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7번국도는 예상 외로 잘 되어 있었다.
언덕이야 물론 있지만 그리 높지 않았고
자전거 도로는 물론 없지만 지방도와는 틀리게
왕복 4차선 옆에 작지만 자전거가 다닐만한 충분한 여유도로가 있었다.
거길 벗어나지 않기 위해 조심하면서 흥해를 지나 계속 달리다가
칠포라는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잠시 Stop.
칠포에서 나오는 사람에게 물어봤다.
얼마나 되냐고
차로 5분 거리란다.
이정표를 바라보았다.
영덕까지 30km?
그러면 중간에 월포가 있으나 약 10~15km만 더 가면 칠포보다 위에 있는 해수욕장과 만난다.
그래좀더 가보자… 7번 국도가 지방도보다 나을 테니…. 비록 차들이 쌩쌩 달리지만….
시계를 보니 6 . 좋다. 계속 달렸다.
이정표에 국도 표시가 나온다.
얼래? 월포 이정표가 있다. 다리 하나만 건너면 저 너머 오른쪽으로 빠지면 된다.
그 다리 아래 서정천이 흐른다고 되어 있는데
그러나 강 바닥은 바싹 말라 있다.


태풍이 비를 충분히 뿌려주지 못한 것인가?
아니면 여기는 비가 오지 않았나
다리를 건너 나오는 사거리에서 월포는 오른쪽 지방도로 방향으로 약 1km 남짓.
드디어 도착했다.
7…. 오늘의 최종 시한보다 1시간 늦은건가????
월포해수욕장은 어제 있었던 오류해수욕장에 비해 무지 시끄럽고 크다.
마침 동해안을 따라오며 느낀 점은,
여러 크고 작은 해수욕장들은 주로 경상도 대구나 경북 차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것.
가까운 만큼 아는 곳도 많을 터.
그리고 가족단위가 놀기에 좋은 자그맣고 조용한 해변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 월포해수욕장은 컸다. 그리고 향락시설이 많았다.
야영촌은 따로 없고 해변 모래사장 위에 그냥 치면 된단다.
젠장…. 어제 일을 생각해보면오늘밤도 편하게 자기는 틀린걸까….


월포해수욕장의 연령층은 다양하다.
그러나 다른 곳에 비해 어린젊은 애들이 많다.
내 옆 텐트도 그렇고 지나쳐온 민박이나 여러 텐트들에도 중고등학생들이지 싶은 애들이 많다.
애들 서로 헌팅하고 헌팅당하길 원한다.
그런 애들 사이에서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이 과연 무엇을 느낄까?
옆 텐트에는 남자애들 넷과 그중 하나의 여자친구인 듯한 여자애 1명이
두개의 텐트를 연결해 쓰고 있다.
그리고 저녁을 먹다 보니 어느새 다른 곳에서 온 여학생들 너댓명과 어울려 술마시면서 논다.
나도 고등학교때 술을 마시지 않은 건 아니다.
그들에게 오늘밤이 무사히 지나가길 바랄 뿐….


다행히도 샤워장과 식수장, 화장실이 가까운데 붙어있다.
어제 씻지도 못했으니 샤워를 꼭 해야 했다.
그리고 대충 옷을 빨아서 텐트 위에다 말렸다.
저녁은 햇반과 사천짜장, 그리고 가게에서 산 김치.
저녁을 먹고 바로 텐트 앞에서 맥주를 마시며 바다구경을 했다.
여기는 파도가 어제만큼 거세지 않다.
확실히 어두워지면서 슬슬 사람들이 바닷가로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시작된 폭죽.
해수욕장에 온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다 폭죽을 터트리는 것 같다.
거의 두세시간동안 폭죽이 터지고….
크고작은 폭죽들이 터지고….






과연 잠을 잘 수 있을까
맥주 한병 더 마시자…. 생각하고 캔맥주 한캔을 더 사서 텐트 안으로 들어왔다.
7/31 부터 수염을 자르지 않았다. 오늘이 3일째로군….
5일동안 수염을 자르지 않음 어찌될까어찌되긴수염이 길겠지… --
작년 제주도 자전거 여행때 경험이 이번에 확실히 도움이 된다.
내년에도 이렇게 탈 수 있을까?
그러고 보니 올해는 동쪽, 남쪽, 서쪽 다 돌아다니는구나.
1월 강릉 경포대, 3월말 보성과 해남, 변산반도, 6월엔 강화도, 지금은 동해안 해안도로,
이번 주말에는 안면도
내년에는 어디로 갈까?
~ 행복한 고민을 하면서 자야지


p.s
어젯밤엔 나오지 않았던 라디오가 나온다.
지역적 특성때문이겠지
오랜만에 뉴스나 들어야겠다.
2일째 코스 : 오류해수욕장-구룡포-호미곶-포항시내-흥해-월포해수욕장 총 길이 86.3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