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3/24, 관악산

色+樂+狂2012. 3. 27. 09:28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아직 바깥은 날이 개지 않은 분위기.

오렌지 5개를 먹고 씻고 준비하여 7시 조금 넘어서 집을 나선다.


정부종합청사역에 도착하니 7시 30분이 다 되었는데...

찬 바람과 함께 약간의 진눈깨비도 날린다. 

겨울옷을 입고 와서 다행이다.



향교입구에서 다리를 건너지 않고 케이블카 능선쪽으로 빠진다.

새벽까지 비가 와서인지 땅이 아주 촉촉하다.

능선 초입은 바람이 불지 않아서 금새 몸에 열이 난다.

그렇게 초입을 이십여분 오르다보니 이제 관악산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이 보이는데...

어머나!!! 저건 뭐야???

세상에!!! 4부능선 위로 하얗게 스프레이를 뿌려놨구나!!!

발걸음을 재촉해서 오르니 눈 앞에 환상의 모습이 펼쳐진다.

이렇게 이른 아침에 이런 모습을 3월의 끝자락에서 서울산에서 보다니..




그리고 오르면 오를수록 날이 점점 흐려지면서 하얀 안개비는 진눈개비로 바뀌고

바닥에 쌓인 눈도 그 높이를 점점 더해간다.



중턱에 오니 안개와 구름과 눈이 같이 모습을 드러내고... 

헐떡거리면서 그 광경에 찬사를 보내며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눈이 덮이고 쌓인 길을 내딛으니

예전에도 느꼈던 황홀한 동화의 풍경이나 영화 스튜디오의 한 장면같은 풍경들이 계속 드러난다.

어느 바위 위에는 먼저 다녀간 사람이 자그마한 눈사람을 모셔놓아 가볍게 서로 인사한다.



헐떡거리는 숨소리를 뒤로 하고 오른 길 앞에 펼쳐진 장관.

그리고 뒤돌아보니 숨가쁘게 바뀌는 구름 사이로 비춰지는 햇살과 바람

시시각각 변하는 밝고 어두움의 세계

눈을 뺏기지 않을 수 없다.





그냥 셀카만 찍으려 했는데 옆에 지나가는 다른 사람들과 서로 사진찍기 교환을 하고...

그 덕에 나도 오랜만에 내 카메라의 사진의 주인공, 동영상의 주인공이 되어본다.

찍어준 고마운 분들을 먼저 보내드리고 다시한번 케이블카 능선을 돌아보니

또 다시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들.




조금 더 힘을 쓰고 오르니 날이 개어가는 것이 보인다.

햇살이 더욱 맑게 비쳐오고 구름이 이동모습도 훨씬 빠르다.

맑게 개인 능선 너머로 송신탑이 보인다.



그저 탄성과 함께 감상만 할 뿐...


바람이 불지 않는  조용한 곳에서 바라보는 숨가쁜 하늘의 모습.




그리고 매 순간마다 바람과 구름과 하늘과 능선과 눈의 변신들



꽤 많이 쌓인 눈길은 먼저 간 사람들의 발자국도 남겨주지 않는다.



마지막 헬기장으로의 길을 뒤로 하고 연주암쪽으로 빠진다.

분명 길이 있었는데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런 길을 조심스럽게 내딛으면서 겨우겨우 절쪽으로 나올 수 있었다.





눈이 내린 절의 풍경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 풍경의 감상을 뒤로 하고 연주암쪽으로 향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연주대와 연주암.

이때는 사진작가가 필요없다. 




관악산 연주대 정상에서 만난 친구. 

친구녀석은 회사 사람들을 이끌고 향교에서 계곡쪽으로 올라왔다.

여기서 만나 인사하고 오랜만에 사진찍고 다시 친구는 이 길로 내려가고 난 사당쪽으로 내려가려 마음먹는다.





연주대 정상에서 다시한번 풍경들을 바라보고...

사당능선으로 향하고 절벽으로 내려간다.





연주대 절벽을 어렵사리 내려왔다.

눈이 많이 쌓인 상태라 아주 위험했다.

사람들도 다니지 않은 이른 시간이라 길은 전혀 보이지 않고...

눈으로 인해 비탈 내리막길은 보이지도 않는다.


잠시 찬 바람을 맞으며 고민한다.

지금 아이젠이나 스틱같은 겨울장비가 하나도 없는 상태라... 

혼자 애써 위험을 무릅쓰지 않기로 한다.




그리고 뒤돌아 절벽을 올라 연주대에 다시 오르고 관악사로 내려가다 관악사지터로 향한다.

그 길로 내려가다 사당능선 헬기장에서 향교쪽 능선을 타고 내려가기로 한다.

그리고 내려가다 만난 관악사지터.

여기서 바라보는 경치 또한... 

화아......





이후 따뜻한 남쪽 능선을 따라 느긋하게 하산.




도중, 멋진 설경이 보이는 길에서 점심을 먹는다.

4부능선까지 내려오니 이젠 눈은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다시 뒤돌아보니 멋진 관악산의 설경만이 나에게 인사를 할 뿐...







그렇게 아름다운 봄(?)산행을 마치고  전철역으로 향한다.

다시 날이 흐려지면서 눈발이 흩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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