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24일 저녁.
회의하다보니... 어느새 6시가 넘었다.
다들 퇴근하면서 크리스마스 이븐데 오늘따라 왜 서울 안가냐고 한다.
주말마다 서울가는 사람이 안가니 신기한가보다.
대뜸 나도 서울 약속있다고 소리는 쳤으나...
올라가서 만들어야지라고 생각했다.
안되면 파찌아빠님이 올려놓은 맛집순례도 괜찮고..
어차피 다음날 산에 가려면 서울서 자는게 나으니까...
간만에 찜질방도 갈 겸 해서....
집에 들려서 등산갈 준비를 다 하고 등산복을 가방에 넣고 외출복으로 집을 나왔다.
그리고 서울가는 도중 전철에서 약속잡을 준비를 했다.
먼저 학교 밑에서 술먹고 있다는 남자후배들...
그리고 애인이랑 신촌에서 밥먹고 있다는 동생...
학교 갔다가 신촌 동생네 만나고 동생 집에서 자야지 라고 생각하고 서울가는 도중...
후배B한테서 전화가 왔다.
B는 이제 27살이 되어간다.
그녀석을 안 것도 7년째란 말이다.
친한 남자후배와 CC가 되어 싸우고 헤어지길 몇번 하다가 작년에 정식으로 헤어졌다.
그리고 올 초에 잠수를 탔다.
얼마전 잠수를 끝내고 전화통화를 했는데... 압구정 매장에서 일하다가 퇴근하는 길이란다.
오랜만에 얼굴 볼까 하다가 어영부영 하다가 진짜 얼굴보게 생겼다.
그리하여 신촌역에서 10시가 다 되어 만나게 되었다.
남자후배들과의 약속은 깨고...
동생과는 이따가 만나기로 하고...
오랜만에 만난 B 와 술한잔 하기로 했다.
나는 소주를, 후배는 맥주를 마시며 한시간 반 가량 이야길 했다.
얼마전 B와 CC 였던 남자후배를 만난 적이 있다.
그리고 이젠 B를 만난다.
둘 사이에서 난 뭘 하는건지... ㅡㅡ;;
12시가 다 되자 우리는 자리를 옮겨 동생커플이 있는 연대 앞 라이브까페로 향했다.
동생과 동생애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만나서 서로 인사하고 그들이 준비한 케익을 자르고...
그렇게 나름대로의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첫날을 맞이했다.
어느새 누군가가 중앙무대로 올라가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자
카페 안의 사람들은 마음껏 크리스마스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맥주를 한두잔 하다가 동생녀석이 갑자기 무대로 나간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게 말한다.
"오랜만에 여자친구에게 라이브로 노래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잘 들어주십시오..."


어느새 카페 안의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가운데로 모여지고...
나도 무대 바로 밑의 테이블에 앉아 동생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곧 노래가 시작되고.... (무슨 노래였는지 기억이 나진 않는다...)
낮게 깔린 음성이 카페에 울리자 모두들 조용해진다.
기타를 치던 손가락은 빨라지고 노래를 부르던 녀석의 얼굴에 힘이 들어간다.


노래가 끝나자 많은 박수를 받으며 동생은 자리로 돌아오고 나도 돌아갔다.
어느새 1시가 넘은 시간....
오랜만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잡아줘서 고맙다는 B를 택시태워 보내고
동생과 동생애인과 나는 노래방에 가기로 했다.
그리고 어영부영 노래를 부르고 나오니 어느덧 두시 반.
마지막으로 동생이 사는 이대입구 달동네 자취방으로 올라가 캔맥주를 두어개 더 마셨다.
차례대로 동생애인, 동생... 그리고 나는 3시 반이 되어서야 잠이 들 수 있었다.
서너시간 뒤에 일어나 산에 올라갈 생각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