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박쥐(thirst, 2009)

樂+狂2009. 5. 5. 14:51


출처 : 박쥐 공식 홈페이지. 권리는 박쥐 제작사꺼...


영화 : 박쥐 (Thirst, 2009)
감독 : 박찬욱
출연배우 : 송강호김옥빈신하균김해숙...더보기
상영정보 : 2009년 4월 30일 개봉
등급 : 18세 관람가
영화장르 : 멜로, 애정, 로맨스
부가정보 : 포스터
영화줄거리 : 존경받던 신부가 뜻하지 않은 사고로 뱀파이어가 된 후 친구의 아내와 사랑에 빠져 치명적인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더보기












0. 기본정보
  • 제공 : CJ엔터테인먼트(주), 유니버셜픽쳐즈, (모호필름)
  • 배급 : CJ엔터테인먼트(주)
  • 프로듀서 : 안수현(4인용식탁, 쓰리 몬스터, 너는 내운명, 그놈 목소리, 행복, 봄날은 간다, 조용한 가족 등)
  • 각본 : 정서경(친절한 금자씨,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 촬영 : 정정훈(다세포 소녀,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친절한 금자씨, 남극일기, 쓰리 몬스터, 올드보이 등)
  • 조명 : 박현원(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친절한 금자씨, 쓰리 몬스터, 올드보이, 클래식, 해피엔드, 조용한 가족 등)
  • 미술 : 류성희(헨젤과 그레텔, 괴물,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쓰리 몬스터,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등)
  • 음악 : 조영욱(강철중:공공의적1-1, 용의주도 미스신, 비열한 거리,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혈의 누, 친절한 금자씨, 그녀를 믿지 마세요, 올드보이, 실미도, 공공의 적, 클래식, 공동경비구역 JSA, 번지점프를 하다 등)
  • 의상 : 조상경(그림자살인, 모던보이, 피도눈물도없이, 헨젤과 그레텔, 짝패, 타짜, 괴물,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미녀는 괴로워, 친절한 금자씨, 달콤한 인생, 쓰리 몬스터, 얼굴없는 미녀, 범죄의 재구성, 올드보이 등)
  • 분장 : 송종희(모던보이, 미스홍당무, 천하장사 마돈나, 친절한 금자씨, 인어공주, 얼굴없는 미녀, 올드보이, 복수는 나의 것, 공동경비구역 JSA, 해피엔드, 접속 등)
이 조합을 봤을 때, 역시나 말 그대로 '박찬욱 표' 영화일거라는 생각. 그리고 수많은 기사들도 마찬가지.


1. 色
야하다는 色으로 볼때, 박쥐의 송강호와 김옥빈의 모습은 야하긴 야하다. 그만큼 더 솔직하다고 할까?
색,계를 보지 못한 나로서는 그보다는 못하다는 다른이의 감상이 잘 이해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명하게 미성년자 관람불가인 성인영화로서는 이정도면 된 것인가?

이 영화에서의 色이란 것은 말 그대로 인간(혹은 동물)이 가지는 원초적인 본능 또는 본성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절제를 해야 할 일종의 '금욕'을 무너뜨린다는 입장에서 충분히 노출&섹스 신이 그정도로 표현되는 것이 필요하긴 하겠다. 정작 영화에서의 섹스신은 단 한차례만 나오는데 거기까지 도달하기 까지가 오히려 더 아찔하다.

부엌에서 잠시 바라본 가슴과 목덜미, 그리고 속옷차림으로 만나는 거리, 가게 1층에서의 첫 접촉(일단 여기에서 숨을 한번 죽인다.) 그리고 결국 병원에서의 섹스. 이후 노출은 간간히 나오긴 하지만 영화의 1/3 지점까지는 그 관능과 욕망에 성인관객들을 빨아들이는 건 사실이다. 섹스는 여기까지다. (물론 중간에 한번 더 있긴 한데 이걸 섹스로 봐야할지 말아야 할지... ㅡㅡ;;) 하지만 관능과 욕망을 드러내는 장면은 한번 더 나온다. 노출이 없음에도 그 장면은 그야말로 오히려 더 色스럽고 더 원초적인 '본능'과 '갈망'을 표현한다. 고로, 세간에서 말하는 '야한' 것은 극히 일부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다. 

박쥐 공식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은거임. 권리는 박쥐 영화 제작사에게 있음.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서 Color로서의 色은 항상 무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올드보이에서의 보라색. 금자씨에선 ??색(기억이 가물). 이번 영화에서도 일단 색으로 시신경을 강타한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 수록 그 색깔은 점점 더 변한다. 하얀 색도 처음에는 병원이었다가 나중에는 집안의 색으로 표현되고. 신부의 옷도 검은 신부복에서 하얀 와이셔츠로 바뀌고.... 태주의 옷도 그 색이 변하는데... 이 색은 금자씨의 변주곡인 것도 같다. 그리고 태주와 강우의 방은 또 다른 무늬로 치장되어 금자씨의 방이나 올드보이의 여관을 연상케 한다. 이 부분은 역시 감독과 미술감독의 영향이 그대로 드러난 것일까.

박쥐 공식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은거임. 권리는 박쥐 영화 제작사에게 있음.





2. 樂
120분이 넘는 시간동안 이 영화에 몰두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치고 때리고 박고 부수고 터지는 액션물이 아니기에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또는 괴롭게 영화에 몰두시켜야 한다. '박쥐'는 이런 방식으로 따르면 좀 심심한 영화가 될 성 싶다. 전전전작인 올드보이는 쉴새 없이 영화에 몰두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고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금자씨나 박쥐는 올드보이에서 부여하는 그런 일반적인 장르를 따라가지는 않는다. 

박쥐에서 스토리의 흐름은 초반 : 위에서 말한 섹스장면까지의 욕망의 갈등과 표현, 중반 : 서로 죄를 지은 것에 대한 불안과 자멸, 후반 : 새로운 삶을 통한 새로운 일상과 그 종말 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각 파트에서 마지막에 모든 것이 터지기 직전까지 항상 불안한 상태로 유지되어 보는 순간 내내 자리가 불편하게 만든다.

흔히 말하는 뱀파이어 또는 흡혈귀 영화에의 볼거리는 공포 또는 스릴러, 고어, 관능 또는 노출이다. 간혹 뱀파이어 킬러가 있다면 뱀파이어와의 액션도 볼거리이긴 하다.(블레이드) 하지만 이 영화는 아니다. 분명 공포, 스릴러, 고어, 노출이 있긴 있지만 그것이 일반적인 영화에서의 볼거리하고는 다소 틀리다. 



3. 狂
그렇다. 이 영화에서의 가장 큰 느낌은 불쾌감이다. 또는 불안감으로도 표현할 수 있겠는데, 이는 항상 선을 그어놓고 이 선을 넘느냐 마느냐 결정하는 위치에서 주인공들이 선을 넘었을 때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는 것이다. 이 선이 단순히 줄다리기를 위한 선이 아니라 마음 속에서 끝까지 지켜야 할 이성적인 선이었다는거다. 뱀파이어가 되었지만 인간을 죽이지 않으려는 상현의 아슬아슬함이 그러하다. 뱀파이어가 됨으로써 신부로써 지켜야 할 욕망의 선을 넘어 욕망 자체를 갈구하는 아슬아슬함이 그러하다. 이 부분은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꽤나 불쾌함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일반적인 관객들은 '보편적'으로 사회에서 주입받는 '선'을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 불의를 참지 못하고 처리하거나, 지켜야 할 순고한 사랑을 지켜주거나 하는 것들. 하지만 그 보편적인 것들을 깊숙히 파고 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어느 선을 넘느냐에 따라 벌어지는 일들을 지켜보기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012


4. 色+樂+狂
나는 박찬욱 감독을 좋아한다. JSA도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바로 '올드보이' 때문이었다. 그만큼 영화를 보고 충격을 먹은 것은 그 이후 '다크나이트'가 유일하다. 아무튼, 올드보이때문에 박찬욱 감독이 좋고 다크나이트 때문에 놀크리스토퍼 놀란감독이 좋아져서 그들의 새로운 작품에 대해 기대를 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친절한 금자씨를 2006년도에 그렇게 고대했던 것이었지만 영화의 성격은 올드보이와는 전혀 틀리게 되었다. 일단 올드보이나 다크나이트는 일종의 추리물의 형식을 따라 가고 있어서 그 긴장감이 영화를 보는 내내 쭈욱 이어진다. 하지만 친절한 금자씨나 이번 영화인 박쥐는 추리물 또는 스릴러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긴장감이나 영화를 보고 나서 느끼는 카타르시스는 전작에 비해서는 훨씬 덜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생각해볼 만한 새로운 작품이기도 하다. 다만 본능적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고민하고 자신의 불편함을 극복할 수 있을 때에서야 가능할 것이다.

박쥐 공식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은거임. 권리는 박쥐 영화 제작사에게 있음.



이 영화를 한번 보고서는 이해를 하겠나? 아니다. 전혀. 두번은 봐야지 어느정도 이해를 하겠는데... 지금 현재는 크게 땡기지 않는다. 준비가 덜 된 것 같다.



p.s 울버린 보고 나서 바로 박쥐를 봤다. 거꾸로 봤다면... 더 큰일났을뻔 했다.




참고글 : 이동진 기자의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