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일상의 한편...

2003. 12. 18. 16:44
난 더운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아니, 여름은 좋아해.
하지만 오늘처럼 사무실에서 히터 팍팍 틀어놓고 있으면
난 아침부터 약먹은 병아리처럼 헤롱헤롱 비실비실대지.
그렇지 않아도 감기기운때문에 머리가 지끈지끈한데...(어제 마신 술때문인가?? ㅡㅡa)
그럴땐 가만히 옥상으로 올라가 사무실의 그 어느색 보다도 맑은 파란 하늘을 보고
차갑고도 시원한 바람을 듬뿍 마시지.
물론 담배한가치와 함께.
그런데 요즘은 담배도 몸에 안맞는군.


요즘 사람들 다들 귀차니즘에 말려 게으름뱅이가 되어가고 있지.
나만해도 그래. 차가 있으니까 이런핑계 저런핑계대고 차를 끌고 다니려고 노력하지.
예전만 하더라도 서울갈때, 마음 편하게 전철에 딱 앉아서 책을 펴고 읽다보면
피곤하면 잠깐 졸기도 하고 깨어나서 다시 책을 읽고... 그러다보면 두시간동안 한권 다 읽곤 했었지.
그런데 운전하면 그런게 없더라. 그저 음악만 틀고...
내가 원한 것은 이런게 아닌데 나 스스로도 게을러 졌는지 그렇게 생활하고 있구나.

그동안 오랫동안 읽었던 '로마인 이야기(10권)'와 '반지의 제왕(6권)'을 다 끝내고 나서 집은 책이
전우익의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다.
거기에 이런 말이 나오더구나.

<세월이 가는 걸 본 사람도 나무가 크는 걸 본 사람도 없는데, 세월은 가고 나무는 자랍니다.
나무는 뿌리만큼 자란다고 합니다. 뿌리보다 웃자란 미루나무는 바람이 좀 세게 불면 나가 자빠집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가 나무를 지탱하고 있는데, 눈에 뜨이지 않는 일보다는 눈에 보이는 나무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
민심같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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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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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응대지발춘화寒凝大地發春華' 꽁꽁 얼어붙은 겨울 추위가 봄꽃을 한결 아름답게 피우리라는 노신의 시구절입니다.
겨울과 봄이 남남이 아니라 맛물려 있다는 뜻 같기도 합니다. ... >



이런 상황에 감기가 대수겠냐?
학교다닐적만 해도 감기 딱 한번 걸렸었는데, 자취방에서 진짜 울면서 하루종일 밤새 괴로워한적이 있었지.
그 이후론 아프지 말자고 항상 다짐했는데...
확실히 스트레스성 일 때문에 몸도 마음도 예전과 같지 않다고 느껴진다.
그런데도 뭐 어쩌겠냐. 감기가 대수겠냐?
걸리면 감기 핑계 대고 월차 한번 쓰고 푸욱 쉬고 놀러다녀야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