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산행일 : 2006. 6. 25(일)
산행 :영축산 또는 취서산(경상남도 양산시, 1059m)
산행코스 : 통도사 입구 주차장 - 통도사 앞 - 정법교 갈림길 - 백운암 - 백운암삼거리(함박재) - 봉우리(함박등) - 정상바로아래봉우리 - 정상 - 대피소 - 길잃음 - 취서암갈림길 - 지산마을(버스종점) - 통도환타지아 앞길 - 입구 주차장
산행시간만 :08:30 ~ 15:00 (총 6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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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근처의 찜질방에서 잠을깨고 일어나니 어느새 7시가 넘었다.
후다닥 준비를 하고 찜질방을 나와 통도사 입구로 향한다.
그런데 내가 가진 지도에는 취서산이라고 되어 있는데 여긴 온통 '영축산'이다.
언제 이름이 바뀌었지?
빗방울이 한두방울 내리기 시작하자 다소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이날부터 남부지방에 장마전선이 올라온다더니 진짜 내리기 시작한다.
급하게 비옷과 우산을 챙기고 여벌의 옷도 준비를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처음 산행 시작동안은 우산을 쓴다.
우산을 쓴 채 통도사 산책길을 지나 아스팔트길을 따라 쭈욱 올라간다.
통도사쪽이 워낙 큰 절이라서인지 많은 암자가 있다.
통도사 입구에서 만난 한 아주머니가 하신 말씀 대로 비로암이란 이정표를 따라 오른다.
비가 점점 세차게 내리기 시작하면서 영축산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영축산에서 신불산까지 영남 알프스를 오르는 것인데...
오늘처럼 비바람이 몰아치는 경우 쉽지가 않을 것 같다.
또한 저녁에 울산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더더욱 힘들듯 하다.
결국 정법교 갈림길에서 우산을 접고 비옷으로 갈아입는다.
정법교 앞 주차장에서 내린 두 산행객은 왼쪽 시살등쪽으로,
나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우산을 쓴 산행객은 비로암쪽으로 오른다.
정법교 갈림길에서 이정표를 살펴보고 백운암쪽을 향하여 오르기로 결정한다.
이렇게 비가 계속 내리면 능선타기에는 어려우니 백운암쪽으로 올라 정상을 거쳐 내려오는 것으로..
베낭도 방수커버를 꺼내 뒤집어 씌우고 카메라도 가방에 집어 넣는다.
오늘 카메라를 꺼낼 일이 별로 없을 듯 하다.
두시간 반이 지났을까...
백운암이 나타난다.
그리고 산길을 찾아 다시 오르길 3~40여분.
드디어 백운암 삼거리가 나온다.
(나중에 알아보니 무슨 함박재라고 하는 듯 하다)

빗방울과 구름, 안개가 끼어 앞이 보이지 않는다.
분명 정상쪽 건너편에 커다란 바위봉우리가 하나 보이는데...
오늘 저길 오르긴 힘들것 같다.







오르다 보니 빗방울이 가늘어진다.
그래도 아래와 같이 나무들 사이를 지나가다보면
바람이 불면 맺혀져 있던 물방울들이 빗방울보다 더 세차게 머리를 때린다.


비와 안개를 뚫고 헤쳐나가다보니 봉우리가 하나 나타난다.
그 봉우리 하단에 많은 돌탑들이 쌓여있다.
혹시 저기가 정상인가?


땀과 비로 온몸이 젖어있는 상태라 바람이 부니 체온이 많이 떨어져간다.


누군가 여기 정상에다 추모석을 세워놓았다.


여기가 정상이 아니라면 정상은 어디인건가?
날이 맑았으면 이 능선에서 바라보는 산세가 참 재밌었을것 같다.
안개속에서 "정상이 어디야~"라고 소리한번 치고 내려가는 도중에 정상가는 길이 다시 나온다.


빗방울이 다시 굵어지면서 영축산 정상이 나온다.
정상의 돌이 세개 있는데 하나는 영축산, 하나는 영취산, 하나는 취서산이라고 되어 있다.


증거샷~!


일기만 좋았어도 신불산까지 갔다.
아쉽다.
지산 환타지아 방면으로 내려가야겠다.


하지만 점심을 먹을 때라 다행히도 바로 정상 아래에 있는 대피소에 들린다.
온몸이 차가워서 덜덜덜 떨고 있는 터라 일단 소주 두어잔으로 몸을 녹인다.
주먹밥과 훈제란, 두유 하나로는 이 추위를 물리치기 힘들다.


결국 3,000원이나 하는 라면 하나를 시켜서 먹었는데...
정말 꿀맛이 아닐 수 없다.
저 라면 하나에 소주를 절반 이상 비워버렸으니...


이후의 사진은 없다만 죽을 고생을 했다.
정상 아래에서 샛길이 보여 내려오는데 길이 중간에 끊겨있다.
이 길이 아닌 듯 하여 다시 오르려 했지만 이미 내려오기는 한참 되었고
빗줄기는 더욱 더 굵어진다.
길이 아닌 곳을 가다가 절벽도 나타나고 몇번을 미끄러지기도 하고
드디어 등산화에도 물이 가득 차기 시작한다.
12시 50분에 대피소에서 출발했는데 1시간을 넘게 내려가도 널찍한 길이 나오지 않는다.
간혹 사람의 발길의 흔적이 보이긴 하나 그것도 금새 끊긴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한참을 내려와서야 선명한 길이 보이는데 이 길도 주 산행로가 아니다.
하지만 이게 어디랴.
빗속을 헤치며 길을 따라 내려가다보니 취서암 갈림길이 나온다.
다행이다.
하지만 취서암 갈림길을 쭈욱 따라 내려오다 통도사쪽이 아닌 지산마을쪽이 나온다.
결국 여기서도 환타지아쪽으로 빼앵 돌아 도로를 따라 가서야 매표소쪽으로 다시 들어선다.
그나마 다행인건 이제 빗방울이 많이 가늘어졌다는 것.
첫 영남 알프스 도전은 실패다.
무사히 빗속을 하산 한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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