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악마, 그리고 다빈치 코드
樂2005. 3. 14. 11:39
내 지식에 대한 기본적인 전제!
1. 초등학교 3학년때 내 발로 교회 문을 열고 들어가 고등학교 2학년때 세례를 받고 내 발로 교회 문을 열고 나오다.
2. 성경읽기대회는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성경을 많이 읽었었다.... 구약, 신약 두어번 정도? 그러나 지금은 별로 기억나지 않는다.
3. 고등학교 2학년 늦은 사춘기때 교회를 나와 짜장면을 배달하면서....(이때 우리집 중국집 했는데... 배달꾼이 없어 방학 내내 일해야 했다.... 학교 다닐땐 저녁이나 주말, 휴일에도....)
교회의 교리 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여러 종교의 교리를 탐독한 적이 있었다.
4. 움베르트 에코의 소설을 읽었으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술때문인가....)
5. 로마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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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다빈치 코드에 대해 소문만 들었지... 내용이 어떤 것인지는 모른 상태에서..
책을 구입하기로 하고.... 알아보던 중 우리나라에는 다빈치 코드의 전작인 천사와 악마가 나중에 나왔다는 소리를 듣고....
천사와 악마, 다빈치 코드 각각을 주문했다.
배달된 책자를 책상 밑에다 두고.... 시간이 조금 생긴 엇그제, 토요일 저녁부터 읽기 시작했다.
다빈치 코드를 10페이지 보다가 접고 천사와 악마를 꺼내 든 것은 도대체 1년 전에 로버트 랭던에게 무슨 일이 생겼었나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천사와 악마의 첫 페이지를 넘겼다.
오랜만에 보는 소설이어서 그런지 너무 소설같은 부분도 있었으나...
일단 과학과 종교, 그 팽팽한 대립의 선 위에 나도 점차 일루미나티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과학과 종교, 예술, 기호에 관한 지식으로 펼쳐지는 추리기법이 무엇보다 매혹적이다.
4개의 고대 원소를 의미하는 일루미나티 인장이 하나씩 드러날 때 마다.... 책장에 침을 뭍히는 속도가 빨라지는데.... 다 나타난 순간에도 아직 하(下)권의 절반이나 남았을 땐.... 속이 탈 정도였으니깐...
결국 마지막에는 말도 안되는 빅 이벤트가 펼쳐지긴 하지만...
그래도 그만한 몰입을 가져오는 힘이 있는 작품이다.
한숨을 다소 쉰 뒤, 바로 다빈치 코드를 펼쳤다.
접어놓은 10페이지를 펴고 다시 처음부터 돌아가 책장을 넘긴다.
역시나 나름대로 일본 만화 같은 수법으로 시작된, 아니면 전형적인 미스테리 스릴러로 시작된...
사건의 시작이 약간은 거슬렸으나....(무엇보다 천사와 악마에서의 매력적인 비토리아가 나오지 않아서... 더 아쉬웠으나...), 예술과 종교를 왔다갔다 하면서 이야기를 펼쳐놓은 미스테리에 다시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천사와 악마만큼 시원하게 해결되거나 일이 풀리지 않음이 더 찜찜하다.
이 두 작품에서 언급된 교회의 비밀과, 종교의 비밀은 나 역시 15년 전부터 들어왔던 내용이다.
비록 지금은 음모이론에 빠져있지 않아 다 잊어버렸으나...
세계사를 공부하면서 시작된 종교의 발생과 태동, 그리고 역사와 종교와의 함수적 관계를 찾다가
복음서로 시작된 현재 기독교의 괴리에 못내 괴로워 했던 적도 있다.
다행히 도가(?)적 사상이 맘에 들어 벗어날 수 있었지만.... (당연한건가?)
정확히 말하자면 15년 전... 그러니까.... 9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천년왕국의 종말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편승하여 한참 종말론, 미스테리, SF 등에 관한 장르가 떠오른 적 있었다.
물론 어느 시기에도 다 존재하던 것이지만.... 모든 것이 종교적 관점에서 다루어진다는 것은 이당시의 큰 흐름이었다.
이런 흐름에 한번씩 편승하다 보면 만나는 것이 바로 음모이론인데....
최근 100여년간의 음모이론 보다는.... 1000년 전의 음모이론이 더욱 더 맘에 들어온다.
생각해보라, 100년전의 음모는 결국 1000년 전의 음모로 인해 잘못 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얘기 하면 끝이 없으니....
하여튼,
천사와 악마, 그리고 다빈치 코드는... 일종의 종교적 미스테리를 과학과 예술로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그리고 그렇게 진심으로 보이진 않지만 어느정도는 종교의 위기, 특히 기독교의 위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듯 하다.(로버트 랭던이 기독교에 빠져 있지 않음을 보라. 주인공에게는 종교도 과학도 자신의 연구 대상일 뿐이다.)
어쩌면 지난 해 대통령 선거의 당락을 결정지은 것도,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기독교의 위기로 인해 교인들이 뭉쳤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 책은 일종의 선거전략이 되었을 수도....
(신경쓰지 말자.. ㅡㅡ)
어느 것이던,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게다가 그것이 일종의 신념처럼 다른 사람에 의해 저질러지게 되는 건 더욱 그렇다....
천사와 악마에서의 암살자나.... 다빈치 코드에서의 사일래스나....
솔직히.... 논쟁이 될 부분이긴 하나....
우리나라에서의 몇몇 교회에서의 모습들도 그러하지 않은가....
좀 틀린가?
이들은 암살자나 사일래스가 아닌 래미에 더 가까운 모습일까?
분명 소설을 소설로 이해한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그래도 난 개인적으로 소설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므로....
여러가지 관심사를 찾기에는 좋을 듯 싶다.
개인적으로, 다빈치 코드보다는.... 천사와 악마가 더 좋다.
다른 분의 블로그에서 본 글 : http://www.xecode.com/blog/archives/2004/09/20040915_00036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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