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1111

2003. 11. 1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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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처럼 비가 온다.
물론 지금은 그쳤지만...

하루종일 회색이었던 거리도 비가 그치면서 조금씩 색이 돋아난다.

떨어지는 빗방울에 온몸으로 버티다 떨어진 잎사귀들이 오히려 메마른 인도, 차도를 화사하게 한다.

비에 젖은 거리와 비에 젖은 건물들...

오히려 비가 그치고 나면 그들은 자신들만의 색을 낸다.

오히려 더 선명하게...

사람도 그럴까...

비에 젖으면 사람도 자신의 색깔을 찾을 수 있을까...

아니면 너무 바래져서 비를 맞아도 색을 찾을 수 없는 걸까...

아니면,

자신의 색을 찾지 않으려고 비를 맞지 않으려고 우산을 쓰는 것일까...

인간은 자연과 가까우면서도 자연과 먼 존재인가...

대신...

인간은 겉으로 비에 젖지 않고

눈물을 흘리며 속으로 젖는 걸까...

그래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에게는 진심의 색이 가끔 보이는 걸까...

그래서 눈물 흘리는 사람에게 쉽게 동조하는 것일까...

이제 곧 어둠이 다가온다.

서쪽 하늘 저편에는 간간히 푸른 하늘도 보이는데...

저 멀리 울퉁불퉁한 먹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려오는데...

한시간이 지나면 그 빛도 어둠 속에 잠길 것이다.

그렇게 어둠 속에서 색들은 잠을 자겠지...

그리고 내일의 색을 위해 조금씩 조금씩 꿈을 꾸겠지....

나는 나를 적시고 나의 색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항상 그렇지만...

냉장고 안의 술을 마셔야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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