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17 - 황악산(6/23)

色+樂+狂2006. 6. 24. 17:54
산행일 : 2006. 6. 23(금)
산행 :황악산(경상북도 김천시 대항면, 1111m)
산행코스 : 주차장 - 직지사매표소 - 갈림길 - 능여계곡 - 비로봉(정상) - 형제봉(?) - 신선봉(?) - 능여계곡 - 주차장
산행시간만 :07:20 ~ 12:20 (총 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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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목요일 저녁 7시에 인천을 출발하여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김천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10분 경.
김천은 참 오랜만에 와본 도시다.
10여년이 지났을까?
영주는 점점 쇠퇴해가는데 김천은 10년 전에 비해 훨씬 발전된 모습이다.
김천의 한 찜질방에서 축구때문에 3시간 정도를 잤다.
그 덕에 새벽부터 찜질방을 나와 산행을 일찍 시작할 수 있었다.
찜질방을 나온 시간이 6시 15분이니...
이것저것 준비하고 주차장을 출발하여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 시간은 7시 20분.
이미 날은 훠언히 밝은 상태였다.
주차장에서 10여분을 직지사방향으로 오른다.
아스팔트길 오른쪽으로 직지공원이란 것이 있다.
직지사 입구에서 다소 황당한 경험을 한다.
국립공원도 아니고, 7시 반에 등산로를 찾아 헤매는데 등산로는 직지사 안에 있다고 한다.
직지사 구경은 안하고 등산만 해야 하는데도 표를 끊어야 한다고 한다.
어쩔 수 없다만, 이렇게 아침 일찍 오는데도 표를 끊어야 하나?
왠지 억울한 느낌이다.
직지사 옆으로 나있는 아스팔트길을 따라 다시 10여분을 오르다보니 이정표가 나온다.
정확히 말하면 등산로 표지판인데.... 이게 등산로 표지판 맞는가 싶다.
참고로 이 황악산은 겨울철과 5월까지는 입산을 통제한다고 한다.
내가 가진 산행지도와는 다소 틀리지만 다시한번 살펴보고 들머리와 산행코스를 되짚어본다.
초입은 입산통제소로 하여 백련암을 지나 능선으로 올라 비로봉 - 형제봉 - 신선봉을 타고 망월봉이란 곳을 지나 다시 직지사로 내려오는 것이다.
하지만 간판에는 아무리 찾아봐도 망월봉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신선봉에서 내려오는 길도 표시되어있지 않다.
이거 아무래도 조금 힘든 산행이 되지 싶다.
다행히 누군가가 신선봉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능선길을 긁어 표시를 해놓았다.
분명 길이 있을 터.
본격적인 산행은 내원교라는 다리를 만나자 마자 무산되었다.
이 황악산은 이정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내원교를 지나자 마자 오른쪽 아스팔트길로 올라야 능선을 타는 백련암 코스로 올라가는데
내원교 지나자마자 왼쪽에 등산로가 따로 있다.
혹시나 해서 올라간 이 코스가 죽음의 난코스일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이 코스로 오르면 능여계곡이라는 황악산의 주계곡을 따라 올라간다.
계곡의 물줄기는 시원하고 엇그제까지 비가 온터라 세찼다.
하지만 1시간 정도 오르자 갑작스런 급경사를 만나게 된다.
처음엔 설마설마 했는데 아무래도 이 길이 비로봉으로 오르는 코스인듯 했다.
아무리 정상으로 바로 오르는 코스라 해도 초보자에게는 매우 힘든 길이지 싶다.
경사가 70도 이상이 되며, 그 가파르기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비록 암벽등반 수준은 못되지만 이러한 코스를1시간동안 올라야 한다.
울창한 수풀이 슬슬 엷어질 즈음 나타난 가파른 길은 열흘만에 다시 산을 탄 내게 무리인듯 했다.
하지만 어쩌랴. 꾸역꾸역 올라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산행을 시작한지 두시간이 지난 후에야 비로봉 바로 아래의 능선에 오를 수 있었다.
제8지점이라고 하는 이곳이 비로봉 바로 아래다.
오른쪽으로 100여미터를 더 오르니 드디어 비로봉 정상이 나타난다.
다소 흐린 날씨에 바람이 부니 땀으로 뒤범벅이 된 몸이 으슬으슬 추워진다.
여벌의 옷을 가져오지 않은 것이 후회될 뿐이다.
이 황악산은 백두대간에 걸쳐있다.
즉, 백두대간의 주능선의 일부란 말이다.
운수봉 - 비로봉 - 형제봉을 거쳐 신선봉갈림길에서 바람재로 향하는 주 능선이
태백산과 지리산을 잇는 속리산과 덕유산의 중간지점인 듯 하다.
여러 산을 탔건만 백두대간을 탄 것은 소백산 이후 이번이 두번째이다.
(정확히 말하면 탄 것이 아니라 잠깐 들린 것이라고 할까?)
정상에 있는 백두대간의 이정표를 보면서 언젠가는 나도 백두대간을 도전하리라 마음먹어본다.
정상에 서서 아래쪽 직지사가 보일까 내려보았다.
오전에 잠깐 해가 나기도 했으나 어느새 하늘은 또 흐려져있고
왼쪽 봉우리와 오른쪽 봉우리를 넘나드는 안개가 점점 짙어져간다.
다음에 좀 더 일찍 일어나 더 일찍 산을 오르면 더 멋진 운해를 맛볼 수 있으리라.
쉬는 것도 잠시, 다시 발걸음을 돌려 신선봉으로 향한다.
능선을 따라 가다 왼쪽은 김천이고 오른쪽은 충북 영동이다.
워낙 능선에 수목이 우거져서인지 형제봉쯤 와서야 오른쪽 영동쪽이 보인다.
아까도 말했듯 이 산은 이정표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
형제봉도 이정표가 없어 다른 산악회 사람들이 써놓은 것을 보고 알아차릴 수 있었다.
다시 신선봉으로 향하는 길에도 남들이 걸어놓은 리본들이 아니면 찾아갈 수 없을 정도일까?
왜 이리 이 산은 이정표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을까?
전문 산악인들이야 그렇다고 쳐도 나같은 초행길인 사람을 위해서 이정표를 제대로 만들어 놓았으면 하다.
게다가 아까 정상에서 본 안개가 형제봉, 비로봉까지 뒤덮을 정도까지 되자 아예 방향을 가늠하지 못한다.
능선을 따라 오면서 본 갈림길만 몇개인가.
오로지 감을 믿고 조금 더 따라가다 어느정도 다시 높은 봉우리로 오른다.
분명 이 길이 신선봉이리라.
이 봉우리를 오르기 전에도 갈림길이 있었으나 아무래도 너무 낮지 싶어 조금 더 오른 곳이 이곳이다.
신선봉은 944미터라고 한다.
신선봉 정상에서도 두개의 갈림길이 나온다.
리본이 가장 많이 달려있는 곳으로 가기로 한다.
아마도 오른쪽으로 가면 바람재라는 곳으로 나오지 싶다.
바람재에서 직지사 입구까지는 10km.
저 길은 나중에 백두대간 탈 때 가자.
이 정상에서 드디어 하산을 시작한다.
실컷 내려오다보니 주변의 색깔이 다소 틀려진다.
흙도, 나무도 거무틱하다.
언제 여기 불이 난 적이 있었나?
분명 산불의 흔적이다.
다행히도 오래전의 흔적이지 싶다.
한참을 내려오다 13번 지점이란 곳을 만난다.
다시 봉우리로 오르는 길과 내리막길이 나오는데 일단 내리막길로 향했다.
오늘 산을 하나 더 타야 하니깐 다시 오르막 갔다가 내려올 만한 시간이 안된다.
실컷 내려오다 보니 계곡물소리가 들린다.
어라? 여긴?
그렇다. 다시 능여계곡으로 내려 온 것이다.
아하... 코스가 이렇게 되어 있구나.
젠장...
도대체 이정표도 그렇고, 가지고 있는 등산지도도 그렇고 허구헌날 이렇게 고생고생하며 산을 타야 하나?
회의가 든다.
실컷 내려오다보니 아까 그 다리가 다시 보인다.
휴우... 하여튼 고생했다.
주차장까지 내려온 시간은 12시 20분.
산행 도중에 만난 아저씨가 주신 김밥 한줄과 음료수 하나를 먹고 다음 코스로 출발한다.
해인사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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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찜질방을 나와서 바라본 동쪽 하늘.
다행히 비가 올 하늘은 아니다.


입산통제구역 입구에 있는 황악산 등산로 안내판.
엉망이다.




능여계곡.
물줄기가 시원시원하다.


계곡을 끝으로 본격적인 산행길이다.


계곡 험한 길을 다 오르다 능선에서 만난 유일한 이정표?
능여계곡쪽으로 실컷 오르다보니 진짜 난코스란걸 느꼈는데...
아래쪽에서 누가 그런 이정표좀 그려놨으면 좋으련만...


비로봉 가는 길


운해




드디어 정상.
황악산 비로봉.
뒷편은 이정표가 아닌, 백두대간 설명판.


증거샷.
참, 장비 업그레이드 완료.
헤어밴드와 선글라스.


안개가 점점 더 위로 솟구쳐 오른다.
다 덮어버리겠다.




충북 영동쪽 방향.
어느 마을인지는 잘 모르겠다.


안개가 형제봉/신선봉쪽 능선을 타고 오르는 중.
슬금슬금...


신선봉 오르기 전의 왼쪽 내리막길이다.
이정표도 없이 다른 산악인들의 리본만 매달려 있다.
저거마저 없으면 지나칠 수도 있겠다.


신선봉 오르는 길에 바라본 형제봉/비로봉쪽 상황.
안개가 어느새 반대편쪽에서도 오르고 있다.
정상을 슬슬 가리고 있으니 이거 곤란하다.


신선봉 정상으로 추정됨.
왼쪽 리본이 있는 쪽이 하산길이며, 오른쪽 산행로가 바람재 가는 길로 추정됨.


신선봉에서 내려오다 만난 산불의 흔적들.




다시 만난 능여계곡


직지사 전경.


왠지 절이 싫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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