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8월 21일 월요일 : 안산 - 비봉IC - 발안(평리) - 청북 - 안중 - 아산만방조제 - 삽교천방조제 - 석문방조제 - 왜목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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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차차... 눈을 뜨니 9시가 넘었다.
이런... 젠장... 늦었네....
찜질방에서 이것저것 다 정리하고 다시 바깥으로 나온 시간이 10시가 훨씬 넘은 10시 반.
일단 다시 출발을 해야 한다.
안산에서 다시 출발하여 상록구를 지나 비봉/화성쪽으로 향한다.
지방도로를 따라 비봉IC란 표지판을 향해 나아간다.
서울/경기 쪽 도로는 월요일이겠다 출근시간은 지났지만 여전히 오전에 움직이는 차량이 많아서 힘들다.
국도 뿐만 아니라 지방도로도 작은 차 부터 큰 차까지 차들이 많다.
빨리 경기도를 벗어나야 도로를 안전하게 달릴 수 있다.
이날은 오전에 속도계 및 거리계 장치를 바퀴에 달아 속도 및 거리를 측정할 수 있었다.
그렇게 충분히 지나가다 드디어 국도를 만나게 된다.
물론 국도를 만나기 위한 언덕을 넘다가(정확히 말하면 수원 예비군 훈련장이 있는 도로)
너무 힘들어 잠시 쉰 것을 빼면 그나마 쉽게 국도를 만나게 된거다.
39번 국도.
이 국도를 따라 내려가면 아산만 방조제를 만나고.... 그 길 따라 쭈욱 가다보면 만리포 해수욕장까지는 갈 수 있을 듯 하다.
비봉IC를 지나면 팔탄을 지나 쭈욱 국도를 타고 지나게 된다.
국도는 확실히 지방도로에 비해 언덕도 각도가 낮고 해서 달리기 쉽다.
늦게 출발했지만 이 국도에서 그 시간만큼 충분히 만회할 자신이 있다.
그렇게 실컷 달리다가 발안IC 근처를 지나 내리막길에서 갑자기 엉덩이에 규칙적인 흔들림이 느껴진다.
이런..... 타이어를 보니 펑크가 난거다.


이번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준비를 못한 것 중의 하나가 '펑크' 때우는 키트다.
동그란 펑크 때우는 고무, 본드, 사포.... 이것들을 준비 못한 것이 가장 크다.
일단 펑크때우는 방법은 알기에 자전거 여기저기 붙어있던 고무들 중 얇고 탄력적인 것을 골라
펑크난 곳에 맞게 라이터 불로 때우고 1회용 접착제로 붙인다.
그리고 바람을 넣으니 대충 들어가긴 한다.
하지만 임시방편일 뿐, 다음 만나는 도시나 읍내에 들어가 제대로 때우기로 하고 아슬아슬하게
출발준비를 한다.
사십분 이상을 시간을 허비하다니... 마음이 급해진다.
아직 태양은 뜨겁고 도로도 뜨겁고 ....
그래도 출발은 해야지.....

발안을 지나 달리다가 휴게소에서 잠시 쉬는 도중에 휴게소에서 쉬던 다른 아저씨 일행들을 만난다.
내 자전거와 짐을 보더니 말을 걸어온다.
어디 가느냐, 어떻게 가느냐... 등등....
그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최종 목적지인 '만리포 해수욕장'을 말씀드리니 힘들거라고 하신다.
삽교 지나서 당진을 거쳐 태안까지 간다면 가능하겠지만 석문방조제를 건너 간다면 꽤 힘들것 같다신다.
뭐, 그래도 힘들면, 그리고 모자르다면 중간에 쉬면 되니 정해진 코스로 가기로 한다.
그분들과 헤어짐의 인사를 하고 30여분을 달리다 보니 어느새 뒷바퀴에 또 바람이 빠져있다.
이런... 젠장....
다행히도 안중이란 읍내에 도착하여 자전거 가게를 찾을 수 있었다.
펑크를 제대로 때우고 혹시 몰라 펑크 때우는 키트를 구입한다.
펑크때우는 키트와 때운 값을 포함해 8,000원이나 했지만 이것이 나중에 어떻게 나의 목숨...
아니 다른 시간들을 무사히 구할 수 있겠지....
안중을 떠나 다시한번 본격적으로 39번 국도를 타고 가다보니 청북을 지나게 되고
어느새 아산만 방조제를 만나게 된다.ㄴ






아산방조제를 지나다보니 앞쪽에 진짜 자전거 라이딩복과 제대로 된 자전거를 가지고 도로를 달리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 사람을 쭈욱쭈욱 따라가려 했으나 결국은 놓치고 만다.
하기야, 그 사람은 등에 간단한 베낭 하나 메고 달리니 나처럼 이것저것 주렁주렁 메달은 이는 쫓아갈 수 없지 않은가....
만나서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삽교천 방조제에서도 한 300미터의 거리를 두고 쫓아가다가 결국은 포기하고 만다.


삽교방조제를 지나 서해안 고속도로 중 '서해대교'를 빠져나오자마자 만나는 송악IC를 지나친다.
목표는 석문방조제를 건너 대산을 지나 서산까지 가는 것....
하지만 송악IC를 지나는 시간이 벌써 6시 반....
도저히 서산까지는 가기 힘들 것 같다.
송악IC를 지나 석문방조제로 향하는 길은 양쪽에 거대한 공단을 만나게 된다.
공업단지를 지나다보니 어느새 공단 너머로 해가 진다.
이거 시간이 별로 없는 걸....
좀 더 열심히 달리다 보니 어느새 해는 지고...
해가 진 상태에서 석문방조제를 만나게 되었다.



석문방조제....
1987년부터 1995년까지 만든 방조제이며 거리는 약 10.6km가 된다.
10.6km라....
무작정 달리고 달려도 최소한 30분에서 최대 1시간 가까이 달려야 한다.
게다가 방조제의 길은 왕복 2차로, 편도 1차로로써 차들도 항상 왔다갔다 달리고 있다.
결국 이 길은 거의 1시간 가까이 달려갔는데.... 출발하기 전에는 윗 사진처럼 어느정도 밝았지만
도착하고 난 후에는 아래쪽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한밤중이 되었다.
야간에 자전거를 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그것이 일반 국도나 일반 도로라면 더욱 그렇다.
이럴 땐, 앞에서 오는 차, 그리고 뒤에서 오는 차에게 자전거가 달리고 있다는 표현이나 신호를 해줘야 한다.
결국 자전거 앞쪽에 헤드라이트를 달고 뒷쪽에 빨간 깜빡이 경광등을 단다.
하지만 8시가 지나니 아주 어두워져서 헤드라이트만으로는 10미터 전방의 모습을 확인할 수 없다.
그래서 등산이나 낚시할 때 쓰는 헤드라이트-이마나 머리에 쓰는 해드렌턴-을 장착하고 달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석문방조제를 완전히 지난 시간은 어느새 8시 17분....
대단하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더 문제다.
이쪽 코스에는 해수욕장이 없다.
오면서 본 이정표에 '왜목마을'이란 것을 몇 번 보았던 바....
어떻게든 거기까지 가서 1박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석문방조제를 지나 어두컴컴한 한밤중의 도로를 오르락내리락 하다니....
꽤 많이 자전거를 타왔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내리막길에서는 도로의 이상이 없는지....
오르막길에서는 얼마나 타고 얼마나 끌고 가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신경써야 하고....
그렇게 눈 시뻘겋게 신경쓰며 가다보니 드디어 왜목마을을 만나게 된다.




왜목마을에서는 일단 민박집을 잡기로 한다.
이곳은 해수욕장이 아니어서 야영장도 없다.
그런데 해변쪽에선 4만원을 달라고 하니... 어이구.....
게다가 방도 없단다.... 젠장....
다행히 조금 올라오다보니 2만원짜리 방을 구하긴 했는데.... 이 시간이 벌써 9시 반이다.
이렇게 자전거를 오래, 그리고 늦게 탄 적이 없었는데....
피곤하다. 빨리 씻고 쉬고 싶다.
만리포해수욕장까지 가서 야영하는 것은 결국 무리....
오는 도중에 무릎에 몇 번의 통증이 느껴졌으나 다행히도 이시간까지 달리는데 이상은 없었다.
내일 또 어떤 일이 벌어질 진 아무도, 아무것도 모르지....
씻고 맥주한잔 하면서 이것저것 정리하다보니 어느새 12시가 훨씬 넘었다.
자야지... 빨리 자고 일어나야하는데....
일어나야 하는데.....
이상한 꿈을 꾸고 잠을 설치다 보니 다음날 잠을 깬 시간이 10시가 훨씬 넘어서였다....
이런.... 젠장........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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