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여덟번째 주말 - 능이버섯 샤브샤브 in 강구막회
色+樂2008. 9. 30. 17:05
추석연휴가 끝나고 갑자기 사촌동생이 술사준다고 연락이 왔다.
이것은 녀석이 8월달 약속을 깼었던 것에 대한 사과의 의미이리라.
그녀석 집이 도봉이기에 허구헌날 종로에서만 보자는게 지겨워서 문득 생각난 곳이 바로 강구막회.
오랜만에 과메기와 피문어와 기타 등등을 먹어볼까나~ 파찌아빠님도 볼겸~
그런데 갑자기 문자가 띵동 온다.
짝퉁창렬님으로부터의 문자.
[토요일 능이버섯 어쩌고 저쩌고...]
음... 뭐냐... 했더니 바로
오홋~ 그렇지 않아도 백팔번뇌님의 그 봉화 한약우에 대한 포스트(만족도 최고의 한우 등심 (경북 봉화, 봉화한약우본점 식육식당) http://blog.empas.com/lji6315/22312542)를 읽은 터라 고놈이 어떤 맛인가 궁금하던 찰나에 이런 이벤트가 생기다니!!!!
왜 봉화한약우에 궁금증이 생겼냐!!! 별 다른 이유가 아니다. 바로 내 시골집 영주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기 때문이다. 경북지방도 유명한 한우가 있으니 바로 소백산한우와 봉화한우다. 예전부터 유명하고 맛있는 것으로 소문난 것이지만 소백산 한우는 몇 번 먹어봤으나 봉화한우는 먹어보질 못했다.
(영주 시골 촌구석에서 소고기야 정말 생일날 미역국에 같이 들어가서 먹거나 일년에 두어번 잔치때 먹어보는 것이었으니까.... 정말 비싸고 먹기 힘든 고기였다.) 그래서 언젠가 먹어봐야지... 다음번 부모님 생신때 내려가서 저기로 가야지... 하면서 벼르고 있던 터에 저런 이벤트라니!!! 바로 신청했다.
그러고보니 연속 이틀을 강구막회에 가게 된 것이 아닌가?
9월 19일 저녁에 사촌동생과 간단하게 강구막회 정식을 먹고 일단 귀가하기로 했다.
그런데 11시 5분 경 막차가 내려와야 하는데 30분까지 내려오지 않는다. 알고보니 대방역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그걸 처리하느라 20분 넘게 막차가 늦었다. 결국 막차를 타고 집으로 들어온 시간이 1시 반.
어렵사리 2시경 잠이 들고 다음날 아침 다시 일어나 부지런을 떤다. 오후 2시에 건대에서 모임이 있기 때문. 미리 5시에는 자리를 떠야 한다고 말은 해놓은 상태. 결국 회사에 출근해서 일좀 하다가 어쩌다가 조금 늦어서 급하게 버스를 타고 동서울로 향한다. 그런데 왠걸~ 갑자기 무지막지하게 쏟아지는 빗방울. 아무리 버스전용차로라 해도 비가 오면 평소보다 늦게 마련이다. 천안IC에서 버스전용차로를 타고 서울요금소를 지나 양재에서 빠져 송파 가락시장 - 잠실을 거쳐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하니 어느덧 약속시간인 2시를 훨씬 넘겼다.
폭우는 어느정도 그쳤지만 빗속을 뚫고 건대로 들어가 모임장소에서 모임을 마치고 부랴부랴 7호선을 타고 목적지인 가산디지털단지로 향했다. 도중 잠깐 잠이 들었는데 전화가 와서 받으니 짝퉁창렬님이다. 어디냐고, 벌써 시작했다고 하니까 시계를 보니 얼래? 5시 45분!!! 아~~~~ 이 모임은 기다리는 거 없이 바로 시작하는 모임인데... 한두가지는 놓칠 수 있겠구나... 쩝...
그렇게 결국 강구막회에 부랴부랴 도착하니 이미 메뉴 한가지가 끝이 났고 두번째 메뉴도 바닥이 나 있는 상태. 그나마 남은거 부랴부랴 입에 집어넣었다.
오늘의 메뉴
1. 영주소백산한우 아롱사태 육회 + 소금?? => 구경도 못했다.
얼래? 고기 메뉴가 바뀌었다. 이런!!! 뭐 영주 한우도 좋긴 좋지만... 봉화산을 먹고 싶었는데... 다음기회로 미루는 수 밖에.... 뭐 있었다고 해도 늦어서 먹진 못했을거고...
2. 영주소백산한우 우둔살육회무침 + 방사옷정란 노른자 => 남이 먹다 남긴거 겨우 맛만 봤다.
색깔이 빨간게 아니라 약간 거무스름했는데 고기 질은 나쁘진 않았다. 게다가 얼려서 나오는 부페식 육회도 아니었기 때문에 남은거 접시에 싹싹 긁어모아 내 차지... 다행히 많은 분들께서 늦게 온 삼마에게 남은 것들을 몰아주셔서 어느정도 주린 배를 채울 수는 있었다.
3. 원주 치악산 야생더덕양념구이
2005년과 2006년 군대 있을 때 산에서 한참 더덕을 캔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씹어먹고 양 건빵주머니에 가득 채워 가지고 내려와 위병소에 몇개 주고 취사장에 가서 씻어서 먹고 구워서 먹고 고추장 찍어 먹고 나머지는 병에다가 술과 함께 담궈서 깊숙한 곳에 숨겨놓기도 했었다. (비록 숨겨놓은 술병은 홍수때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지만... ㅜㅜ)
그만큼 더덕을 좋아한다. 오호호 치악산도 강원도가 아니겠는가~!! 빨간 양념에 알맞게 구워 나온 더덕! 더덕을 살살 찢거나 통통통 두드려서 얇게 포처럼 뜬 상태로 양념을 바르거나 재운 뒤 그걸 살살살 굽는다. 일단 구우면 그 맛과 향은 다소 사그라들지만 그래도 더덕의 향이 어디 가겠는가~!! 한입 두입 베어서 으적으적 씹어먹다가 밥 한술 위에다 떠서 먹어보기도 한다. 냠냠냠~ 맛난다!
4. 원주 치악산 야생버섯 + 영주 소백산한우 채끝살 토렴탕 => 말 그대로 능이버섯 샤브샤브다!
원주에 계시는 설봉님께서 제대로 된 능이버섯과 곰버섯(혹은 먹버섯)을 공수해주셨다.
기본적인 국물에 들어갈 야채들.
그리고 준비된 국물... 그냥 맹물은 아니라고 들었는데.... 뭐더라????
준비된 영주소백산 한우 채끝살~
그리고 준비된 능이버섯과 곰버섯!!!
바글바글 물이 끓으면 야채먼저 넣어주시고~ 능이버섯은 조금 오래, 곰버섯은 금방 토렴해먹으면 된단다. 한우도 진득하게 몸을 담근다.
평소에는 맛이 있을 계란말이는 잠시 패쓰!!!
갑자기 계란 노른자 제공????
여기에다가 폰즈소스를 따라주시는 선장님~ 캄솨합니다.
다 익은 버섯과 소고기를 건져내어 노른자와 폰즈소스에 살짝 담궈서 우물우물우물우물~
점점더 국물색이 진해져 가고 부글부글 끓는 국물에 또다시 버섯과 소고기 투하!!
아~ 낼름낼름 찍어먹다보니 어느새 소스도 검게 변하고
소고기로부터 흘러나온 기름이 송알송알 맺힌다.
다 건져낸 냄비에는 시꺼먼 국물과 ...
송알송알 맺힌 기름 사이에 두부마저 검은 멍을 입어간다.
이 모임의 특징중의 하나!
토렴해낸 국물에 밥과 계란과 참기름을 살짝 넣고 볶는다~ 볶는다~
밥알 알갱이 하나하나가 검은 국물과 참기름에 잘 반죽되어 윤기가 좌르르르~
요렇게 한 접시, 또 한접시, 또 한접시 먹다 보면....
앙~~~ 어느새 비어버린 냄비여~
박박 긁어서 먹어주는 수 밖에~!!!
어디 또 남는거 없나??
(삼마가 박박 긁어먹는 모습은 이곳에서 확인 : http://blog.empas.com/coutal/30634453)
물론 이런 자리에서 음식만 주구장창 먹어줄 수는 없는 일~!
특히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음식과 함께 곁들이는 반주를 항상 즐기지 않는가?
도착하자마자 짝퉁창렬님이 반가움에 못이겨 따뜻한 물과 함께 제공해준 싱글몰트 위스키!
비록 소주잔이나 위스키가 들어있고, 비록 맥주잔이나 당귀담금술이 들어있고...
허이구야~ 오늘도 마신 술 종류가 다양하다.
원래 오늘의 주류는 국산 맥주와 소주였을 뿐인데 위스키와 와인과 당귀담금술 등이
각자 제공되어 온 터라.... 맛있게도 냠냠~
특히 요즘 맛들인 맥주인 맥스! 요거이 참으로 맛나더이다!
맥주맛이 뛰어나다보니 사자형님이 제조해준 소맥도 그 맛이 기가막히오~
끝을 마무리하는 음식은 짝퉁창렬님이 제공해준 홍어/삼겹살/새우젓!
그리고 저 김치는 무엇???
(다섯번째 메뉴인 화성포도사진은 없으므로 패스)
정말 오랜만에 모습을 보인 파찌~!!! 반가워~~~ 오랜만이야~~~~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입맛과 다양한 이야기들~
반가운 얼굴도 계시고 새로운 얼굴도 계시고~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언제나 초토화!!!! ㅎㅎㅎ
저거 치우느라 선장님과 갑판장님 고생 많으셨을 듯!
다 먹고난 후 항상 찍는 단체사진.
이 사진을 보면 분명 여인숙을 겸하는 강구막회지 싶기도 하고... ㅋㅋㅋ
오랜만에 뵈온 파찌형님, 짝퉁창렬, 사자형님, 지온아빠님, 광팔이형님, 다니엘님, 이내형님, 짜리님 등등등... 그리고 새롭게 뵈온 분들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언제 또 이런 모임이 있을런지는 모르겠다만...
지방에 서식하는 삼마라는 인간은 이런 자리를 꽤 즐기고 있음이 분명하다.
다만 기회가 적을 뿐이지...
또 다른 자세한 사진과 설명들은 짝퉁창렬님의 블로그에서 확인하시라.
강구막회에서 능이로 달려주다 http://blog.empas.com/coutal/30634453
p.s 사진을 찍고난 후 다른 이들은 2차로 입가심하러 가고 나는 다른 장소로 향한다.
1주일 뒤에 결혼하는 아는 동생녀석 집에 가서 결혼식에 사용할 동영상 만드는 법을 가르키러...
이녀석의 집은 바로 성북구청 뒤다. 그곳은 한때 내가 서울 살 때 내 나와바리, 내 동네 아니었던가.
그녀석과 그녀석의 부인될 사람과 맥주 한잔 두잔 하다보니 어느덧 새벽 세시 반. 정말 간만에 늦게까지 술마셔본다.
다음날 오전에 식사하고 동영상제작법을 가르켜주고 이별한 후 서울역으로 가서 기차를 타고 천안으로 향한다. 천안역에 도착하여 버스를 타고 다시 성거로 돌아온 시간은 4시 50분.
그리고 옷을 갈아입고 회사로 가서 일을 마무리 하고 들어온 시간은 8시.
언제나 주말에 천안을 떠나면 무척이나 빡세단 말야....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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