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 동(Re-encounter, 2010)
樂+狂2011. 3. 11. 12:23
1. 色
- 영화의 시작과 함께 나오는 배경은 폐허가 된 회색의 동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혜화가 살 던 곳이었다는 것.
- 이상하게도 이 영화의 색깔은 회색으로 느껴진다. 회색의 동네도 그렇고, 혜화가 사는 곳도 그렇고, 나연이가 있는 어린이집의 주변 풍경도 그렇고, 혜화가 일하는 동물병원의 느낌도 회색이다.
- 회색은 어중간이다. 이도 저도 아닌 결정을 하지 못하는 어중간이다. 두 주인공의 심정이 그렇게 느껴졌다고 할까.
2. 樂
- 건조한 느낌의 영화는 혜화(유다인)의 모습으로 많이 촉촉해진다. 혜화의 새하안 피부와 맑은 눈동자는 메말라있는 혜화의 삶과는 대조적으로 짙은 그리움과 감수성을 보여준다.
- 이 영화에서 브로콜리의 음악이 사용되었는데, 나에게는 좀 와닿지 않는다.
3. 狂
- 이 영화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는 한수(유연석)이 혜화의 집으로 들어가는 순간이다. 미안하고 괴로운 마음으로 다가서나 계속 거절당하던 한수는 혜화가 없는 사이 혜화의 집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거기서 결심을 하는 것 같다. 혜화에게 선물(?)을 주자고.
- 혜화의 감정은 괴롭다. 잊혀져 있던 메마름 속에 조금씩 유사가족에 만족해나가던 도중 한수의 등장으로 흔들리며 결국 나연의 존재에 무릎을 꿇고 만다. 어쩔 수 없는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는 혜화는 결국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4. 色+樂+狂
- 이 영화를 보고 많은 생각을 했으나 바로 다음 영화 때문에 오히려 그 많은 생각들이 사라졌다.
- 다만, 이 영화의 제목인 '혜화, 동'에서 '동'이 무엇인가를 떠올렸다. 다른이들은 겨울이라고도 이야기 하는데.,..(실제로 스물 셋 혜화의 겨울이야기라는 태그가 있다.) 나에게는 다른 낱말이 떠오른다.
- 동(動). 움직임. 결국 혜화는 어중간한 입장에서 흔들리다가 어느 한쪽으로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나연이를 만나는 것도, 다시 차를 후진하는 것도 결국 이런저런 고민 끝에 결심을 하고 움직이는 것이다.
- 그렇게 불안한 혜화의 움직임, 그것이 혜화, '동'이라고 느꼈다.
- 이 밖에 아이 동(童)으로 보기도 하는구나. (다음 영화정보 제작노트 중 'About Movie'에서도 언급이 되네...)
5. 기타
- 유다인이란 배우의 모습이 새삼 뇌리에 남는다. 아주 오래 남을 것 같다.
- 유연석이란 배우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올드보이'에서 유지태의 고등학교 시절 역으로 나왔던 친구로구나.
- 동물들의 연기가 아주 뛰어났다. 특히 마지막 혜수의 딸의 등장은 예상 외로 다가왔다.
- 민용근 감독이란 이름이 꽤나 진중하게 다가온다. 다음은 내가 좋아하는 멜로물(허진호 감독 작품류)을 볼 수 있을까?
- '혜화,동'에 더 궁금한 사항들은 위 영화정보의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될 듯.
'樂+狂'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왕좌의게임] 삼성 재산전쟁. 그 시초는 국세청 공문 한장. (0) | 2012.02.29 |
---|---|
대통령 신년사 (0) | 2012.01.02 |
내가 사는 피부 (La piel que habito, 2011) (0) | 2011.12.29 |
흔들어주세요.... (4) | 2011.10.13 |
북촌방향 & 아리랑 (0) | 2011.09.12 |
파이터(The fighter, 2010) (0) | 2011.03.10 |
서른 네 번째 주말스토리 (3) | 2010.08.23 |
서른 두 번째 주말스토리 (0) | 2010.08.12 |
휴가기간의 이동경로 (2) | 2010.08.09 |
서른 번째 주말스토리 (2) | 2010.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