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통한 이야기(2)
狂2005. 9. 30. 19:55
약혼식이 끝나는 목소리가 나오자 많은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그리고 강당 내가 떠나갈 듯한 박수소리가 메아리친다.
여기저기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여 즐거운 파티가 시작되고
남자주인공은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큰 소리로 웃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니 여자주인공은 시끄러운 자리에 없다.
장소는 조용한 방.
일본풍이 물씬 풍기는 방에 작은 테이블이 간단하게 놓여있다.
그리고 아름다운 여자주인공이 한쪽에 앉아있고
반대편쪽은 늙은 여자 한명과 중년의 남자 한명이 앉아있다.
여자주인공의 얼굴은 굉장히 편안하고 살짝 미소를 짓고 있다.
말은 하지 않아도 그 모습이 말하는 바를 누구나 깨달을 수 있다.
늙은 여자와 중년 남자에게 많은 것을 고마워 하고 있는 듯 하다.
반면, 늙은 여자의 표정은 그에 맞게 우월하거나 거만하지 않다.
오히려 황송한 표정과 안타까운 표정이 같이 어우러져 있다.
이마와 눈가, 그리고 얼굴 전체에 피어오른 주름살이 더욱 안타까운 느낌을 더해준다.
중년 남성은 늙은 여자의 왼쪽 약간 뒤에 앉아있다.
그의 눈빛은 안절부절하다.
늙은 여자의 옆모습을 살짝 바라보다가 여자주인공을 살펴보다 황급히 고개를 숙이기도 한다.
그런 그들을 여자주인공은 아주 고맙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다.
연회자리에서 조금 벗어난 공동 우물.
꽤 큰 우물에 검은 복면을 한 무리들이 숨어있다.
대여섯? 아니 더 되는 듯 하다.
훨씬 더 많은 듯 하다.
어둠 속에 숨어 있으니...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
조금씩 조금씩 움직이면서 우물 위로 서서히 올라오는데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그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칼날..
처음에는 복면을 한 무리들이 그저 몸이 천천히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하지만 어디서 복면들이 그렇게 많이 숨어있었을까.
싸움터는 우물에서 어느새 연회장으로 번지고 있다.
조용하던 싸움은 피와 살이 난무하는 소동으로 커지고 있다.
연회장에서 아주 구석으로 들어가보니 작은 공터와 그 옆에 작은 건물이 있다.
교회인 듯 하다.
공터는 화단처럼 만들어 놓았고 교회 앞길을 따라 이어져 있다.
교회 건물은 아주 오래되었다.
작은 장례식이 있는 듯 하다.
흐린 창문 안으로 두세명이 흐느끼는 것이 보이고,
열려진 문틈 사이로 젊은 여인의 영정사진이 보인다.
잎이 나있지 않은, 가지만 앙성한 커다란 나무 아래에 다다르니
교회에서 누군가 나온다.
메고 있던 가방을 열어보니 수많은 개미들이 꽉 차있다.
화들짝 놀라 가방을 뒤집어 털었다.
개미들은 가방에서 쏟아져나와 화단 안으로 들어간다.
다시 작은 방.
여자주인공과 늙은 여인과 중년의 남자 사이는 아직도 조용하다.
그러나 바깥에서 점점 소리가 커지더니
이젠 바로 옆에서도 들린다.
칼소리, 비명소리, 구두소리....
여자주인공의 눈빛이 잠깐 흔들리더니 얼굴이 굳어진다.
그리고 벌떡 일어나소리친다.
엄청난 소리가 난다.
가방을 털던 나는 갑자기 소리가 난 곳을 돌아본다.
땅이 흔들리고 있다.
연회장 건물이 무너지고 있다.
뭐지?
땅 밑에서 무언가 서서히 솟아오르고 있다.
약간의 황금빛을 발하는 거대한 우주선!
천천히.... 하늘로 오르고 있다.
2005-09-3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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