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날짜: 2006. 8. 1
장소 : 강화도
시간 : 09:05 ~ 18: 25 (총 9시간 20분)
코스 :
강화읍(강화대교 인삼센터 - 월곶리)
- 송해면(승뢰리 - 당산리)
- 양사면(철산리 - 북성리 - 교산리 - 연화리)
- 하점면(창후리 화계해운터미널 - 망월리)
- 내가면(구하리 - 황청리 - 외포리 선착장)
- 양도면(인산리 - 건평리 - 하일리 하우약수터 - 능내리 - 조산리)
- 화도면 (상방리 - 내리 - 여차리 - 동막리 동막해수욕장 - 사기리)
- 길상면(선두리 - 장흥리 - 초지리 초지대교 및 초지진)
- 불은면(신현리 - 넙성리 - 고능리)
- 선원면(연리 - 지산리 - 신정리)
- 강화대교 인삼센터

김포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드디어 아침 일찍 출발하였으나 강화대교 도착은 8시 40여분 정도.
분해된 자전거를 조립하고 옷을 갈아입고 출발준비 완료는 9시.











슬슬 출발해볼까?
정확히 9시 5분에 강화 인삼센터를 출발하여 코스는 반시계 방향으로 가기로 한다.
왜 반시계 방향이냐 하면, 우리나라의 모든 국도는 차량이 우측통행이고
자전거도 도로교통법상 국도에서는 차량에 해당되기 때문에 우축통행을 해야 하기 때문.
그래서 우측통행을 하다보면 바다를 끼고 가야지 산 혹은 내륙을 끼고 가는 것은 곤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화대교 바로 밑으로 내려가니 바로 길이 나온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대충 이것저것 따져보니 105km 에서 120km 정도 되는 거리가 바로 강화도 바깥을 돌아다니는 코스다.
강화대교 바로 윗쪽 월곶리에서부터는 바로 민통선 지역에 해당되기 때문에 사진을 찍다가 걸리기도 했지만 그저 길만 찍었기 때문에 패스하고 그저 달리기 시작한다.
원래 메어야 하는 무거운 40L 짜리 베낭 대신 30L 짜리로 가볍게 짐만 넣은 다음 달리는 터라 어깨는 가벼우나
거의 두달 만에 장마를 이겨낸 자전거는 이내 모양새가 나지 않는다.
체인도 여기저기 녹슬어 있고...
그래도 꾸역꾸역 달리기 시작하는데 다소 걱정은 강화도 지도를 가지고 출발하지 못한 것.
그래서 이길이 이길인지 저길이 그길인지가 매우 혼란스러웠고
그 덕에 여러번 길을 잃고 헤매기도 했다.
강화도의 북쪽은 민통선 부분이어서 그런지 관광객들도 거의 없다.
물론 관광할 곳도 거의 없는 듯 하다.
(아니, 찾아보면 많겠지...)
다 남쪽의 동막해수욕장이나 화도의 마니산으로 향했을지도....









도로를 달리다 보니 자전거도로 이정표가 나오거나 자전거 대회를 겪은 듯
이쪽으로 가시오, 저쪽으로 가시오 라는 화살표가 나온다.
그 노란색 화살표를 따라 가는 것이 좋을 듯 싶어 몇번이고 언덕을 오르락내리락 한다.
그리고 오른쪽 무릎이 조금씩 아려온다.
별거 아니겠지...
드디어 한참만에 만난 48번 국도.
그러나 바로 끊기고 해안선 철조망을 따라 비포장도로를 따라다니기 한참...
처음으로 만난 선착장이 나온다.
교동도로 들어가기 위한 화계해운터미널.
여기서 두번째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니 출발한지 두시간 걸렸다.
다행히 해운터미널의 간판에 강화도 전도가 나와있어 카메라로 찍은 후 갈 길을 가늠해본다.
대략.... 한 바퀴를 다 돌면 8시간이면 충분할 듯.
화계해운터미널을 나와 석모도로 들어가는 선착장으로 향하는데
이 길은 아스팔트길이 아니라 시멘트 길로,
하점면과 내가면의 바같쪽을 차지하고 있는 논들의 농로이다.
마파람이 무척 세어서 고생고생해서 석모도 들어가는 외포선착장에 도착을 했는데
이때부터 오른쪽 무릎의 고통이 점점 더 심해진다.
어깨도 가벼운데 이게 무슨일이람?
잠시 쉬었다 가기로 하고, 세시간동안 온 길을 되짚어보면서 점심식사를 간단히 한다.
12시 반에 식당을 나와 다시 출발하려는데... 이런...
오른쪽 무릎의 고통이 상당하다...
페달을 밟으면서 나도 모르게 비명이 튀어나온다.
이거 어쩌지? 반도 오질 못했는데 이상태라니...
이번주말부터 시작하려 했던 자전거 일주를 전면 재수정 해야 하는 일이 생기는건가?
넉넉히 잡아도 8시간이면 충분하리라 예상했던 강화도 자전거 여행은
그렇게 오른쪽 무릎의 통증으로 무척 고된 고행길이 되고 말았다.
도중에 만난 하우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무릎도 다소 식혀본다.
해안도로가 아닌 수많은 언덕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무릎의 고통을 견뎌내려고 했지만
이젠 오른쪽 무릎의 힘을 더 많이 견뎌내는 왼쪽 무릎까지 욱신거리기 시작한다.
동막해수욕장에서 어쩔 수 없이 또다시 긴 휴식을 취하고 얼음으로 찜질을 해도 소용이 없다.
이거 어떻게 하나.
자전거를 여기 두고, 버스를 타고 강화읍, 강화대교까지 들어가 차를 끌고 와서 자전거를 싣고 갈까?
한참을 고민한다.
그리곤 결국,

"그래... 어디 끝까지 가보자... 8시가 되던 9시가 되던...."
라고 다짐하며 아픈 무릎을 감싸안고 자전거에 올라탄다.
태양의 열기는 더욱 더욱 뜨거워지고
선글라스를 쓰고 있음에도 팔다리가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썬크림이라도 바르고 탈걸... 하지만 이미 늦은 후회는 소용이 없다.
그렇게 내내 인상을 쓰면서
고통의 신음과 비명소리
그리고 속으로 내 자신의 나약함에 대한 욕을 해가면서 어렵사리 고개를 넘으니 초지대교가 보이고
(해안 멀리 무언가 다리가...)
(아... 영종도 들어가는 대교로구나...)

이것이 초지대교...

그렇게 또 한시간을 끙끙대면서 달리니 어렵사리 강화대교가 멀리 보인다.





휴우....
페달질을 했다가 끌고도 했다가 하면서 막판에 강화대교 옆 인삼센터에서
자전거에서 내리는 순간 또다시 일어나는 고통에 나도 모르게 주저앉을 뻔 한다.
이미 입에서 나온 비명소리에 주변의 몇몇 손님들(혹은 여행객들)이 쳐다본다.
시계를 보니 18시 25분.
100km 조금 넘는 거리를 달리는데 이렇게 힘이 들다니...
안되겠다.
몇 번 테스트 해보고 정 안되면 자전거 일주는 전면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이거 어쩌나...,
일단 오늘 저녁.... 뜨거운 물로 민간처방을 먼저 해봐야겠다.
휴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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