯시간을 내려오고 해야 하니 이 어찌 두려워 하지 않을텐가..
탐방로 입구에서 바라본 저 광활한 코스들과 거리들과 시간을 보고 다시한번 침을 삼키며 무거운 어꺼짐을 동여맨다.






탐방안내소를 지나





500미터마다 서있는 이정표를 따라 꾸준히 올라간다.
서북능선과 만나려면 2km 이상을 올라야 하는데.. 
900미터인 한계령에서 어느덧 1km를 올라오니 해발 1275미터이다.







중청대피소까지 6.7km 남았는데... 아무래도 대여섯시간은 걸릴 것 같아 두렵다. 





중간에 수없이 많은 야생화들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눈으로 바라보고 지날 뿐...




그러다 간혹 짙은 안개속에서 드러나는 설악의 위용에 잠시 할 말을 잊고 그저 시원하게 바라보기도 한다.





중간중간에 간혹 산사태의 흔적이 남아있다.
이 흔적으로 말미암아 길이 끊겨 새로 낸 길도 있고...
오래 전 깊은 산 속으로 트래킹을 떠났을 때에도 길이 산사태로 없어져서 새 길로 다닌 기억이 난다.
그래... 이 길은 왠지 본격적인 산악 트래킹 같이 느껴진다.




중간에 철모 비스무리한 바위도 보고...



어느덧 2.5km를 달려와 드디어 서북능선과 만난다.
해발 1350미터라.,... 여기까지 꾸준한 오르막이 아니라 오르락 내리락을 몇 번이나 했는지...
그런데 여기까지는 그나마 나은 코스인데... 여기서 중청까지는 다소 힘든 코스란다.




대청봉까지 6km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그럼 중청까지는 6.4km 정도 남은거리...)
거기까지 가는 시간은 4시간 이상 소요될 듯 하다.





11시 20분에 한계령에서 출발하여 여기 서북능선과 만나는 곳까지 2시간이 조금 못걸렸다.
여기에 오니 아랫동네 일부분의 시계가 밝아진다.
저 우렁찬 능선들이 겹겹이 쌓여있는데... 이 곳이 정말 설악이구나... 싶다.




배낭을 뒤져보니... 얼래??  2리터짜리 물을 빼놓고 왔다...
얼래???? 김밥 사는거 깜빡했다... 점심은???
얼래??? 코펠도 없네??? 쩝...

갑자기 기운이 빠진다.
설마 예전같은 산을 타다가 중도에 낙오해버리는 경우가 또 발생될 것인가???

그나마 다행인건 아이스가방에 자두 4개와 캔막걸리가 2개나 있었다는 것...
자두 3개와 막걸리 한캔을 마시고 기운을 내서 다시한번 출발하려 한다.





그랬더니 이런 경고문은 뭐람???
확실히 무섭고 두렵다.





게다가 짙은 안개와 바람으로 설악의 절경은 보이지도 않고
그나마 아래와 같은 풍경만 일부 조금씩 드러날 뿐이다.






중간에 갑자기 졸립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다.
점심을 먹을 시간이 지났음에도 먹을게 없어서 막걸리 한 캔을 더 먹고 자두 하나를 마저 먹었다.

이쪽 서북능선에서 중간에 나오는 산길은 아래 사진과 같이 길이 너덜길이다.
저 거친 바위들을 넘어가는게 등산로다.
어렵다. 힘들고...
어떻게 중청까지 가지??
자꾸 졸리움에 눈이 감겨온다.
걸어가면서 조는 경우는 군대에서밖에 없는데... 







어쩌겠나..
간단히 자고 가는 수 밖에...

20분의 알람을 맞춰놓고 잠시 그늘이 진 바위 위에 눕는다.
그리고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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