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여기가 어딜까?
전날 그리 술 마시고 어제 10시에 출근해놓구선...
또 찾아온 여기는 어딜까???


도대체... 여긴 어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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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녀석이 나의 메신저 아이디를 가지고 연락을 해온다.

[삼마! 너! 배짱 조~타! 미친거 아냐??? 이틀 연속 지각이냣?? 응?? 미친거 아냐?????] 란 아이디를 보고 어쩌고 저쩌고...
그러다가... 술 안사준다고 징징대길래... 그럼 간단히 한잔 할까? 물어봤다.
에효... 전날 그렇게 마시고도 또 들어갈까??
하여튼.... 장소는 노량진으로 잡고...
어딜갈까 고민하던 중... 파찌아빠님의 블로그에서 '노량진'으로 검색.
몇 군데를 고민고민하다가.... 어차피... 나도 후배도... 익숙한 곳이 좋다 싶어...
'녹두장군'으로 결정했다. (파찌아빠님 글 참고 http://blog.empas.com/pazziabba/5316902 )
그리고 노량진에 도착하니 8시.
후후훗...
먼저 온 대학원 동기 두명이 막걸리에 녹두전을 벌써 들이키고 있다.
그리고 나도 간단히 막걸리 한사발, 두사발....


이 집은 편하다.
후후후... 허름한 것이 더 맘에 든다.
비오는 날 혼자 와서 전 하나에 막걸리 한사발 먹고 가도 좋겠다만....
막걸리는 생각보다 그리 입에 달라붙진 않았다.
날이 그래서인지... 아니면...
전날의 술이 덜 깨서인지////
그래서 일단 두사발 마시고 나중에 합류한 후배와 함께 소주로 변경.
안주는 조기찌게와 쭈꾸미볶음을 추가로 시켰다.
이 조기찌게가 칼칼하고 짭짤한게 맛이 있다.
자꾸 숟가락이 왔다갔다 한다.
다만 계속 끓이다보니 쉽게 쫄아들어가지고... 나중엔 다시 물 한사발 붓고 다시 끓였다.


요놈이 지대로 맛있었다.
쭈꾸미볶음.
뭐, 낙지볶음과 뭐가 틀리겠냐마는....
다소 철은 지났지만... 그래도 이 쭈꾸미가 은근히 입맛을 돋우고... 술맛까지 돋운다.


다들 저녁을 먹지 않은 것도 있어서인지.... 안주는 쉽게 동이 나고...
초반에 먹었던 녹두전 하나를 더 시켰다.
이 녹두전이 은근히 고소하고... 맛있다.


흐흐흐...
너무 가까이서 찍었나???
녹두장군은 참 허름하다.
나도 나이가 들어서인가? 이런 곳이 더 좋다.
깔금하고 새로 생기고... 그래서 안에 깨끗한 인테리어 및 디자인을 아무리 잘 해놓아도...
전이나 무침, 볶음, 찌게가 나온다면....
양복입고 고무신 신은 느낌?
ㅎㅎㅎ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에어컨 없어도... 목이 달랑거리는 선풍기 두어대를 가게 안에 틀어놓아도...
그리고 덕지덕지... 허름한 의자와 바닥을 같이 보더라도...
이런 주점, 옛날 주점 같은 분위기로 마실 수 있는 술은 따로 있지 않으랴...
하루의 피곤함을 간단히 풀어줄 수 있는 것은 박카스도 아니오... 바로 이런 곳에서 막걸리 한잔 들이키는 것이겠지.
가는 길은... 뻔하다.
노량진역에서 내려 대방역쪽으로 길따라 쭈욱 내려가다보면...
수산시장 들어가는 입구가 나오고... 거길 지나서 조금 더 가다보면... 오른쪽에 허름하게 있다.
쉽게 찾는다.



막걸리 2주전자 + 소주 3병 + 녹두전 2개 + 조기찌게 1개 + 쭈꾸미볶음 1개
= 6,000원 + 7,500원 + 10,000원 + 5,000원 + 6,000원 = 34,500원...
네명이서 푸짐(?)할 정도는 아니고... 입맛 깔끔하게... 시원하게...
그리고 편하게 마실 정도이다.
3만 5천원을 드리자 할머니께서 마루를 덮고 있는 장판을 살짝 들어올리신다.
거기서 동전들이 몇개 깔려있다.
"우리 외할머니도 그렇게 장판밑에 동전 넣어두세요~~~"
주인할머니가 씨익 웃으신다.
할머니의 그런 미소는 참 편하다.


역 앞에서 맥주를 마시고 다들 서울 사람들이라 헤어지고... 전철을 탔다.
부평역에서 내려 인천지하철로 갈아타려고 기다리는 곳에서...
어느새 시간은 11시 40분이 다 되어가고....
지친 몸을 끌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이 참 많이도 피곤해보인다.
나도 그런가??
문득... 술이 약간 모자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서 친구와 아는 사람들을 만나 술한잔 했지만...
비록 두세시간밖에 얘길 나누지 못해... 많이 아쉬운 것도 있고...
그리고 이렇게 전철 플랫폼에서 기다리고 있다보니... 이상한 느낌이 올라온다.
이대로 집에 들어갈까? 아니면....
그렇게 생각하면서 지하철에 몸을 싣고...
어쩔 수 없이 몇 정거장에서 내려... 다시 지상으로 올라왔다.
그리고 두세달에 한번씩 가는 빠로 향한다.






두달만인가... 세달만인가...
그런데 바텐더 분이 두분 더 생겼네.
장사가 잘 되나?
그렇진 않다. 나 말고 두명이 다른 테이블에 있었고...
그나마 그사람들도 12시 반이 넘으니 바로 나갔으니...
거기서 3시까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양주 반병을 비웠다.
별로 취한 느낌이 들지 않지만... 더이상 버티면... 다음날 출근은 11시에 하게 될 것 같아 Stop.
키핑을 시켜놓고.... 바를 나왔다.
새벽 3시.
밤거리엔 차도 없고 사람도 없다.


후훗....
집 앞에 다 와서야.... 취기가 오르는구나...
딸꾹.
세상은 그대로일뿐...
흔들리는 것은 내가 흔들리는 것.
맨정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는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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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두잔 + 소주 한병 반 + 생맥주 800cc + 양주 반병
좀 무리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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