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첫번째 주말

2008. 1. 8. 13:27
1월의 첫번째 주말은 1월 5일과 6일이다.
2008년의 첫번째 주말을 이렇게 맞이하다니... 다소 억울하긴 하다.
원래 거의 모든 주말스토리는 산행 + 기타 로 가져갈 예정이었으나
첫주는 예상하지 못했던 친척 동생의 결혼으로 인해 깨져버렸다.
금요일 저녁에 서울 세미나에 참석할 예정도 늦은 일과로 인해 박살(?)이 나버린 터라
토요일 산행계획은 취소하고 결국 아침에 차를 끌고 고향으로 향한다.
세차도 하고 기름도 넣고 해서 시골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10분. 결혼식은 20분.
이미 모든 가족과 친척들이 다 와있다.
그러다보니 오늘의 이야기는 친척들의 지난 10여년 동안의 대소사를 읊어보는 것으로 할까?
큰집. 나의 큰집은 대전이다. 내 본적은 신탄진이고. 큰집도 신탄진이다.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대덕군이었던 그곳은 이제 대전광역시에 편입되어 내 고향도 대전이 되어버렸다.
큰집에서 일어난 일은 그리 많지는 않지만 큰일은 몇가지 있다.
10여년 전인가 큰 형님과 형수가 이혼하고 5년 전인가 작은 형수가 돌아가시고...
지금은 두분다 재가를 하셔서 잘 살고 계신다.
조그맸던 아이들은 전봇대가 되어 이제는 내가 올려봐야 할 정도다.
재작년에는 아버지와 큰아버지의 고향인 전남 영광 아래 염산이란 곳에 두번째 들리기도 했다.
증조부, 증조모의 묘를 파서 그자리에서 화장하고 주변에 뿌렸었다.
외가. 어머니의 고향이자 외가집은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에 있다. 여기도 예전에는 영풍군이었으나 영주시로 편입되었다. 소백산자락을 따라 산 허리와 허리 사이의 재에 모여있는 마을이 외가집이 있는 마을이고 그 안에서 어머니를 포함하여 8남매가 자랐다.
어머니가 첫째이고 큰이모가 둘째다. 큰이모는 인천에 계신다.
큰이모의 딸은 10여년 전에 자기가 일하던 맥도날드 매장의 한 매니저와 갑자기 덜컥 결혼했다.
나보다 4살이 적은 그녀의 남편은 나보다 4살이 많다.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아들은 딸보다 2살이 어린데... 어릴적 만화를 좋아해 나와 이야기가 통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무얼 하는지 아무도 이야기를 해주지 않고 관심을 가지지도 않는다.
셋째가 큰외삼촌인데 지난 해 큰외숙모가 유방암으로 돌아가셨다. 병마와 싸운지 4년인가 5년이다.
박씨 집안의 장남은 이제 서른인데 올해는 장가가려고 꼭 마음먹고 있다.
그의 여동생은 예전 블로그에 글을 쓴 적이 있다.
넷째는 둘째 외삼촌. 리비아에 나가계신다. 외숙모와 유일한 딸 하나만 서울에 있고 가끔 들어오신다.
그 딸내미도 언젠가 여대에 다니더니 이번에 졸업하면서 유명 외국계 은행에 입사를 했다.
다섯째는 둘째 이모. 둘째 이모는 영주에 계신다.
집안이 거의 풍지박살(?) 날 뻔하다가 아들 하나 딸 하나 중 딸이 갑자기 21살의 나이에 덜컥 임신을 해버리자 급하게 아이 아버지와 혼인신고를 하고 아이를 낳았다. 아이 아버지는 22살인가 23인데 지금 군대에 가있고. 그 덕에 풍지박살 날 뻔한 가족이 아기 때문에 다시 살아나 잘 살고 있다.
여섯째는 셋째 이모. 막내이모도 서울에 계신다. 예전에는 가장 동안이고 젊은얼굴이셨는데 가끔 뵈면 뵐 수록 연세가 들어가신다. 막내이모 품에 앵겨서 찍은 27년 전의 사진이 문득 그리워진다.
일곱째는 셋째 외삼촌. 지금 중국에 가 계신다. 유명건설업체 회계과장인가 차장이신데... 대전, 동해, 서울 왔다갔다 하시다가 지금은 중국에 가 계신다.
여덟째는 막내 외삼촌. 막내 외삼촌도 영주에 계시며 어렵사리 결혼을 하셔서 힘들어 하시다가 지금은 알콩달콩 잘 살고 계시고 슬하에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두고 계시다.
이번에 결혼을 한 친척 동생은 어머니의 사촌 언니의 첫째 아들이다.
워낙 두 분이 같은 동네 사셨고 같은 동네 살고 계시는 터라 그 가족들과의 왕래는 외가집만큼이나 편하고 가까웠다. 이모라고 부르는 그분의 가족은 15년 전 이모부가 돌아가시고 잠시 흔들렸다가
2년전 남동생이 결혼하더니 올해는 큰놈이 결혼을 한다. 큰놈과 나는 1살 터울이다.
대부분의 친척들에게는 자식이 하나 내지는 둘이다.
우리 가족만 누님, 나, 남동생 이렇게 셋이다.
지금 보니 둘 보다는 셋이 낫다.
나도 가족계획은 셋으로 잡고 있는데... 머나먼 이야기같다. 쩝.
토요일 오후에 천안으로 올라오는 도중 전화를 받는다.
아차차! 알고보니 토요일 저녁에 강남에서 약속이 되어 있구나.
이런....
허겁지겁 천안 올라와 버스를 타고 강남으로 간다.
오랜만에 얼굴보는 후배, 친구, 선배들이 있고 그들과 알콩달콩 이야기를 하다가 막차를 타고 집으로 온다. 집에 들어오니 새벽 1시 반.
일요일은 오전 내내 쉬고 오후에 느긋하게 회사로 나가 11시에 퇴근했다.
첫 주말은 이렇게 흐지부지 끝이 났다. 났구나. 난걸...
천안 - 경북 영주 - 천안 - 서울 - 천안.... 아예 뱅뱅 돌아다니면 좋았으련만
천안을 중심으로 정말 동해번쩍 북쪽번쩍을 해버렸네.
이번주말에는 또 다른 스토리. 정말 이야기 있는 스토리를 올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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