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외출...

2005. 10. 2. 13:59
★ 허진호 감독의 다른 작품은?
다른 것 말고 딱 두 개만 보자.


1. 1997년작 : 8월의 크리스마스


제목 : 8월의 크리스마스 (Christmas In August, 1998)

감독 : 허진호

출연 : 한석규, 심은하, 신구, 오지혜, 이한위 모든 출연진 보기

기타 : 1998-01-24 개봉 / 97분 / 드라마,멜로,애정,로맨스 / 15세 관람가

부가정보 : 크레딧 포스터보기 영화해설

줄거리 : 서울의 변두리, 나이든 아버지(신구 분)로부터 물려받게 된 정원(한석규 분)의 작은 사진관에는 중학생 꼬마 녀석들이 여학교 단체 사진을... more..


2. 2001년작 : 봄날은 간다


제목 :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 One Fine Spring Day, 2001)

감독 : 허진호

출연 : 유지태, 이영애, 백성희, 박인환, 신신애 모든 출연진 보기

기타 : 2001-09-28 개봉 / 106분 / 드라마,멜로,애정,로맨스 / 15세 관람가

부가정보 : 크레딧 포스터보기 영화해설

줄거리 :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유지태 분)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백성희 분)와 젊은 시절 상처한 한 아버지(박인환 분), 고모(신신애 분)와 함께...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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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997년은... 그러니까 내가 군 전역 후 복학한 해이다.
96년 9월 전역 후 노는거 1개월, 주유소 알바 1개월, 그리고 노가다 알바 4개월을 마치고
97년 복학을 했다.
친구들도 거의 그맘때즈음 복학을 같이 했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고, 3년만의 공부를 시작하느라 고생 꽤 했던 때였다.
자취를 다시 시작하고, 아침에 도서관 불을 내가 먼저 키고, 밤 11시 넘어 집에 들어와
2~3시까지 더 공부하고 자는.... 그런 생활을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밑겨지지 않는다.
그때 영화는 무엇을 봤을까?
그때는 진짜 영화보는 것은 별로 없었고, 볼 사람도 없었다.
물론 지금도 같이 볼 사람은 별로 없다.
동아리 친구 중에 1명의 여자동기가 있었다.
국문과 출신인데.... 그 친구가 나와 같은 학번이니 이미 졸업생이다.
동아리 졸업생모임이 결성되고, 졸업생모임을 활성화 하기 위한 소모임을 만들게 되었는데,
노래모임, 등산모임, 영화모임 등이 결성되었다.
나는 영화모임을 선택했다. 영화모임 멤버는 그 여자동기와 나 둘뿐이었다.
그렇다고 둘이서 계속 영화만 보러다닌 것은 아니다.
직장인과 학생의 신분이었으므로 한달에 한번 볼까 말까...
하여튼, 그렇게 모임을 결성하고 처음으로 본 것이 '8월의 크리스마스'였다.
그 당시는 멜로물이 판을 치고 있던(?) 시기였을 것이다.
최진실 주연의 편지는 눈물을 짜는 그런 영화였고, 접속도 비슷했고....
나는 멜로물은 좋아하지만... 그당시는 그렇게 눈물 징징 짜는 멜로는 무척 싫어했다.
무뚝뚝한 내 성격도 일조를 했겠으나...
왜 그랬는지는 모르고,
그 여자동기와 어떻게 시간이 되어 만나 결정한 영화가 8월의 크리스마스다.
그 전까지 그 영화 및 내용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고
선택은 전적으로 직장인인 여자동기의 몫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온 후...
한참을 나는 말이 없었다.
영화 끝난 후 같이 차를 마시면서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그저 울고불고 하는 멜로보다....
이렇게 가슴 아리게 천천히 열병을 앓고 헤어지고 치유되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맘에 들었다.
문학도였던 친구는.... 아주 장대하게... 설명을 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그렇게 몇년동안 나의 가슴에 콱 막히는 무언가를 선물해줬고,
흔들리지 않는 카메라와 시원스러운 여름의 모습,
그리고 심은하와 한석규라는 배우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을 하게 해줬다.
그리고 4년이 지난 후... 2001년. '봄날은 간다'가 개봉되었다.
대학원에 다닐 무렵이었는데...
대학원 다니면서 조교생활을 했을 때 친한 조교들 세명이 있었다.
한 녀석은 나와 대학원 동기고, 두 녀석은 다른 과 여자 조교였다.
가까운데 있고 그래서 많이 친했고 가끔 영화도 같이 보러 다녔다.
'봄날은 간다'가 나왔을 무렵,
내가 먼저 영화를 보러 가자고 했고
친구들은 마지 못해 나를 따라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친구들은 한국영화를 매우 싫어했었다.
'번지점프를 하다'가 먼저인지 나중인지는 잘 모르는데...
내가 선택한 한국영화는 다 재미없다고 해서... 몰매를 맞을 뻔 한 적이 있다.
봄날은 간다를 볼 때에도.....
그당시, 영화관 안의 1/3 은 자고 있었고, 자는 사람들 중 2/3은 다 남자였다.
물론 같이간 친구들도 남자 1명과 여자 1명은 보다 졸았고...
나와 다른 여자 1명은 끝까지 봤다.
보고 나온 다음 또 매맞을 뻔 했다.
왜 내가 고르는 영화는 다 이러냐고.... ㅎㅎㅎ
하지만..
하지만...
난 그들에게 맞아도 좋았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그 말 한마디에... 영화의 모든 것을 보고 나온 느낌이었다.
바로 그것이 실체이고... 바로 그것이 연애의 기초이고....
모든 사랑이 성공하지는 않을 것이며 실패도 하면서 이루어진다는 것...
그렇게 마지막까지 잡고 잡히는 것을 반복하다가도...
자연스럽게 아픔을 가지고 스스로 치유해 나가는 것이라는 것...
그렇게 영화를 보면서
싫어했던 이영애가 그리 이뻐보일 수 없었고..
유지태가 그렇게 짜증나 보일 수 없었다.
후우....
왜 봄날은 간다가 재미없는지 다른 이들과 티격태격하다가...
정신없는 시간으로 인해 서서히 묻혀갔다.



1. 허준호 감독의 신작.
지난 해 말인가?
허준호 감독의 신작이 기획되었다는 이야길 들었다.
젠장....
기대는 되는데..... 주연이 배용준이고 손예진이란다....
큭...
05년 보고싶은 영화에서는 제외를 했다.
배용준.... 싫다라기 보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2. 배우
배용준, 유명하지.
하지만 나에게는 유명하지 않지...
다만.... 지난해인가? 2년전인가...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를 보고...
오호... 드라마보담... 배우로는 쫌 괜찮게 하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손예진.
드라마에서는 몇 번 봤지만...
영화 찍은 걸 본 적은 없다.
몇 편 찍은 걸로 알고 있는데......



3. 소식.
내가 자주 보는 씨네21이란 잡지에 슬슬 외출의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다.
이런....
솔깃하다.
전작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에서 내가 느꼈던 감정을 같이 적어 놓았고
이번에는 그것보다 더 깊이 들어간단다.
전작에서는 객관적으로 바라만 보던 카메라가 이번에는 인물에게 가까이 가려는 것이란다.
흐음...
솔깃하다.
바라보면 느끼는 것과 주인공에 동화되어 느끼는 것은 다른데...
도대체 감독의 생각은 무엇이지?



4. 스토리
생각을 해보라.
어느날 문득 걸려온 아내의 사고소식.
그리고 달려간 병원에서 만난 아내와 사고날 때 같이 있던 남자.
두 의식불명 환자 옆에, 남자의 아내가 같이 있고...
그들은 서로의 물품을 확인하던 중...
자신의 아내와 자신의 남편이 불륜의 관계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좌절에 빠진다.
겨울의 삼척에서 같이 환자를 돌보면서 조금씩 인연이 엉키게 되고
그렇게 서서히 다가가는 두 사람은 자의인지 타의인지 결국 일을 저지르게 된다.
결국, 남자의 아내는 깨어나고, 여자의 남편은 깨어나지 못하게 되고...
남자와 여자는 그대로 헤어지게 되는데....



5. 객관적 느낌.
영화는 '불륜'이란 소재를 가지고 전개가 된다.
그것이 외화와는 다르게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불편하게 들리는 것은 사실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하지만....
이젠 스스로 보수주의자라는 나조차도 '불륜'이란 소재가 주제가 되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래서 외출을 더 보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둘 사이의 특별한 상황과 특별한 공간에서 특별한 만남..
어떻게 끌고 가야 할지는 모르나...
둘 사이의 감정이 끌리는 것은 사실일 터.
상황상황 하나는 객관적이나 카메라는 좀더 인물들의 심리에 가까이 가기 위해
인물의 움직임과 같이 흔들리고 같이 흐느끼는 듯 하다.
전작들에서처럼 그저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에서 한층 더 가까이 들어갔다.
그건 확실하다.
초반 남자의 입장에서도, 중반 둘의 입장에서도...
다만 후반 여자의 입장에서는 시선이 조금씩 조금씩 떨어져 나온다.



6. 소감.
사람은 정해진 길을 가지 않는다.
나도 그렇고, 내 주변의 인물들을 봐도 그러하다.
정해진 길이란 없다.
그저 남들이 대충 그 길로 가니까... 그리로 길이 나있으니까
같이 따라서 함께 가는 그런 도덕적인 길 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 길만을 고집하진 않는다.
자신의 감정이 이끌리는 대로 다른 길로 가기도 하고, 샛길로 빠지기도 하고...
아니면 스스로 길을 내기도 한다.
이 영화의 두 주인공도 그러하다.
하지만... 도대체 두 주인공은 길을 가다가 다시 되돌아 온 듯 하다.
한 배우자의 죽음과 한 배우자의 재탄생이 그들을 다시 되돌려 놓은 듯 하다.
길 위로...
가장 중요하게 느낀 건... 역시 감독이로구나.... 하는 생각이다.

일반적으로 봄날이나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마지막 순간에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되어 해패엔딩으로 끝나는 그런 것을 상상했던 나는
전혀 다른.... 각자의 길을 그대로 가게 되는...
아니 조금 더 세부적으로 말하면....
일반적으로 그렇게 서로를 모른체 헤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다.
영화적, 극적인 장면을 일부러 만들지 않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전작들은 그렇게 끝이 났다.
사진사가 왜 죽었는지, 죽은 이유에 대해 알지 못하는 근무요원은 끝까지 알지 못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안타까웠던 감정도 사무치던 감정도 사라진다.
시간이 지난 후, 여자를 사랑했던 남자는 사랑을 잊는다. 사랑이 변함을 안다.
여자는 문득 떠오른 남자의 기억으로 남자와 만나지만.... 그 뿐이다.
예전의 감정들이 떠오를 듯 해도 뒤돌아 걸어가는 남자의 뒷모습에 어렴풋이 느낄 뿐이다.
외출도 마찬가지다.
자기 아내의 깨어남과 자기 남편의 죽음으로 인해
이제 서로의 길을 갈 듯 한 모습은 어찌보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저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사람들의 행진에 같이 동참하는 듯 했다.

문득, 4월인가 5월의 봄에.... 눈이 날리는 날....
길 위를 달리는 자동차의 와이퍼는 자꾸 눈을 닦아내고...
그 상황에서 나오는 나릇한 남녀의 독백들은....
아주 자연스러운.... 해피엔딩이 아닌 새드엔딩으로 끌고 나간다.
그게 당연한 것일지 모르겠다.
사랑을 모르는,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아닌...
이미 결혼이란 것을 통해 사랑을 알고 있었던(아니 알고 있었다고 여겼던) 이들이...
지금부터 가는 길이 사랑이라고 느낄지.... 아니면 그저... 다른 것으로 느낄 진 모르겠다.
스스로도 복잡한 문제이고... 아주 복잡하다.



7. 20자평.
한번보고 두번봐도 모르겠다. 볼때마다 다를 듯 하다.



에필로그.1
오갱님과의 댓글 중에서 문득 생각 난 것이 있다.
계절적인 배경이 문득 떠오른다.
겨울연가니, 뭐니... 하는 것도 계절시리즈인 듯 한데....
8월의 크리스마스는 한 여름에 일어나 가을에 끝나는 이야기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간다.
봄날은 간다 는 늦겨울에 시작하여 봄을 지나 초여름, 여름에 끝나는 이야기다.
외출은.... 겨울에 시작해서.... 봄에 끝나는 이야기이다.


에필로그.2
손예진... 이쁘더라... 줵일...


에필로그.3
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답답했다....
에효.... 에효.....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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