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예전 수락산 : 수락산에 가다. 11월 초였지?
이번 수락산 : 1월 8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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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아침... 나도 동생도 동생여친도 아침에 일어나질 못한다.
7시에는 일어나야하는데...
어제 서로 다 많이 마셨지...
동생집은 이대입구에서 이대쪽이 아닌 반대쪽 언덕길로 한참을 올라간다.
그리고 달동네 꼭대기 근처의 자취방에서 산다.
나도 자취경력이야 10여년 되지만... 이녀석 방은 잘 구했다.
자취방은 먼저 동쪽으로 창문이 나 있어야 한다.
자취생의 하루는 잘못하면 늘어지기 때문에 아침햇살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태양으로부터 하루의 리듬을 전수 받아야 꾸준하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
이녀석 방이 그렇다.




자욱한 도시의 연기는 은은한 붉은 빛을 띠고
어느 공장인지 아파트 단지인지의 우뚝솟은 굴뚝에서는
수백미터의 김이 푸른 하늘로 솟아오르며 오늘 날씨가 얼마나 추울지를 얘기해주고 있다.
8시에는 서로 깨우고 일어나서 씻고 물 끓이고 보온통에 물과 커피를 담고 옷을 입고
9시가 다 되어서야 집에서 나올 수 있었다.
굉장히 쌀쌀하다.
동생여친은 1년 전까지는 그래도 산을 자주 타곤 했으나
동생은 4년전 전역 후 한번도 산을 탄 적이 없다.
그래도 명색이 수색대였으니... 깡다구는 있겠지... 내 동생인디...
산행 목표는 수락산으로 정했다.
낮지만 그래도 볼만한 코스들이 있으니깐...
그리고 무엇보다 저녁에 쌍문동 돌집에 가야 하니깐.... 적당히 산행 하고 내려오면 딱 맞지 싶다.
10시에 수락산역 도착.
음식과 막걸리를 사고 커피한잔 마시고 담배한대 피고...
10시 반부터 본격적으로 산을 타기 시작.
예전 '천지산악회' 사람들과 올라갔던 길을 따라 천천히 오르기 시작했다.
허어... 오늘 날씨 무지하게 춥다고 했는데
이날은 바람도 불지 않고 하늘도 맑고 해서인지 따뜻한 편이었다.
할수없이 중간지점에서 재킷을 조끼로 갈아입고 산을 올라야 했다.


마당바위를 지나 계속 올라갔다.
동생은 간만의 산행인지 기분이 좋아 앞으로 막 나아간다.
동생여친은 헥헥대면서 징징대면서도 꾸준히 올라간다.
짜식들 기특하네....
깔딱고개 옆 제1전망대인가... 그쪽으로 올라와 동생에게 얘기해준다.
저기가 깔딱고개고 보통 사람들은 깔딱고개를 올라와 저기 저 절벽으로 오른다.
암벽등반이다.
동생과 여친은 그걸 보구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그러나 사람들이 계속 오르자 한번 해본다고 한다.
깔딱고개에서 사람들이 보통 올라가는 암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릿지할 만한 곳이 나왔으나 애들(?) 때문에 릿지는 하지 못하고 쇠줄을 잡고 올랐다.
몇년 전에 왔을 땐 쇠줄이 아니고 그냥 밧줄만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젠 아예 쇠줄로 다 박아놓은 듯 하다.




마지막 철모바위 바로 밑의 코스를 안간힘을 쓰면서 올라온다.
녀석들... 그래도 재미있나보다.
녀석들을 데리고 수락산 정상까지 갔다.
헥헥 대면서도 잘 올라가더니... 결국 정상을 밟았다.
꽤 괜찮은가 보다.
아주 잘 나오게 사진을 몇 컷 찍어주고 나도 찍고 하산.
철모바위를 지나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기 위해 베낭을 푼다.
보온물통을 새로 샀으니 얼마나 좋았던가...
보온이 잘 되었는지를 살펴보니 ... 꽤나 잘 되었다.
단지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고 도봉산 쪽에서 하늘도 점점 어두워지는 듯 하다.
컵라면이 익는 동안 준비해온 막걸리를 한잔씩 하고
동생여친이 준비한 샌드위치 같은 것도 꺼내 먹기 시작했다.


옆자리에 자리를 핀 아저씨들이 끍인 막걸리를 한잔 주셨는데...
내 입맛에는 도저히 맛지 않아 동생을 주고 난 찬 막걸리를 마셨지.
세명이서 배불리 식사를 마쳤다.
세명이서 컵라면 3개, 김밥 두줄, 샌드위치, 막걸리 몇잔 씩 마시니... 어찌 배부르지 않을소냐..
게다가 따끈따끈한 커피까지 마시고 나니... 푸욱 쉬고 싶었으나...
점점 날이 추워지면서 하늘도 어두워진다.
게다가 무언가가 날리기 시작하는데... 선글라스를 벗고 자세히 살펴보니... 눈발이다.


애들이 추워진다고 빨리 내려가자고 한다.
마지막으로 보여줄 것만 보여주고 내려간다고 했다.
지난번 왔을 때 보았던 코끼리 바위.
결국 거기까지 가서 코끼리 바위를 보여주고 하산길로 향했다.
진달래능선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어라? 길이 지난번과는 쫌 이상하다.
다 내려와보니... 바로 옆길로 내려온거다..
어쩐지 쫌 험하더라...
열린마당(노래마당)까지 내려오니 지난번 있던 그 털보아저씨가 여전히 노래를 하고 있다.
잠시 구경 후 주변에 노닐던 들고양이까지 한 컷 찍고 길을 돌아섰다.


계곡을 지나 수락산 입구까지 와서 포장마차에 들어섰다.
동생도 나도 쌀쌀해진 날씨 속에 그래도 뜨끈한 국물과 파전과 막걸리 생각이 간절했던 것.
자리를 잡고 숯불에 몸을 좀 녹이고 한두잔 하다보니 갑자기 눈발이 굵어진다.
이 눈은 좀 쌓일 것 같기도 한데...
어느새 시간은 4시가 넘었고
10시 반부터 오르기 시작한 산행은 3시가 다 되어서 끝났다.
4시쯤 포장마차에서 나와 역쪽으로 걸어가는데 도봉산쪽을 바라보니...
그쪽은 아예 산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많이 오고 있나보다.
3시쯤 인천 후배한테 전화하니 인천에는 폭설(?)이란다.
(결국 나중에 와봤더니 눈자국밖에 없던데....)
동생과 동생여친은 집으로 향하고
나는 쌍문동에 있을 돌집때문에 쌍문역에서 내렸다.
간단히 찜질방에서 사우나를 끝내고 옷을 갈아입고 나온 시간은 5시 40분.
쌍문역에 돌집에 갈 친구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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