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92년 장마, 종로에서

2004. 6. 4. 10:53

92년 장마, 종로에서 (정태춘,박은옥)



모두 우산을 쓰고 횡단 보도를 지나는 사람들
탑골 공원 담장 기와도 흠씬 젖고
고가차도에 매달린 신호등 위에 비둘기 한마리
건너 빌딩에 웬디스 햄버거 간판을 읽고 있지

비가 내리면 장마비 구름이
서울 하늘위에 높은 빌딩 유리창에
신호등에 멈춰섰는 시민들 우산 위에
맑은날 손수건을 팔던 노점상 좌판 위에

그렇게 서울은 장마권에 들고
다시는 다시는 종로에서 깃발 군중을 기다리지 마라 기자들을 기다리지 마라
비에 젖은 이 거리위로 사람들이 그저 흘러간다

흐르는 것이 어디 사람뿐이냐
우리들의 한 시대도 거기 묻혀 흘러간다
워~~ 우워 워어 워~~ 워우워어

저기 우산 속으로 사라져 가는 구나
입술 굳게 다물고 그렇게 흘러 가는 구나
워~~ 워 워어워~~ 워~~ 워 워어워~~

(간주)

비가 개이면 서쪽 하늘부터
구름이 벗어지고 파란 하늘이 열리면
저 남산 타워쯤에선 모든 다 보일게야
저 구로공단과 봉천동 북편산 동네길도
아니 삼각산과 그 아래 또 세종로 길도

다시는 다시는 시청광장에서 눈물을 흘리지 말자 물대포에 쓰러지지도 말자
절망으로 무너진 가슴들 이제 다시 일어서고 있구나

보라 저 비둘기들 문득 큰 박수 소리로
후여 깃을 치며 다시 날아오른다 하늘 높이
훠~~ 훠이훠얼 훠~~이 훠이훠얼

빨간 신호등에 멈쳐섰는 사람들 이마 위로
무심한 눈길 활짝 열리는 여기 서울 하늘 위로

한무리 비둘기들 무득 큰 박수 소리로
후여 깃을 치며 다시 날아오른다 하늘높이

훠~~이 훠이훠얼 훠~~이 훠이훠얼
훠~~이 훠얼훨 훠~~이 훠얼헐
훨훨훨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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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pls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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