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오랜만에 시큼한 냄새가 난다.
오랜만에 알싸한 냄새와 후끈거리는 열기를 느낀다.
그래. 바로 연탄이다.


아주 어릴 적은 장작불이었지만 초등학교때부터였나? 그때부턴 연탄으로 방을 달구었었다.
중학교때에는.... ㅡㅡ;;
연탄가스와 몇몇 사건으로 인해 아픈 기억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 무서운 연탄가스에도 불구하고 연탄은 내 친구였다고 할까?
저 이글거리는 연탄위에 국자에 설탕과 소다를 넣어 뽑기를 해먹었던 기억과
다 탄 후의 연탄이 식지 않으니 어릴적 연탄 앞에서 친구들끼리 바지가랭이를 내려 오줌(?)으로 뜨거운 연탄을 식혔던 기억과
미끌거리는 한겨울의 언덕길을 연탄재를 부시고 뿌려서 척척 내려갔던 기억.
그 모든 기억들은 이미 오래 전 이야기지만
그래도 저 활활 타오르는 연탄을 보면 그 기억이 난다.
내 나이가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내가 살던 곳이 그래서 그런 것이다.
하여튼! 간만에 연탄을 봐서 즐겁다.
예전엔 연탄인줄 몰랐는데 이제서야 연탄인줄 아니 더욱 더 반가울 뿐이다.


왜 연탄이 반가울까?


지난번 몇가지 일을 마친 후 팀원과 사장님이 같이 뭉쳤다(?)
큰 일을 겪은 터라 수고했다고 사장님이 한턱 내시니... 그 첫 장소는 횟집이어라.
그러나 인천에서 지지고 볶고 했던게 횟집이라 그리 큰 감동은 없었고
2차는 맥주집에서 해결한 후 사람들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잔만 더하자는 사장님과 우연히 '부산 양곱창'집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장님과 나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다.
와우~!
그리고 세월이 지난 후(실은 2~3주 뒤?)
두 사람을 초대해서 먹고싶었던 그곳으로 향했다.
대창과 양이 같이 섞여 올라오는 한접시가 25,000원
그러나 그 한접시는 세명이서 먹어도 충분할 정도다.


양을 먼저 구워 먹고 그 위에 대창을 굽는다.
연탄불로 굽는 그 맛은 그 어릴 적 포장마차에서 갈매기살을 기가막히게 맛보았던 그런 경험과 동일하다.




양은 그대로 몇몇 사람들 입 속으로 사라지고 남은 대창만 알루미늄 호일에 얹혀져 새로운 세상을 기다린다.




하아...
이 맛을 어찌 잊으랴!
순대도 싫어했던 한 동료를 이 양곱창으로 완전히 빠져들게 했다.
성공이다!
p.s 조만간 다시 가서 이번에는 제대로 투어(?)를 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