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4/11, 마이산(1)




이제 몸이 너무 많이 지쳤다. 
날이 더워서이기도 하고 먹은게 없어서이기도 하고 그동안 제대로 쉬지도 못해서이기도 하다.
500ml 물 두개 중 하나는 벌써 다 먹었고(게다가 배낭 바깥에다 뒀더니 마실때는 따뜻했다 ㅡㅡ)
다리에는 조금씩 힘이 빠진다.

아무리 한달 이상을 산을 타지 않았어도 이렇게 기운이 빠질것이라 상상했었겠는가.
이건 아무래도 초반에 30분간 길 없는 능선을 탔기 때문이리라.
그때 너무 힘을 빼서 지금 이렇게 헉헉대고 있는 것.

또 하나는 아침도 안먹고 지금시간까지 산을 타고 있다는 것.

참... 나... 산을 하루이틀 타보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무대뽀로 타다니...
이 얼마나 피로에 쪄든 얼굴이란 말인가...




머얼리 무언가가 보인다.
저기가 남부주차장이라는데....



아까 멀리서 봤던 벚꽃나무길이로구나.
버스가 가득하다.


두번째 목적지인 전망대(팔각정)이 눈앞에 보인다.
저기만 올라가서 쉬자.. 쉬자...


뒤를 돌아보니 중턱에 암자 하나가 있네...






마지막으로 가파른 철계단을 오르고 오르니 드디어 팔각정 전망대다.



이야~~~ 전망대가 좋긴 좋다! 눈 앞에 보이는 마이산의 전경은 또 다른 모습이다.




여기 전망대를 나봉암이라고 한다. 해발 527미터




드디어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초코바 하나와 물을 꺼낸다.
그러나 바싹 마른 몸과 마음을 채우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초코바와 물로서는 온 몸에 타오르는 갈증을 해결하기는 힘들다.




무려 30분 이상을 이곳에서 쉰 다음 발길을 옮기기 위해 다시 일어선다.
그 전에 다시한번 눈 앞에 마이산의 모습을 담아본다.





더이상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 중간에 그냥 남부주차장으로 내려갈까 무척 고민을 해본다.
그러나... 기왕 움직인거 북부주차장으로 날머리를 다시한번 세우고 힘든 몸을 이끈다.

다만 탑사로 갔다가 북부주차장으로 가는 것은 도저히 몸이 따라갈 것 같지도 않고
또한 북부주차장에서 마령으로 들어가는 버스가 몇시에 있는지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일단은 북부주차장으로
바로 내려가는 것으로 한다.

마지막 갈림길에서 5~10분을 걸어내려가다가 다리가 풀려서 넘어질 뻔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결국은 무사히 내려오고야 만다.






북부주차장은 남부주차장만큼 벚꽃들로 뒤덮이진 않았다. 그래도 꽃들과 사람들은 많다.


도저히 배가 고파서 바로 식당으로 들어가 산채비빔밥을 시킨다. 
그러나 무슨 산채비빔밥에 김들이 많이 들어가냐.... 
게다가 배는 고픈데 이상하게 힘들어서인지 밥이 들어가다 만다. 
태어나서 비빔밥 남겨본 적은 처음인 듯....






"아가씨~ 여기서 마령가는 버스 있어요?"

"여기선 없구요~ 여기서 진안가는 버스타고 진안터미널까지 나갔다가 거기서 마령가는 버스 타야 해요~"

"여기서 진안터미널까지 멀어요?"

"아뇨~ 걸어서 2~30분? 근데 버스는 한시간마다 와서..."

"그럼 식사 후에 그냥 걸어서 가면 되겠네요~ 소화도 시킬 겸..."



그렇게 해서 남은 차시간 40분은 남겨놓고 북부주차장에서 걷기 시작한다.

길을 따라 걸으면서 개나리도 보고...


땅바닥의 민들레도 보고...



뒤를 돌아 멀리 있는 마이산을 다시한번 보고...




고속도로 밑에 한참 펴있는 벚꽃군락지도 보고...




그렇게 진안읍까지 들어왔건만 터미널은 보이지도 않고...
돌고 돌고 물어물어 간 결과 터미널은.... 그냥... 어느 수퍼 앞.
수퍼의 유리창에 붙어있는 버스시간표를 보고서야 여기가 터미널인줄 알겠다.


잠깐 쉬고 카메라를 꺼내려고 했더니 바로 저기서 버스가 온다.
헉! 마령가는거다~
아저씨~~~~ 스토옵!!!


그렇게 버스는 타니 버스는 진안읍에서 북부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옆길을 따라 달린다.
진안IC 진입로를 지나 남부주차장입구를 지나.... 어느새 마령에 도착한다.




마령사거리에서 멀어져가는 버스를 보내고 터벅터벅 차를 세워둔 곳 까지 걷는다.



동네 꼬맹이들이 서로 이것 저것 잡은 것들을 둘러메고 흥얼흥얼 둑 위를 걷는다.






그렇게 다시 차를 끌고 전주로 향하기 전에 진안IC로 들어와 휴게소 전망대에 들러본다.
마이산의 제대로 된 모습이 여기서 보이는구나.
저 암마이봉과 숫마이봉 사이를 걸어나와야 제대로 된 산행을 하는 것일 텐데...
그리고 그 탑사를 제대로 보고 왔어야 하는건데... 아쉬움이 많다.





또 언제 마이산을 오게 될런지는 모르겠다만 한동안은 아닐 듯.
다음에 올 때는 쓸데없는 오기를 부리지 말고 길이 있는 곳으로만 다녀야겠다.
체력안배도 해야 하고... 밥도 먹고 산을 타자...







띠리링~~~

"오빠~ 어디에요?? 저희는 신부네 집에 함들이는거 구경하러 가요.. 어디냐구요? 익산이요~ 그럼 오빠는요? 그래요~ 그럼 낭이네 부부 전주터미널로 온다니까 거기서 9시쯤에 뵈요~ 네~ 연락드릴께요~"

이제... 남은건 전주터미널 근처의 찜질방에서 싸악 씻고 좀 자고... 일어나는 것 밖에는 없다.


좀 쉬자.... 휴우....



p.s 그리고... 전주에서의 맛집탐방 이야기.... http://samma.tistory.com/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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