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이제 올레길 중 가장 아름답다는 7코스이다.
그 전에, 먼저 외돌개의 모습을 잠시 구경해본다.
7코스 시점에 도착하자마자 외돌개를 먼저 돌아 구경하고 나서 점심을 먹었으니...

아무튼, 내 기억에 없는 외돌개의 모습을 둘러본다.



해안 밑에 동굴이 있다.
저런 동굴들을 본 적이 있다. 바로 송악산 아래에서다. 
거기서도 일본군이 뚫어놓은 15개의 동굴이 있었는데...
이곳도 동굴들이 있다. 이곳이 바로 황우지 12동굴이다.








황우지 동굴로부터 반대편쪽 해안을 바라보니 어느 전적비 하나와 계단이 있고 그 아래 저수지같은 풍경이 나타난다.




계단을 내려가게 만드는 아름다운 색깔이 이곳의 의미와 반대로 겹친다.
슬픈 전설이 있는 곳은 항상 아름답다. 






이 곳 황우지 해안에서 저 멀리 보이는 다리쪽으로 가면 천지연폭포가 있을 것이다.






다시 잘 정돈된 해안길을 따라 돌아본다.





그리고 만나는 외돌개.





여기까지 보고 휴게소로 올라와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먹고 잠시 쉬고 있자니 한 택시가 휴게소 앞에 서고 그 안에서 외국인 여성 관광객 4분이 내린다.
그리고 택시운전기사분도 내려서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시자 여성분들은 외돌개 방향으로 내려간다.
버스 두대가 주차장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일본인 나이든 관광객분들이 우르르 내려서 외돌개로 향한다.
자동차들과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이 곳에 주차를 하고 외돌개를 구경한다.
구경할 만 한 곳이지...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데 택시기사분이 내 앞자리에 앉아서 담배를 태운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저 외국인 여성분들은 이스라엘 대학 친구들이라고.
2박 3일간 한국 와서 제주도를 구경하고 있는데 택시타고 자기가 돌아다니면서 관광시켜주고 있고...
3명은 대학생이며 1명은 무슨 보안 관련 업무를 한다고...
그리고 자기는 원래 수원 사람인데, IMF때 다 말아먹고 홀홀단신으로 제주도로 와서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고 있다고...

"이 곳에서는 제 과거를 아무도 몰라요. 알 필요도 없고. 제가 예전에 무슨 일을 했는 지를 몰라도 되죠.... 제 인생은 여기서 다시 시작한거에요."

가족들은 다 인천에 있지만 혼자서 10여년을 넘게 제주도에서 살면서 새롭게 인생을 살아가시는 분.
이상하게도 그 분의 눈에는 외로움보다는 여유로움과 편안함의 향기가 더 짙다.

우리 앞에 한 택시로 여성분이 다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데 기사가 못알아듣는다는 듯 고개를 절래절래 한다.
그러자 나와 이야기하던 기사분께서 다가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더니 못알아듣는 기사를 불러서 어디까지 데려다 달라고 한다.
알고보니 일본 관광객분인데, 택시기사분이 영어도 잘 안되고 일어도 잘 안되어서 어쩔 줄 모르고 있는 중이었다.
나와 이야기를 나눈 분의 과거가 잠시 머릿속에 스쳐지나가지만 지금 현재가 중요한 것이므로 그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짐을 정리하고 그 분과 작별인사를 한 후 이제 출발준비를 마친다. 

외돌개 해안 산책길을 5년만에 다시금 돌아보기로 한다. 




이쁘장한 산책로를 따라 내려가 외돌개의 모습을 다시 풍경에 담는다. 





그 옆을 지나 해안을 따라간다. 
지금은 목책이 있지만 5년 전에는 없었다. 
저 끄트머리에서 바들바들 떨면서 절벽 밑의 모습을 찍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http://samma.tistory.com/751)







동쪽과는 틀리게 서쪽은 아직 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물론 슬슬 맑아질 것이라고 믿으며 앞으로 내가 갈 길을 가늠해본다. 




가다가 뒤돌아 내가 지났던 길도 되돌아보고...



서귀포여고 바로 아래쪽에 있는 초원같은 길도 지나고...



이제 돔베낭길이라고 불리우는 곳으로 나온다.



이 구간은 출입을 자제하라.... 처음에는 살짝 뜨끔했지만 이내 용기를 내어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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