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엘 다녀왔다.
밤 11시경... 응급실엔 많은 사람들이 누워있었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들락날락거렸다.
119 구급대원에게 업혀 한 갓난아이가 호흡곤란으로 들어오더니
잠시 후, 다른 구급대원에게 한 할머니가 부축받으며 들어오신다.
갑자기 쓰러지셨단다.
머리에, 팔에, 다리에... 누런 붕대를 메고 있는 사람들.
응급실 침대에 누워 두눈을 감으며 자고 있는 사람들.
아직도 당황한 기색이 가시지 않고 환자 머리맡에, 혹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보호자 및 동료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부상을 입고 들어와 의사와 싸우는 사람, 말리는 사람들...
차분하게, 그리고 피곤에 절은 모습으로 보호자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하는 의사, 간호사들...
그리고... 그들을 뒤로 한 채,
약간은 피곤한, 그리고 약간의 미소를 함께 지니며 응급실 바깥으로 나가는 119 구급대원들...
여전히 병원은 나에게는 낯선 곳이다.
병원 안의 여러 사람들을 보면, 난 참 편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부끄러워지는건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