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이 작품은 2011년 작으로, 프랑스와 스위스 합작영화입니다.

2012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특별 은곰상을 수상하였고 올해 전주영화제 개막작이었답니다.

(누구 말씀대로 전 전주영화제와 코드가 맞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 영화의 소개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목 : 시스터

줄거리 : “누나를 지켜 주면 엄마가 돌아올거야.” 

아름다운 알프스 자락에 위치한 리조트. 12살 시몽은 관광객들의 옷과 스키, 가방을 훔쳐 살아간다. 그의 누나 루이는 동생에게 용돈을 받아가며 남자친구와 놀기 바쁘다.  위태로운 하루 하루가 이어지는 시몽에게 어느 날 따뜻한 말을 건네는 영국여인이 나타나고 시몽은 그녀의 주위를 맴돌며 엄마를 그리워 한다.  어느 날, 시몽의 도둑질이 발각되고, 시몽과 누나의 비밀마저 드러나는데… 시몽은 따뜻한 엄마 품을 찾을 수 있을까? 




요즘 저는 개인적으로 '줄거리'를 잘 안보고 영화를 보러 가는 편입니다.

처음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접했을 때, 

'사랑을 모르는 누나, 사랑을 훔치는 소년, 두 남매의 가슴시린 비밀'이란 포스터의 문구를 보고 

부모 없는 남매의 고단한 삶과 서로에 대한 연민과 애정과 불행한 결말을 예상했습니다.

뭐, 남매의 비밀이라고 해봤자 친가족이 아닐 정도??? 라는 생각만 살짝 했을 뿐...


그리고 매우 건조하고 고통스러운 느낌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니 그런 생각은 사라졌네요.




1. 色 

  - 배경은 스위스, 알프스의 스키장 리조트가 배경입니다. 그래서인지 풍광이 아주 멋집니다.

  - 스키장의 배경도 멋지지만, 스키장의 훨씬 아래쪽 마을에서 바라보는 산의 풍경도 멋집니다.

  - 하지만 주인공 시몽이 사는 동네에서 리조트로 가려면 리프트를 한번, 스키장 꼭대기까지 가려면 또 한번

    타고 올라가야 할 정도로 높습니다.

  - 리조트나 스키장에 놀러 온 사람들(관광객들)은 저 아랫마을에 사는 시몽이나 그쪽 사람들에 비해 차이가 있습니다.

  - 시몽과 그 친구들, 주변사람들의 삶이 저 높은 곳의 리조트, 관광객들의 삶과는 정 반대의 입장이 된 것이죠.

  - 그렇게 아주 간단히 빈부의 격차를 보여주고, '패스포트' 하나를 목에 걸고 상류층(?) 사이를 두리번거리는 시몽의

    상황이 아주 불안불안하게 보입니다.


  - 바닥(시몽이 사는 동네)으로 내려오면 거긴 산 위의 아름다운 풍경과는 틀리게 삭막합니다.

  - 마른 땅과 먼지, 삐쩍마른 잡초들... 도시로 들어가는 듯한 왕복 2차선의 아스팔트 도로 하나와 그 주변의 돌길...

  - 그 와중에, 그 조용한 시골동네의 작은 아파트에서 시몽과 누나는 고층에 삽니다.

  - 한 밤중에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어두움 저 멀리 산 중턱의 불빛과 저 멀리 도시의 불빛들밖에 없습니다.

  - 같은 위치처럼 보이지만 절대 갈 수 없는 곳처럼 느껴집니다.



2. 樂

  - 위와 같은 계급사회 속에서 시몽이 살아가는 법은 '즐거움'입니다.

  - 그 즐거움은 자기 스스로 즐겁게 놀거나 웃는 것이 아니라 누나 루이를 먹여살리는 것이죠.

  - 스키장에서 훔친 음식으로 식사를 제공해주고, 훔친 새 옷으로 선물을 해주고

    훔친 스키를 수리하여 팔아 오븐을 사고 누나 루이의 청바지까지 마련해주고...

  - 그렇게 누나 루이에게 이것저것 해주는 것을 기쁨으로 압니다.

  - 게다가 누나 루이가 새 남자친구를 집으로 데리고 와 사랑을 나눌 때에도 담배 필터를 귀에 틀어막는 센스까지!!


  - 시몽의 삶의 또 다른 즐거움은 '도둑질'에 있습니다.

  - 자신의 놀이를 위한 도둑질이 아닌 빵과 파스타를 위한 '도둑질'임에도 그 도둑질은 일종의 유희처럼 느껴집니다.

  - 태연히 도둑질을 하여 그것을 동네 아이들에게 팔고, 도둑질하다 걸린 식당 종업원과는 노련하게 거래를 합니다.

  - 우연히 아이 둘을 데리고 온 미국 여자를 만나서는 부잣집 아이처럼 좋은 영어를 쓰며 행세하기도 하고

  - 쫓겨나기 전까지 도둑질을 들켜도 재밌기만 합니다. 

  - 그걸 바라보는 관객들의 시선은 불안하면서도 다소 유쾌합니다. 

  - 뻔뻔한 애어른을 바라보는 느낌일까요?

  - 하지만 12살 소년이 그렇게까지 살아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답답해지기도 합니다.


  - 음악은 크게 사용되지 않았지만 사용된 음악은 불안한 효과음입니다.

  - 도중에 주변의 모든 소리가 중단된 장면이 몇 번 나오는데... 그땐 숨이 막힐 정도의 아련함을 느끼게 합니다.



3. 狂

  - 아이에게는 아이만의 세상이 있습니다. 그 세상의 밑거름은 부모입니다.

  - 자전거를 탄 소년에서 주인공은 부모에게 버림받아 결국 그에 대한 반항을 끝까지 보여줍니다. 막 나가는 거죠.

  - 그래서 자탄소에서 소년을 바라보며 이해는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소년의 심정을 안타깝게 볼 수 밖에 없습니다.

  - 시스터에서 주인공 시몽 역시 부모가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삶을 꾸려갑니다.

  - 그 세상의 밑거름인 누나 루이는 일을 하다 말다 하면서 오히려 시몽에게 빌붙어 삽니다.

  - 그러니 시몽의 세상은 '도둑질'로 연명되며, 그것만이 자신의 삶이 됩니다.

  - 그래서 도둑질하다 들켜서 몰매맞고 그래도 또 할 수 있는 것이죠.


  - 시몽 역시 어린 아이이기 때문에 누이를 그렇게 보살피면서도 정작 누이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에 대해 불안해

    합니다.

  - 자신을 떠나는 것을 예상해서일까요? 큰 비밀을 폭로합니다.

  - 그리고 누이에게 돈을 주면서 같이 자자고 하죠. (섹스가 아니라 그냥 옆에서 자도록 허락해달라는 겁니다.)

  - 그 순간이 얼마나 당황스럽고도 얼마나 슬프고 아픈지...

  - 더 아픈 장면은 그 다음날이 되어 떡(?)이 된 누나를 보살피는 장면이죠.

  - 또 다른 아픈 장면은, 미국 여자에게 '모성'을 어렴풋이 느끼고 다가서는 장면인데... 

    그 능글맞은 모습에 가슴이 아련해집니다.



4. 色+樂+狂

  - 제목이 '시스터'이지만 누나에 해당하는 '루이'의 역할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 하지만 '루이'의 위치는 영화 중반부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 그로 인해, 루이와 시몽의 관계를 바라보는 관객의 시선도 달라지고 더 불안해집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 자전거를 탄 소년의 희망은, 소년의 반항기가 끝남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대안가족으로의 희망으로 연결된다면

  - 시스터의 희망은, 엇갈리는 리프트에서 루이와 시몽이 서로 교차되는 모습에서 발견됩니다.

  - 앞으로도 그 생활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둘의 혈연관계는 그대로 유지될 것 같습니다.

  

  - 다르덴 형제의 뒤를 잇는 감독이란 찬사를 받아서인지.... 비슷한 영화라서인지...

  - 유럽의 아이들의 '성장'이란 개념이 숨어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5. 배우

  - 시몽 역할의 소년은 정말 대단합니다. 

  - 루이 역할의 배우도 대단합니다. 누군가 했더니,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에도 나왔고...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고서점 점원으로 나왔던 여자입니다.

  - 미국 여자로 나온 배우도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엑스파일의 '스컬리'인 질리언 앤더슨이에요!!!!

  - 루이의 조수로 일을 시작하려는 꼬마애도 참 귀엽습니다. 









6. 기타 (강력스포)



















원제는 프랑스어로 되어 있어 제가 해석을 못해서 부탁을 해봤습니다.

구글님께서 말씀하시길 '위의 자매의 자녀'입니다. (무슨 뜻인지.... ㅡㅡa)



곰곰히 하나씩 따져보니, 앞글자는 '아이'라는 뜻이고, 그 뒤는 '위의 자매의'라는 뜻이므로...

해석하면 '누나의 아이'라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