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 樂, 狂...

고양이...

2004. 3. 29. 12:02

난 고양이만 보면 미친다.

솔직히 미치진 않는다.
그러나 고양이를 굉장히 좋아하기는 한다.
남들은 고양이는 무서워서 싫다고도 하는데...
고양이 무섭다는거 인정한다.
영혼을 볼 줄 아는 동물이기 때문에...
그래도 고양이가 좋다.
강아지가 싫냐고?
강아지도 좋다.
그러나 고양이가 더 좋다.

그러고보니... 오래전 고양이와 관련된 경험이 생각난다.

중학교때였나 고등학교 1학년때였나...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그당시 혼자 방을 쓰고 있던 나는
밤늦게 공부라기 보다는 책을 읽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고등학교때다.
10시 12시 까지 야자 끝내고 집에 들어와서 두세시까지 책을 보곤 했으니깐....

내 방에는 마름모꼴의 쇠창살이 달린 창문이 있었고
창문 밖으로는 건너편 집을 가로막는 담이 내 눈높이 만큼 높은 담이 있었다.
담 너머 건너편 집에는 그 집의 욕실(화장실)이 있었으니...
뭐 내가 학교갔다 오면 다 자는 시간이기에 그시간에 욕실 사용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간혹 자다 일어나서 욕실에서 볼일 보는 소리가 나기도 했다.
흠흠.. 이게 문제가 아니라...

그 담은 도둑고양이들이 지나가는 길이다.
밤에 책보다가 창문밖을 바라보면 도둑고양이랑 눈 마주친 일이 많았다.
그녀석들은 간이 크다.
창살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알짱거리면서 날 바라본다.
그러다가 일어나서 창가로 다가서면 그제서야 담길을 따라 쭈욱 걸어간다.

그러던 어느날... 밤... 고양이 한마리가 또 찾아왔다.
그런데 그날! 눈치를 챘다. 그녀석만 찾아왔던거다.
다른 녀석들이 아닌 그녀석만...

일주일에 두세번은 봤는데 한두달만에 동일한 녀석이란걸 눈치채다니...
흘....
그래서 왠지 반가운 마음에 먹고 있던 음식(정확히 뭐였는지 기억이 안난다)을 주려고 갔다.
물론 그녀석 자리 피했고 나는 상관없이 팔을 뻗어 담 위에다가 음식을 두고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에 보니 음식 없어진 것은 당연했고...
그날부터 매일 거의 매일 음식을 담 위에 놔 두었다.
어느날은 그녀석이 먹는 것을 보고 어느날은 보질 못했다.
하루는 그녀석이 그 마름모꼴 창살 사이를 뚫고 들어와 책상위에 놓아둔 것 까지 물어간 적이 있었다.
그렇다고 내가 그녀석을 만지거나 1미터 이상 가까이 간 적은 없었으니...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은 알겠지만 도둑고양이나 산고양이는 굉장히 크다.
그리고 울음소리도 무섭다.

어느날 담장 위에 놓인 음식을 먹지 않고 기다리는 그녀석을 한밤중에 보았다.
왠걸 냉장고에서 생선을 꺼내다가 놓아도 먹지 않고 계속 담장위를 서성거렸다.
그리고 담장 끝으로 걸어가 길과 마주치는 곳에서 계속 나를 바라보았다.
한밤중에 왜 그랬는지는 몰라도 나도 나갔다.
몰래 셔터문을 올리고 조용히 빠져나와 길가로 갔더니 고양이는 담에서 내려와 나보다 몇미터 앞쪽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다시 집에 들어가 플래시를 들고 나왔을 때에도 기다리다가 내가 다가서니까 그제서야 앞으록 뛰어간다.
그때부터였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나도 모르게 그녀석을 한참 따라갔다.
내 기억에는 근처 공원이었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홀렸던 것일까?
한참을 아무도 없는 밤길을 플래시 들고 고양이 한마리를 따라가다니....
그리고 근처 공원에 다와서... 갑자기 고양이가 나무숲 사이로 들어가는게 아닌가.
조용히 가까이 다가가 나무 숲 사이로 발을 내밀었다.
그 안에 자그마한 공터가 있었고 그쪽으로 플래시 불빛을 비추는 순간
반짝거리는 수많은 눈동자들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고양이 때들이 모여 있는 것은 나중에 군대에서 들고양이때를 보았을 때였다.

그순간 나는 등을 돌리고 사정없이 뛰어야 했다.
한참을 뛰어 도로가의 가로등까지 가서야 멈출 수 있었고...

거기서 집까지 터벅터벅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무서운 기억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고양이가 귀엽다.

고양이가 좋다.

위의 사진은....
열흘 전 충주호에 갔을 때

휴게소 근처에 있던 자그마한 고양이를 찍은 사진이다.

하아....

무슨 이야길 하고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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