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9월 1일.
회사 창립 기념일.
이럴 때 전체 체육대회를 하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오히려 사람들은 체육대회를 하느니 그냥 하루 쉬는게 좋다고 결정해버렸다.
그래서 결국 휴일이 되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등산.
아니... 산행이랄까?
지난 일요일 오르기로 했던 도봉산으로 정했다.
인천에서 평일날 아침에 도봉산까지 차를 끌고간다는 것은 바보같은 짓.
그래서 전날 밤에 학교까지 가서 학교 옆에다 차를 조용히 세워놓았다.
학교 후배를 만나 술 한잔 하고...
이제 찜질방을 찾아서 자기만 하면 되는데........
다행히 창동 근처에 사는 후배를 알게 되어서 그녀석과 술한잔 더 하고 가르쳐준 찜질방으로 갔다.
새벽 1시에 도봉구청 옆에 있는 찜질방으로 들어가서 맥주한잔 더 하고 이리저리 뒤척이면서 밤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눈을 뜨니 8시.
급하게 씻고 나와 도봉산역에 도착하니 9시다.
올라가다 오이 세개와 물 두통을 샀다. 그중 하나는 얼음물이다.
입구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번 올라갔을 때와는 틀린 코스다.
간만에 산을 타서 그런지 땀이 무척 많이 났다.
어제의 술기운이 빠지고 있는 건지도 모르지.
15분 쯤에 매표소를 출발하여 45분 쯤 바위가 있는 곳까지 올라갔다.
마당바위는 아니다.
그러나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다.
햇살 사이로 바람이 분다. 시원하다.
하늘은 맑지만 공기가 너무 뿌옇다.
저 멀리 능선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 더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10분 좀 더 올라가니 바로 마당바위가 나온다. 에고...
요기까지 올라와서 쉴걸... 아래에서 괜히 한번 더 쉬게 되었네...
아래에서 9시 55분에 출발했는데... 여기 마당바위 도착하니 10시 15분이다...
흘... 그럼 거의 다 와 간다는 얘기...
능선도 아까보다 훨씬 잘 보이고 꽤 올라왔다고 느껴진다.


이제부터는 빡센 오르막길이다.
뭐 그리 빡세진 않다.
그저 내가 오랜만에 산을 오르니 빡셀 뿐이다.
그러고보니 작년 10월에 이곳을 오고 이후에는 산을 올라간 적이 있던가....
내 기억엔 없는 것 같다.
그리 계속 올라가다보니 어느새 정상.
10시 45분 정도...
정상에서 맞는 햇살은 따갑고 바람은 아주 차갑다.
어느새 가을이 되었음을 바람의 온도로 느낄 수 있다.
이제 산에 오르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는 것이겠지.....
바람이 차다 못해 피부가 시리다.
그런데도 기분은 매우 좋다.




꼭대기에서 다른 등산인을 만났다.
꼭대기에서 둘이서 십여분을 얘기를 하다보니 또 한사람이 올라오고
그렇게 하다보니 어느새 대여섯명이서 모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등산이 이렇다 저렇다. 산길이 어디가 편하다.
그러다 나의 자전거 여행이야기도 나오고 자전거 타다 치질걸린 아저씨도 있었고
그러다 사람이 모여 마니산이 정말 정기가 센 곳이라서 거기 오르면 힘이 솟는다거나
계단이 무척 힘들어 마니산 계단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은 눈이 뒤집힌다는 둥...
또 사람들이 와서 만장봉(?)을 보면서 저기 놓인 바위가 언제 굴러 떨어지느냐느니...
30년 전에 저길 올라갔대느니.. 하는 재미난 이야기들이 모여들었다.
거기서 거의 30분 넘게 이야기를 하다가 계획된 산행을 못할 것 같아 먼저 내려오기로 했다.
내가 갈 곳은 우이동이 최종 목표.
지난번엔 이루지 못한 것이다.
도봉 주 능선을 따라 우이암까지 가서 우이동으로 내려가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길을 출발했다.
몇개의 봉우리를 가다가 만난 이곳에서 꼭대기에 꽂혀 있는 쇠말뚝을 발견했다.
무엇일까? 왜 일까? ㅡㅡ;;
일부러 안뽑는건가? 아니면 일부러 박아놓은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 네이버나 엠파스 지식에 물어볼까?



어느덧 능선을 따라 꽤 많이 왔다. 우이암쪽으로 가는 길에 오봉이 보인다.
확실히 봉이 네개인데.... 나머지 하나는 저 오른쪽에 있는건가?


능선을 따라가다 보면 계단이 나온다.
난 계단이 매우 싫다.
그냥 길이나 돌길보다.... 계단이 다리가 더 아프다.
계단을 쉽게 오르락내리락 하는 방법은 없는가.....


아래는 우이암 근처에서 찍은 사진...


우이암에서 북쪽으로 돌아 우이동으로 내려가는 길이 험해서 폐쇠하니 돌아가랜다.
그래서 결국 아래쪽으로 돌아 내려가는 도중에.... 길을 잃었다.
가다보니 아주 쬐끄만 샛길이 있었는데.... 그쪽으로 가다보니 길이 없어졌다.
다행히 사람 발자국 따라 가다가 다시 등산로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사히 우이동까지 내려올 수 있었다.
버스 타기 전에 맥주 한잔을 마시고 시원하게 바람좀 쐬면서 쉬다가 버스를 탔다.
아래는 우이동에서 내려 버스 타면서 찍은 사진..

'樂+狂'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말시리즈1탄 - 12월 11일(1)  (0) 2004.12.13
같은 상황.  (0) 2004.12.09
부러움.  (0) 2004.11.22
비오는 날, 동동주에 파전!  (0) 2004.11.10
교통사고.  (0) 2004.10.22
[펌] 미국이 본 한국... 그에 대한 답글....  (0) 2004.07.30
주말여행(1) - 한강 자전거 여행(?)  (0) 2004.06.07
칼의 노래~!!  (0) 2004.06.03
화내다...  (0) 2004.06.03
Oldboy Making Film(2)  (0) 2004.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